[비즈한국] 롯데리아가 미국 진출에 이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까지 시장을 넓히며 외형 확장에 나서는 분위기다. 하지만 해외 주력 시장인 베트남에서는 당기순손실이 이어지고, 미국 역시 1호점 출점 후 1년 넘게 추가 매장을 내지 못하면서 수익성 확보와 출점 확대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K-버거’로 미국 공략…추가 출점은 아직
롯데GRS가 롯데리아의 해외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이어온 해외 사업을 미국까지 넓히며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롯데GRS는 지난해 8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풀러턴에 롯데리아 미국 1호점을 열었다. 미국 법인을 설립한 지 2년 만의 출점이다.
‘버거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미국에 국내 토종 버거 브랜드가 진출한 만큼 시장의 관심도 컸다. 롯데리아는 ‘오리지널 K-버거’를 앞세워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불고기버거와 새우버거, 비빔라이스버거 등 한국적 색채가 강한 메뉴를 내세워 현지 브랜드와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초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1호점 오픈 당시 긴 대기 행렬이 이어질 정도로 현지 소비자들의 관심이 컸다. 오픈 효과가 줄어든 뒤에는 현지 시장에 안착하기 위한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롯데리아는 지난 1년간 패티 크기와 조리 방식, 메뉴 구성을 잇달아 손봤고 최근에는 가격 조정에도 나섰다.
올해 9월부터는 새우버거 세트를 기존 12.77달러보다 낮은 9.99달러에 판매하는 런치 스페셜을 도입했다. 현지에서 가격 대비 만족도를 둘러싼 지적이 나온 가운데, 재방문 수요를 늘리기 위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출점 확대에는 아직 속도가 붙지 않는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풀러턴에 1호점을 연 이후 1년이 넘도록 추가 매장을 내지 못했다. 미국 진출 당시 향후 시장 확대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현재까지 2호점 출점 지역이나 시점 등 구체적인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실적 측면에서도 아직 성과가 뚜렷하지 않다. 롯데GRS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법인의 매출은 28억 원, 당기순손실은 9억 원으로 집계됐다.
투자는 이어지고 있다. 롯데GRS는 지난해 11월 미국 롯데리아 법인 증자를 결정한 데 이어 올해 2월에도 추가 증자에 나섰다. 미국 현지 임대차계약과 관련해 18억 원 규모의 지급보증도 제공하고 있다.
롯데GRS 관계자는 “미국 시장은 드라이브스루와 차량 이동 중심의 상권 특성상 입지 선정과 인허가, 공급망 구축 등 여러 요인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단순히 출점 수를 늘리기보다는 1호점 안정화와 현지 비즈니스 모델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사업 확대 속 순손실…롯데 “본업은 흑자”
미국 진출에 앞서 롯데리아가 해외 사업의 기반을 다져온 곳은 동남아시아다. 현재 베트남, 미얀마, 라오스, 몽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그중 베트남은 롯데리아 해외 사업의 중심지로 꼽힌다. 롯데리아는 1998년 베트남에 진출해 30년 가까이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베트남 사업의 중요성이 한층 커졌다. 베트남 롯데리아(Vietnam Lotteria)가 롯데GRS 산하로 편입됐기 때문이다. 롯데GRS는 지난해 롯데지주가 보유하던 베트남 롯데리아 지분 100%를 인수했다. 2018년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 과정에서 롯데지주로 넘어간 지 7년 만이다. 베트남 법인의 매출과 손익이 롯데GRS 연결 실적에 직접 반영되는 구조로 바뀌면서 현지 사업의 수익성 개선 여부도 더욱 중요해졌다.
문제는 베트남 롯데리아가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베트남 롯데리아는 2023년 56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데 이어 2024년에는 순손실이 69억 원으로 확대됐다. 순손실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분 가치도 크게 낮아졌다. 롯데지주는 2024년 베트남 롯데리아 지분 가치가 기존 장부가보다 낮아졌다고 보고 237억 원을 손실로 반영했다. 2024년 말 기준 지분 장부가액도 397억 원에서 159억 원으로 줄었다.
당기순손실은 롯데GRS 편입 이후에도 이어졌다. 베트남 롯데리아는 지난해 10월 롯데GRS에 편입된 이후 약 3개월간 26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부터는 베트남 법인의 연간 실적이 반영되는 만큼 현지 사업의 순손실 축소 여부 등이 롯데GRS 전체 실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롯데GRS는 베트남 법인이 영업 단계에서는 이익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GRS 관계자는 “베트남 법인은 2025년 연간 기준 매출 1197억 원, 영업이익 22억 원을 기록해 영업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재무제표상 당기순손실은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회계적 인식 시점 차이와 일회성 정산 비용 등이 반영된 결과”라며 “올해부터는 실적 개선 흐름이 보다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사업과 관련해서는 “현재 해외사업 매출은 전체 매출의 약 10% 수준”이라며 “단순한 외형 확대보다는 거점 국가에서 사업 모델을 안정화한 뒤 주변 국가로 확장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넓혀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