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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21 다음은 ‘꼬리 없는 괴물’…한국형 6세대 전투기 실체 드러났다

ADD 디자인 공개, 방위사업청은 용역 공고...16m급 쌍발 무미익 스텔스 전투기 구상

[비즈한국] 방위사업청(DAPA)은 8월 21일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개념연구’ 제안요청서를 발주했다. 한국형 6세대 전투기의 운용개념·형상설계·기술 로드맵을 정의하는 용역이다. 예산 9억 원(약 65만 달러), 수행 기간은 14개월이다. 눈에 띄는 것은 요구사항의 밀도다. 경쟁하는 스텔스 전투기 형상 두 종류, 꼬리날개 없는 무미익 디자인과 대체 조종면, L·S·X밴드를 아우르는 광대역 스텔스, 초음속 순항이 가능한 적응형 사이클 엔진 2기, 단좌형 좌석, 내부 무장창까지 명시했다.

ADD가 꺼내든 ‘꼬리 없는’ 비행체

한편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지난 7월 7일 대전에서 열린 공군 주최 ‘에어로스페이스 컨퍼런스 2026’에서 자체 연구 중인 6세대 전투기 디자인을 공개했다. ADD는 이 디자인이 과거보다 비행체 형상을 신속하게 구현하고, 비행성능과 레이더 반사면적(RCS)을 빠르게 분석하기 위한 설계방법론 연구 과정에서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이 디자인이 8월 21일 공개된 방위사업청의 6세대 전투기 개념연구와 직접적인 관련성은 적지만, 실제 용역 연구 과정에서 ADD의 현재 설계가 상당 부분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ADD의 6세대 전투기 상상도. 이미지=최동현@3DCG_mylife 제공

형상은 수직·수평 미익이 전혀 없는 완전 무미익(Tailless)에, 이중삼각날개(Double Delta Wing)와 카나드(Canard)를 조합한 쌍발 스텔스기다. 동체와 날개가 매끄럽게 이어져 있으며, 비즈한국이 공개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전장 대 익폭비는 약 1.35대 1, 주익 앞전 후퇴각은 안쪽 약 65도·바깥쪽 약 52도, 뒷전은 약 17도 전진, 종횡비(AR)는 약 2.7로 산출됐다.

이 기체는 동체 하부와 양측면에 내부 무장창 3개를 가진다. 하부 창에는 MBDA의 미티어(Meteor) 미사일 4발이, 좌우 측면창에는 각각 딜디펜스(Diehl Defence)사의 IRIS-T 1발이 실린다. 미사일 크기를 기준으로 역산하면 전장 약 16m, 익폭 약 11m로, 엔진은 KF-21에 장착된 제너럴일렉트릭(GE)의 F414 엔진이나 곧 국내 개발이 시작될 KTF16000 엔진과 크기가 비슷하다. 엔진 앞쪽에는 S자형 공기흡입구가 설치되어 있고, 뒤쪽에는 추력편향노즐(TVC)이 장착된다.

미국 F-47보다는 부족하지만 GCAP와는 비견할 만하다

ADD 디자인대로 실제 한국형 6세대 전투기가 구현된다면, 영국·일본·이탈리아가 공동 개발 중인 글로벌 전투기 프로그램(GCAP)과 유사한 순항속도를 갖되 항속거리는 더 짧고, 스텔스 성능은 비슷하거나 소폭 향상될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언급한 ADD의 디자인 요소와 현재 진행 중인 ‘스텔스 브릿지 기술’ 동향을 종합하면, 한국형 6세대 전투기의 대략적인 밑그림을 다음과 같이 그려볼 수 있다.

우선 현대 전투기의 핵심 장비인 레이더 부문에서는,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넓은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광대역(Wide Band) AESA 레이더가 적용될 수 있다. 주파수를 넓게 쓰면 적이 우리 레이더 사용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고, 더 정밀한 추적도 가능해진다. 적의 레이더는 전자전으로 무력화하면서 우리만 일방적으로 레이더를 운용하는 상황도 가능해질 수 있다.

스텔스 설계 구성 역시 매우 도전적이다. 중국의 J-36과 J-50은 꼬리날개가 전혀 없는 다이아몬드(Diamond) 혹은 람다(Lambda)형 삼각날개를 채택했고, 미국의 F-47은 삼각날개 앞에 귀 모양의 카나드를 장착한다. GCAP는 초대형 삼각날개에 수직 꼬리날개 두 개를 장착한다. ADD의 디자인은 이 중 F-47과 비슷한 수준이며, 수직 꼬리날개가 없기 때문에 GCAP보다 스텔스 성능이 더 뛰어날 가능성이 크다.

ADD의 6세대 전투기 디자인 중 가장 독특한 부분은 크기다. GCAP, F-47, J-36, J-50은 모두 길이가 20m에 달하는 초대형 전투기인 반면, 한국의 6세대 디자인은 KF-21과 F-22 사이의 크기로 상당히 작은 편이다. 이 때문에 다른 나라의 6세대 전투기보다 항속거리가 짧고 무장 탑재량이 부족할 수 있지만, 경제성 측면에서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엔진이 ‘아킬레스건’

문제는 추진체계다. 제안요청서는 초음속 순항이 가능한 적응형 사이클 엔진 2기를 명시한다. 적응형 사이클 엔진은 비행 중 바이패스비와 연소 방식을 바꿔 저연비 순항과 고추력 초음속 순항을 오가는 기술이다. 쉽게 말하면 에코 모드와 스포츠 모드를 도로 위에서 실시간으로 전환하는 자동차와 같다.

그런데 적응형 사이클 엔진은 매우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며, 아직 한국의 기술력으로는 구현이 힘들다. 이제 막 국산 전투기 제트엔진을 개발한 입장에서는 너무 ‘버거운 목표’인 셈이다. 현재 미국의 F/A-XX, GCAP, 중국의 J-36과 J-50이 모두 적응형 사이클 엔진 장착을 포기했거나 포기를 고려 중인 만큼, 6세대 전투기에 이 엔진을 적용할지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현재 개발 중인 엔진을 그대로 장착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KF-21에 장착하기 위해 국책사업으로 개발할 국산 제트엔진 KTF16000은 2041년 초도비행허가(IFR)를 목표로 하되, 드라이 추력 1만 6000파운드·애프터버너 추력 2만 4000파운드에 불과하다. 이 엔진을 16m급 무미익 스텔스기에 장착하면 방위사업청이 요구한 초음속 순항 능력을 달성하기 어렵다. 추력편향노즐 기술도 아직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어, 로켓에는 적용했지만 제트엔진에는 적용해본 적이 없다.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을 전제하자면, 우선 KTF16000 엔진을 기본으로 삼되 리스크가 큰 과도한 목표 설정 대신, HAF4500 엔진처럼 통합형 발전기를 적용해 수백 킬로와트 이상의 고출력 전력 생산능력을 추가하고, 추력편향노즐 개발에 집중한 개량형 엔진을 개발해야 한다. 최대 추력을 높이기 위해 후연소기(Afterburner) 출력 향상에 매달리기보다는 실질적 능력 확보에 집중한 뒤, 향후 해외 파트너와 함께 KTF16000 기반 가변사이클 엔진 개발에 나서는 것이 옳다고 본다.

KF-21EX-T와 6세대 전투기의 우선순위 배분

6세대 전투기 개발의 또 다른 걱정거리는 KF-21EX-T와의 우선순위 배분이다. 현재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자체 연구로 KF-21을 5.5세대 전투기로 개량하는 방안을 수행 중이며, 공군의 최종 요구사항이 정리되면 KF-21 블록3로 구체화될 전망이다. 문제는 KF-21 블록3 사양에 무엇을 최종적으로 적용할지를 두고 관련자들의 의견이 분분하다는 점이다.

핵심은 KF-21EX-T의 스텔스 성능이다. 현재 계획은 내부 무장창과 스텔스 페인트·소재를 적용하는 것인데, 내부 무장창 개발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고, 장거리 미사일이나 무인편대기(CCA)를 활용한 원거리 공격 능력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의견이 있다. 심지어 KF-21 개량을 조기에 종결하고 완전한 6세대 전투기를 서둘러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둘 다 일리 있는 주장이지만, ‘6세대 전투기 조기 개발론’과 ‘KF-21 최대 개량론’이 과거 ‘F-50 대 KF-X’ 논쟁을 반복한다면 한국 항공우주산업에 매우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어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2002년부터 2014년까지 소모적인 논쟁이 지나치게 반복된 바 있는 만큼, ‘효율적 결정’과 ‘복수 투자’를 전제로 두 플랫폼의 개발전략을 세워야 한다. 즉 KF-21EX의 동체 하부 내부 무장창을 6세대 전투기와 동일한 방식으로 개발해 비용과 시간을 줄이고, 6세대 전투기의 무미익·카나드 디자인을 무인편대기(CCA)에 적용해 신기술의 재사용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20년 뒤의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전투기

현재 방위사업청의 6세대 전투기 개념연구사업에 참여가 유력한 곳은 ADD, KAI, 대한항공이다. 방위사업청은 복수 업체·연구소의 공동 입찰도 허용했다. KAI와 대한항공은 모두 지난해 11월 시작된 ADD의 실물 크기 스텔스 전투기 데모 프로그램 참여를 시도하고 있다. 한국은 KF-21과 KUS-LW 무인편대기, KAORI-X 스텔스 기술시범기 개발을 통해 무미익·저피탐 설계 경험을 쌓았고, LIG넥스원(079540)은 내부 무장창 제작·시험평가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ADD는 RCS 기반기술부터 다기능 복합소재·저피탐 센서까지 통합하는 636억 원 규모의 ‘스텔스 브릿지 기술 개발’(48개월)도 주관하고 있다.

한국은 KF-21 개발을 이제 막 완료했지만, 6세대 전투기에 대한 준비는 지금 시작해도 늦은 감이 있다. 중국의 J-36·J-50은 이미 비행시험 중이고, 미국의 F-47은 2028년 초도비행을 목표로 한다. 한국의 6세대 전투기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실용화는 2040년대 중후반에야 가능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 방위사업청이 지정한 9억 원의 개념연구는 결국 수조 원 규모 사업의 0.01%에도 못 미치는 출발점이다. 성패를 가르는 변수는 세 가지로 좁혀진다. 2030년까지 스텔스 브릿지 기술이 완결되는가, 엔진 로드맵이 현실적인가, 유무인 복합체계(MUM-T)가 단계적으로 성숙하는가. 이 세 가지가 모두 맞물려야 ‘한국형 6세대 전투기’는 한반도 상공을 넘어 K-방산 수출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김민석은 미국 워싱턴에 본사를 둔 에비에이션 위크(Aviation Week)의 한국 특파원이자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 국방일보 등 여러 매체에서 방위산업·국방 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달란트 투자’, ‘신사임당’, ‘경제한방’, ‘증시각도기’, ‘와이스트릿’ 등 경제·시사 유튜브 채널과 KFN TV ‘리얼웨폰 K’, ‘디펜스 프라임’에 출연해 국제정치와 방위산업 현안을 진단해왔다. 저서로 방위산업 투자 안내서 ‘K-방산에 투자하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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