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라인그룹은 올해 4월 자산총액 5조 원을 넘겨 재계 서열 61위의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주요 사업은 건설업으로 라인건설, 동양건설산업, 라인산업 등의 계열사가 있다. 라인건설의 ‘더원’, 동양건설산업의 ‘파라곤’ 등 아파트 브랜드가 꾸준한 실적을 거두면서 라인그룹이 대기업 반열에 올라설 수 있었다.
라인그룹은 금융업도 영위하고 있다. 더블저축은행, 더블캐피탈, 더블파이낸스대부 등도 계열사로 두고 있다. 공병학 라인그룹 회장 일가는 2011년 더블저축은행(옛 무등저축은행)을 인수해 금융업에 진출했다. 호남에서 영업하는 더블저축은행은 지난해 87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수도권에 지점을 둔 스마트저축은행을 빼면 호남 지역에서만 영업하는 저축은행 중에서는 순이익 1위다. 더블저축은행은 오는 9월 라인저축은행으로 사명을 변경할 예정이다.

주요 계열사 지분 쥔 동양건축사사무소, 내부 거래로 성장
현재 더블저축은행의 최대주주는 동양건축사사무소다. 2012년 6월 말 동양건축사사무소가 보유한 더블저축은행 지분은 10%에 불과했다. 이후 동양건축사사무소는 더블저축은행 지분을 꾸준히 매입했고, 지난해 말 지분율을 100%까지 끌어올렸다.
동양건축사사무소는 건축설계 관련 업체로 공병학 회장의 가족회사다. 공 회장의 아내 오정화 라인문화재단 이사장(63)이 지분 48.97%, 차남 공승현 더블캐피탈 기타비상무이사(29)가 지분 42.15%를 갖고 있다. 나머지 지분 8.88%는 라인그룹 계열사 동양건설산업이 보유한다. 오정화 이사장과 공승현 이사가 동양건축사사무소를 통해 더블저축은행을 간접 지배하는 셈이다.
동양건축사사무소는 2010년대 중반 매출 400억 원대를 기록하는 등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거둬왔다. 그 배경에는 라인그룹 일감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동양건축사사무소는 2015년 별도 기준 매출 418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 중 약 84.33%인 352억 원이 라인그룹 계열사의 분양광고 대행 수입과 설계 수입이었다. 2017년 이후로는 동양건축사사무소의 별도 매출 99% 이상이 라인그룹 계열사로부터 발생했다.
동양건축사사무소가 더블저축은행 지분 매입 재원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도 라인그룹 계열사로부터 수익을 올린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동양건축사사무소의 더블저축은행 지분 취득원가는 268억 원이다.
동양건축사사무소는 최근 사업 활동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은 4억 4150만 원에 불과했으며 이마저도 모두 라인그룹 계열사로부터 벌어들인 수익이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처벌은 공시대상기업집단에만 해당하기 때문이다. 라인그룹은 지난해까지 공시대상기업집단이 아니었다. 또 ‘상당히 유리한 조건’에 거래한 것이 아니면 일감 몰아주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동양건축사사무소는 더블저축은행 외에 동양건설산업 지분 29.13%, 에이원서비스 지분 100%도 갖고 있다. 동양건설산업은 지난해 매출 1567억 원을 거둔 라인그룹의 주요 계열사 중 하나다.
동양건설산업 주주는 지난해 말 기준 △동양이노텍 52.21% △동양건축사사무소 29.13% △공병학 회장 8.54% △공승현 이사 1.77% 등으로 구성돼 있다. 동양이노텍의 최대주주는 지분 92%를 가진 공승현 이사다. 따라서 동양건설산업도 사실상 공승현 이사 지배 아래 있는 회사다.
비즈한국은 관련 입장을 듣기 위해 동양건축사사무소에 전화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라인건설 계열분리 가능성은?
공병학 회장의 장남 공승훈 동양관광레저 대표(35)도 △이지이앤씨 지분 100% △이지건설 지분 88.24% △라인산업 지분 85.21% △이지케이엠 지분 33% 등 라인그룹 계열사 지분을 적지 않게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라인산업은 지난해 매출 2910억 원을 기록했는데, 계열사 중 라인건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매출이다.
재계에서는 핵심 계열사 라인건설을 주목한다. 라인건설은 지난해 매출 5297억 원, 영업이익 1913억 원을 거두는 등 그룹 내에서 매출 규모가 가장 크다. 영향력도 크다. 라인개발, 라인엘하우징, 라인하우징, 라인앤프라임, 더원건설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라인건설의 최대주주는 공병학 회장의 사촌 공병탁 라인건설 회장(60)이다. 지난해 말 기준 라인건설 지분율은 △공병탁 회장 55.50% △이지건설 30.33% △라인문화재단 5.00% △라인산업 3.53% △동양건축사사무소 0.25% 등이다. 공병학 회장이 동양건설산업, 공병탁 회장이 라인건설을 각각 지배하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가 라인그룹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할 당시 공병학 회장과 공병탁 회장 중 어느 쪽을 동일인으로 설정할지 고민했다는 후문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라인그룹 계열분리 가능성을 언급한다. 공병탁 회장이 라인건설 최대주주인 만큼 라인건설을 중심으로 계열분리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지건설이 라인건설 지분 30.33%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지건설은 공병학 회장의 장남 공승훈 대표가 최대주주다.
계열분리를 하려면 이지건설이 라인건설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공정거래법 시행령에 따르면 친족이 소유한 주식이 10% 미만(상장사는 3% 미만)이어야 한다. 또 더블파이낸스대부는 동양건설산업과 라인건설이 지분을 50%씩 갖고 있어서 이에 대한 정리도 필요하다.
계열분리를 하지 않고 SK그룹처럼 가족 경영을 이어갈 수도 있다. SK그룹의 경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함께 사촌인 최신원 SK네트웍스 명예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이 각자 계열사에서 경영을 맡아왔다. 라인그룹도 오너 일가 구성원 각자가 계열사 경영을 담당하는 방식의 구조를 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라인그룹이 대기업 반열에 올라선 이상 세간의 관심은 피할 수 없다. 특히 호남 지역에서 영향력이 상당하기 때문에 경영권 향배에 주목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라인그룹이 가족 경영을 이어갈지 아니면 계열분리를 진행할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