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비즈한국비즈한국

롯데백화점 미아점 새 주인 후보 이지스…
2200억 매각 협상

이지스는 건물 철거 후 장기 민간임대주택 검토…분당점·디큐브시티 이어 백화점 ‘컨버전’

[비즈한국] 롯데쇼핑이 롯데백화점 미아점을 이지스자산운용에 매각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2006년 문을 연 롯데백화점 미아점은 약 20년 만에 백화점으로서 역할을 마칠 가능성이 높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백화점 영업을 이어가는 대신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장기 민간임대주택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백화점 두 곳을 인수해 업무·상업시설로 전환한 이지스자산운용이 이번에는 백화점을 주거시설로 바꾸는 셈이다.

롯데쇼핑이 롯데백화점 미아점 매각을 추진하는 가운데, 새 주인 후보인 이지스자산운용은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주거시설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네이버지도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최근 롯데백화점 미아점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이지스자산운용을 선정했다. 알려진 매매가격은 약 2200억 원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6월 매각 입찰을 진행했지만 매도자와 원매자 사이 가격 차이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못했다. 이후 재입찰을 진행해 이지스자산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했다. 다만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인 단계로 매각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롯데백화점 측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사실은 인정하면서 구체적인 조건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롯데백화점 미아점은 서울 강북구 도봉로 62, 지하철 4호선 미아사거리역 인근에 있다. 대지면적은 7372㎡, 연면적은 7만 3147㎡다. 롯데쇼핑은 2006년 12월 미아점을 열었다. 당시 투자비만 약 2500억 원이 투입됐으며 백화점 매장뿐 아니라 영화관 등이 들어선 대형 점포로 개발됐다.

미아점 매각은 하루아침에 결정된 것은 아니다. 롯데쇼핑은 앞서 미아점 주변 자산부터 정리하기 시작했다. 2004년 추가 주차 수요 등에 대비해 매입했던 미아점 옥외 주차장 부지를 2024년 매각했다. 이 부지는 미아점 영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사실상 유휴부지가 됐고, 롯데쇼핑은 약 200억 원에 인근 병원 측으로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에도 업계에서는 주차장 매각이 향후 미아점 자체의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롯데쇼핑은 당시에는 미아점 철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주차장 처분 약 2년 뒤 백화점 건물과 부지까지 매각 절차를 밟게 됐다. 이번 거래가 알려진 가격인 2200억 원에 최종 마무리될 경우 롯데쇼핑은 2024년 주차장 부지 약 200억 원을 포함해 미아점 일대 자산 매각으로 모두 약 2400억 원을 확보하게 된다. 다만 현재 2200억 원은 우선협상 과정에서 알려진 가격으로 최종 매매가격은 협상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매각가격과 롯데쇼핑 장부에 잡힌 미아점 가치의 차이도 눈에 띈다. 롯데쇼핑이 미아점 매각에 착수한 지난해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미아점의 장부가액은 토지 2226억 원, 건물 591억 원 등 총 2817억 원으로 알려졌다. 당시 시장에서는 미아점 매각가격으로 3000억 원 이상이 거론됐다.

현재 알려진 이지스자산운용의 2200억 원과 당시 장부가액 2817억 원을 단순 비교하면 617억 원, 약 22% 낮다. 다만 이를 그대로 롯데쇼핑의 처분손실로 볼 수는 없다. 2817억 원은 2024년 말 기준 장부가액이고 이후 감가상각이나 자산가치 변동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으며, 실제 매매가격 역시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향후 거래가 종결돼 롯데쇼핑이 처분손익을 공시해야 정확한 손익 규모를 확인할 수 있다.

롯데쇼핑이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도 매각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미아점의 점포 경쟁력과 자산 효율화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미아점은 인근 현대백화점 미아점 등과 경쟁하면서 매출 측면에서 롯데백화점 내 비핵심 점포로 분류돼왔다. 롯데쇼핑은 비효율 점포와 유휴자산을 정리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대신 본점과 잠실점 등 핵심 점포에 투자를 집중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른바 백화점을 중심으로 쇼핑과 관광, 콘텐츠를 결합하는 ‘타운화(townization)’ 전략이다.

반면 이지스자산운용 입장에서 미아점의 가치는 ‘백화점’보다는 ‘부동산’에 가깝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인수 후 현재 백화점 건물을 그대로 활용하기보다 철거한 뒤 장기 일반 민간임대주택을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아점은 준주거지역인 데다 미아사거리역과 가깝고 주변에 길음·미아뉴타운 등 대규모 주거지역이 형성돼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기존 백화점 건물의 층고와 구조 등을 고려할 때 리모델링보다는 철거 후 재건축이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스자산운용이 백화점 부동산을 다른 용도로 전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우미건설과 함께 2020년 옛 롯데백화점 분당점 부동산을 2300억 원에 인수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3월 분당점 영업을 종료했고, 이지스자산운용은 해당 건물을 업무·리테일 복합시설인 ‘타임워크 분당’으로 바꾸고 있다. 연면적 7만 7720㎡ 가운데 66.2%를 업무시설로 구성하고, 지상 4~8층에는 라인플러스가 입주하기로 했다. 공사는 2028년 10월 마무리할 계획이다.

서울 신도림 디큐브시티의 옛 현대백화점 공간도 비슷하다. 이지스자산운용은 2022년 해당 부동산을 인수하면서 기존 리테일 시설의 경쟁력이 낮다고 판단해 오피스 등 다른 용도로 전환하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는 옛 백화점 공간을 업무·리테일 복합시설로 바꾸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분당점과 디큐브시티에서는 기존 백화점 건물의 넓은 층 면적과 높은 층고를 살려 오피스와 상업시설로 재활용했다면 미아점은 접근 방식이 다르다. 건물을 완전히 철거하고 주거시설로 개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 입장에서는 백화점이라는 기존 용도에 구애받지 않고 입지와 토지의 개발가치를 극대화하는 세 번째 백화점 컨버전 프로젝트가 되는 셈이다. 부동산업계에서도 미아점은 백화점 영업가치보다 주상복합 등 개발 부지로서 가치가 높다는 평가가 지속적으로 나왔다.

우종국 기자

기업의 움직임 뒤에 있는 구조와 이해관계를 취재합니다. 드러난 사건보다 그 사건이 벌어진 이유를 설명하는 기사를 쓰고자 합니다.

xyz@bizhankook.com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형광펜 추가
✕ 형광펜 제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