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비디오키드’라는 말이 있었다. 틈날 때마다 비디오 대여점에 들러 빌린 비디오로 밤늦도록 영화를 보며 영화에 대한 애정을 키우던 이들을 일컫는 표현이었다. 명실상부 비디오 시대였던 1980~90년대엔 동네마다 비디오 대여점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나도 그중 하나를 드나들던 비디오키드였다. 그 많던 비디오 대여점과 비디오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비디오키드들도 마찬가지. 이제 비디오는 ‘안 봐도 비디오’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쓰는 ‘늙크크’들의 말에서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비디오 이야기를 왜 이렇게 길게 늘어놓느냐고? 그 시절 비디오키드들의 마음에 불을 지를 소식이 있기 때문이다. 한화금융계열사 공동 브랜드 ‘플러스(PLUS)’의 유튜브 채널 ‘라이프플러스TV’가 100만 구독자 달성을 기념해 연 팝업 ‘So Many Movies 비디오샵’이 그 주인공. 영화 ‘스크림’ 속 비디오샵을 모티브로 기획된 만큼, 정말 많은 영화를 비디오테이프로 만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라이프플러스TV의 대표 콘텐츠 ‘라플위클리’를 이끄는 영화평론가 이동진, 방송인 안현모,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의 소장품 전시와 미니 방청, 가챠샵 이벤트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단순히 보는 전시를 넘어, 방문객이 직접 아날로그 비디오를 탐색하며, 오프라인에서 문화적 영감을 얻을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팝업이 열리는 곳은 연남동에 위치한 ‘드림플러스 연남’으로, ‘라플위클리’ 녹화 스튜디오가 있는 공간이란 점에서 구독자들의 반가움이 클 듯하다. 먼저 메인 공간인 2층 ‘VHS 샵’을 둘러보자(VHS는 비디오 홈 시스템을 뜻한다). ‘다이하드’ ‘E.T.’ ‘죠스’ 등 추억의 영화 포스터를 따라 들어서면 이내 이동진·안현모·궤도의 소장품이 전시된 ‘스페셜 셀렉션’ 존이 반긴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사인이 담긴 이동진의 소장품 ‘죠스 피규어’나 안현모의 애정이 듬뿍 담긴 ‘마이걸 액자’도 도드라지지만, 그중에서도 궤도의 얼굴을 누리호에 얹은 형태로 기괴한 웃음을 안기는 ‘누리호 궤도 가습기’의 존재감이 단연 돋보인다.
셀렉션 존 외의 공간에는 ‘IMAGINATION’ ‘IDENTITY’ ‘EMOTION’ ‘RELATIONSHIP’ ‘SURVIVAL’ ‘TIME’ ‘CULTURE’ ‘WORK’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큐레이션된 비디오 랙과 중고 VHS 테이프들이 전시돼 있다. 어떤 영화들이 선택됐는지 살펴보는 재미와 함께 자유롭게 꺼내 재생하고 감상할 수 있는 것이 특징. 시네필을 자부한다면 이 가운데 얼마나 많은 영화를 봤는지 헤아려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공간 한편에선 라이프플러스TV가 받은 ‘100만 골드버튼’ 실물과 한정판으로 제작된 아카이브 북도 만날 수 있다. 아카이브 북은 지난 2년간 ‘라플위클리’에서 다룬 900여 편의 콘텐츠 중 ‘LIFE’와 관련된 10가지 키워드로 100편을 큐레이션한 책. 이 역시 자유롭게 꺼내 읽을 수 있다. 아카이브 북 속 영화 한 편을 골라 해당 비디오를 찾아 즉석에서 시청하는 특별한 시간을 가져보자.
사전 예약자를 위한 2.5층의 ‘프라이빗 스크리닝 존’에서는 이름 그대로 프라이빗하게 2시간 동안 비디오로 영화를 즐길 수 있다. 2층에서도 비디오 감상이 가능하나 다른 관람객들도 함께 이용해야 하기에 짧은 시청만 가능한 반면 이곳에선 분리된 공간의 편안한 소파에 앉아 오롯이 영화 한 편을 만끽할 수 있다. 라이프플러스TV 인스타그램(@lifeplus_h) 프로필 링크에서 사전 예약한 사람만 이용할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인기 폭발인지라 현재는 예약 마감 상태다. 취소 자리가 나기를 기다려볼 수밖에.

마지막으로 1층으로 내려와 ‘리셉션&가챠샵’에 들러 팝업 공간과 콘텐츠를 SNS로 공유하면 가챠를 뽑을 기회를 얻게 된다. 재미있는 건 뽑는 방식. 동전을 넣고 레버를 돌리는 대신, 진열된 비디오 케이스 중 하나를 골라 VCR에 VHS 테이프를 직접 재생하면 화면에 뜬 결과대로 굿즈를 받는다. 이동진·안현모·궤도의 사인이 담긴 아카이브 북을 비롯해 다양한 리워드가 제공되는데, ‘꽝 없는 뽑기’인 만큼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이번 라이프플러스TV 팝업은 무료 전시인 데다 별도 예약 없이 방문 가능한지라 평소 ‘라플위클리’를 즐겨 보거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들러 보면 좋을 듯하다. 팝업 ‘So Many Movies 비디오샵’은 11월 1일(일)까지 진행한다. 참고로 10월 29일은 ‘라플위클리’ 세 MC가 직접 팝업을 방문해 소규모 공개 방청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므로 초청자 외에는 입장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