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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들, 표준어 바깥에서, 지상의 모든 심리

인간과 역사를 탐구하는 세 가지 시선

[비즈한국] 인간과 역사, 심리를 읽는 신간 세 권을 소개한다.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들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들’(윌 듀런트·에어리얼 듀런트 지음, 안인희 옮김, 돌베개)은 퓰리처상 수상작인 11권 분량의 거작 ‘문명사’를 집필한 저명한 사학자 윌 듀런트와 에어리얼 듀런트 부부가 5000년에 이르는 인류 문명사를 요약·정리한 역사 서설이다. ‘윌 듀런트의 역사의 교훈’이라는 제목으로 나온 뒤 절판됐던 것을 12년 만에 다시 번역 출간했다.

저자 윌 듀런트는 20세기 최고의 역사가 중 한 명으로, 아내 에어리얼 듀런트와 함께 평생에 걸쳐 세계 문명의 흐름을 추적해왔다. 두 저자는 지리, 생물학, 인종, 성격, 도덕, 종교, 경제, 정치, 전쟁 등 다양한 렌즈를 통해 인류가 되풀이한 흥망성쇠의 법칙을 조망한다. 책은 억압과 개혁, 균형과 분열 사이에서 인간사회가 반복한 패턴을 체계적으로 서술한다. 인류사를 하나의 결론으로 단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저자들 역시 알고 있다. 그럼에도 “오로지 바보만이 1만 년을 억지로 100여 페이지짜리 위험한 결론 안에 욱여넣으려 할 테지만, 어쨌든 우리는 나아간다”라며 신중하게 접근한다.

일론 머스크는 이 책을 “수천 년 반복된 문명의 부침과 역사의 패턴을 꿰뚫는 책”이라고 극찬했다. 방대한 세계사를 단 한 권으로 통찰하는 압축적인 구성과 정제된 문장이 주요 특징으로 꼽힌다. 인류사의 도덕적·지적 흐름을 거시적 관점에서 정리한 역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들: 윌 듀런트·에어리얼 듀런트 지음, 안인희 옮김, 돌베개
표준어 바깥에서: 박홍규 지음, 틈새의시간
지상의 모든 심리: 김성규 지음, 책이라는신화 

표준어 바깥에서

‘표준어 바깥에서’(박홍규 지음, 틈새의시간)는 글쓰기 능력이 곧 계급이자 권력이었던 시절, ‘표준어’와 담론의 경계 밖으로 밀려났던 배제된 주체들의 문학적 투쟁을 다룬다. 이 책에서 말하는 ‘표준어’는 시대마다 지배계급이 정하고 관리한 언어를 가리킨다. 즉 누가 말하고 쓸 자격이 있는지를 가르는 기준이다.

과거에는 읽고 쓴다는 것이 재능의 문제가 아니라 자격의 문제였다. 노예, 여성, 노동자에게는 배울 시간과 자격이 주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솝은 노예로 팔려 다니며 말을 잃은 자리에서, 사포는 여성의 욕망이 언어가 될 수 없던 시대에, 디킨스는 열두 살 구두약 공장 노동자의 자리에서 글을 썼다.

저자 박홍규는 영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로, 노동법과 법철학을 가르쳐온 대표적인 비판적 지식인이다. 예술·사상·노동·인권 분야를 넘나들며 다수의 저작을 펴낸 저자는 이번 책에서 소수 지배층이 독점하던 언어 권력에 맞선 노예, 여성, 노동자, 식민지 민중 출신의 작가 17인의 삶과 작품을 조명한다. 찰스 디킨스,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파블로 네루다, 주제 사라마구 등 불리한 신분적 조건 속에서도 글을 통해 자기 목소리를 낸 인물들을 다룬다.

언어 장악력이 세상을 규정하던 시대에 경계 밖에서 자라난 문학적 역동성을 복원해낸 노작이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지상의 모든 심리

‘지상의 모든 심리: 타인을 읽는 시간’(김성규 지음, 책이라는신화)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내면과 행동을 다각도로 분석한 심리학 교양서다.

저자 김성규는 문화심리학자로, 개인의 심리가 역사·문화적 맥락 속에서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연구한다. 이 책은 총 10권으로 기획된 ‘김성규의 문화심리학 읽기’ 대장정의 첫 책으로, 저자가 최우수강의상을 받은 동국대학교 교양 심리학 강의 내용을 책으로 엮었다.

저자는 성격, 자존감, 불안, 외로움, 죽음 등 개인이 일상에서 마주하는 12가지 심리적 주제를 영화와 엮어 풀어준다. 영화 ‘굿 윌 헌팅’과 ‘죽은 시인의 사회’를 통해 자존감을 이야기하고, ‘블랙스완’을 통해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설명하며, ‘조’와 ‘트랜센던스’를 통해 인공지능과의 사랑에 도달한다.

트라우마, 공황장애, 콤플렉스 등 대표적인 이상심리와 정신질환의 발생 기전을 문화심리학적 틀로 다루는데, 내면적 고뇌를 개인의 문제로만 국한하지 않고 문화와 사회적 관계망 속에서 함께 진단한다는 점에서 타인과 자신에 대한 이해를 제공한다.

김남희 기자

문화예술 분야와 콘텐츠 관리를 담당합니다.

namhee@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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