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금융당국의 영업정지 제재를 받았던 롯데카드가 16일부터 정상 영업을 재개한다. 사고 발생 약 1년 만에 제재 리스크에서 벗어나면서 신규 회원 확보와 수익성 회복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베트남 법인을 종합금융회사로 전환하며 해외 사업 확장에도 나섰다. 최대주주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재매각을 추진하는 가운데 영업 정상화와 수익 다변화를 통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릴지도 주목된다.

신규 회원 모집 재개, 영업 정상화 시동
롯데카드가 16일부터 정상 영업에 나선다. 7월 31일 금융위원회는 2025년 8월 해킹을 당해 고객 297만 명의 신용정보를 유출한 롯데카드에 업무정지 1.5개월과 과징금 50억 원을 부과했다. 해킹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진 첫 사례다. 당초 금융감독원은 업무정지 4.5개월로 의결했으나 금융위는 기존 제재와의 형평성, 회사의 사후 수습 노력, 금융시장과 소비자 영향 등을 고려해 제재 수위를 낮췄다.
이에 따라 롯데카드는 8월 1일부터 9월 15일까지 신규 회원의 신용·체크·선불카드 발급을 중단했다. 햇살론 카드, 무료 지하철 카드, 군 장병 카드 등 공공 목적이나 법인용 카드만 제한적으로 발급이 허용됐다. 기존 회원의 경우 신규 카드 발급은 금지됐으나 카드 갱신·재발급, 카드론·현금서비스·리볼빙 등 일반 서비스는 유지됐다.
이번 제재 종료와 함께 롯데카드는 약 1년 만에 개인정보 유출 사고 리스크를 벗어나게 됐다. 동시에 지난 3월 취임한 정상호 롯데카드 대표는 영업 정상화, 수익성 개선, 기업가치 제고 등의 과제를 안았다. 정 대표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책임을 지고 사임한 조좌진 전 대표의 뒤를 이어 취임했다.
롯데카드는 영업 정상화를 위해 적극적인 신규 회원 모집에 나설 전망이다. 앞서 영업정지 종료 이후 영업 채널을 다각화하고 고객 맞춤형 신상품을 출시해 회원 기반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롯데카드는 이번 제재 종료에 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제재 종료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롯데카드의 수익성은 최근 3년간 악화했다. 영업이익은 2023년 3679억 원에서 2024년 1372억 원으로 급감했고, 2025년에는 814억 원으로 1000억 원 아래로 떨어졌다. 올해 들어서는 실적 반등의 조짐을 보였다. 우량 고객 중심의 포트폴리오 정비, 자산 건전성 개선, 비용 효율화 등에 힘입어 롯데카드의 2026년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416억 원) 대비 55.5% 증가한 647억 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하반기 실적이다. 영업정지 기간이 포함된 데다 신규 회원 확보 과정에서 비용이 증가할 수 있어서다. 오지민 한국신용평가 수석 애널리스트는 “2026년부터는 점진적인 수익성 개선을 예상하나, 개인정보 유출 사고 관련한 고객 지원 비용과 정보보호 투자 확대, 영업정지 이후 고객 기반 회복을 위한 프로모션 비용 확대 가능성을 감안하면 실적 회복이 계획 대비 지연될 수 있다”고 짚었다.

베트남 법인 종금사 전환…수익 다변화 나서
영업 정상화와 더불어 수익 다변화도 관건이다. 롯데카드는 국내 신규 영업에 제약이 걸린 사이 해외 사업 확대에 나섰다. 최근에는 베트남 현지 법인을 종합금융회사로 전환하면서 사업 영역을 기업금융과 리스까지 넓혔다.
롯데카드에 따르면 자회사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은 8월 28일 베트남중앙은행(SBV)으로부터 종합금융회사 전환을 승인받았다.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은 2018년 3월 소비자 금융 및 카드사인 테크콤 파이낸스를 인수해 사명을 바꾼 곳으로, 국내 카드사 중 처음으로 베트남 소비자 금융 및 신용카드 시장에 진출했다. 실적도 성장세다. 롯데 파이낸스 베트남의 2026년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38.7% 증가(34억 원→47억 원)했다.
이번 종합금융회사 전환으로 베트남 시장에서 사업 대상을 개인에서 기업, 사업자까지 확대할 수 있게 됐다. 향후 우량 기업을 대상으로 한 신용·담보대출 및 차량 대출과 리스 사업에 나선다. 자동차 리스 시장으로 시작해 의료기기, 건설장비 등의 산업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전환과 함께 사명도 ‘롯데 제너럴 파이낸스 베트남’으로 변경했다. 롯데카드는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는 물론 현지 소비자 금융회사 중 종합금융 회사로 전환한 첫 사례”라며 “2027년부터 기업 심사 조직을 강화해 리스크 평가 체계를 고도화하고 파트너사 중심으로 기업 대출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상호 대표는 “롯데파이낸스 베트남이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와 수익 기반 다변화로 장기적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며 “베트남 법인 성장이 롯데카드 기업가치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대 주주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재매각을 추진하는 가운데 향후 성과가 기업가치 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롯데카드와 MBK파트너스는 지난 8월 매각주관사를 통해 매각 절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는 특수목적법인(SPC)인 한국리테일카드홀딩스를 통해 롯데카드의 지분 59.83%를 가지고 있다. 사고 리스크를 해소하고 영업 정상화에 나서면서 기업가치 산정의 변수가 감소했다는 평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