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유례없는 반도체 호황 덕에 올해 3% 경제성장과 100조 원 이상의 추가 세수 확보는 물론 2016년 이후 갇혀 있던 1인당 국내총생산(GDP) 3만 달러의 늪을 벗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역대급 성과에 따른 높은 경제성장률과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으로 265억 7000만 달러(약 40조 원) 규모의 달러를 국내로 들여오면서 고공행진하던 환율이 급락한 덕분이다. 8월 평균 원·달러 환율이 1410원대까지 떨어진 가운데 올해 남은 기간 환율이 이 수준만 유지하면 11년 만에 1인당 GDP 4만 달러 벽을 넘어설 것이 확실한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이번 하반기에 우리가 어떤 성과를 만드느냐에 따라서 대한민국의 미래 30년이 좌우될 것”이라며 “올해가 잠재성장률 3%, 세계 무역 4강, 국민소득 5만 달러라는 ‘대체불가 대한민국’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기억될 수 있게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국민소득은 GDP에 해외 소득을 더하고 해외 지급을 빼서 산출하기 때문에, GDP가 높을수록 국민소득도 높아지게 된다.
그런데 올해 1인당 GDP가 10년 동안 갇혀 있던 3만 달러의 늪에서 빠져나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1인당 GDP는 2021년에 코로나19 팬데믹 후 기저효과와 정부의 경기 부양책 등에 힘입어 3만 7534달러까지 올랐지만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에 따른 물가 상승과 이로 인한 기준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다시 3만 4875달러로 내려선 뒤 3만 6000달러대를 횡보 중이다. 지난해 1인당 GDP는 3만 6414달러였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 경상성장률 전망과 환율 흐름을 보면 올해 1인당 GDP 4만 달러의 꿈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반도체 초호황에 따른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률이 3.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1월 제시한 2.0%보다 1.0%포인트 상향 조정한 것이다.
여기에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경상성장률은 당초 4.9%에서 12.3%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정부의 예상대로라면 경상성장률은 1996년(12.3%) 이후 30년 만에 최고 수준이 된다. 경상성장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것은 2002년(11.0%) 이후 24년 만의 일이 된다.
이러한 경상성장률을 재정경제부가 그린북(최근 경제동향)에 밝힌 2025년 경상 GDP인 2676조 6748억 원에 대입해 계산하면 올해 경상 GDP는 3005조 9058억 원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한국 경제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3000조 원을 넘어서게 되는 것이다. 2018년 2006조 9745억 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2000조 원을 넘어선 지 8년 만에 3000조 원대로 커지게 되는 셈이다.
이러한 올해 경상 GDP 전망치에 올해 평균 원·달러 환율인 1480.1원(1월 3일~8월 19일 오후 3시 30분 기준)을 적용하면 2조 309억 달러가 나온다. 달러 기준으로도 한국 경제 규모가 2조 달러를 넘어서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 된다. 이 달러 기준 경상 GDP를 국가데이터처의 장래인구추계상 올해 총인구인 5160만 9121명으로 나누면 1인당 GDP는 3만 9351달러가 된다. 4만 달러에서 고작 649달러가 모자란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환율이 떨어지고 있어 올해 안에 1인당 GDP의 앞자리 숫자가 4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1456.1원만 되면 정확하게 1인당 GDP가 4만 달러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7월 초에 1555.8원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이 SK하이닉스 ADR 상장에 따른 달러 유입으로 급락하고 있다.
8월 19일에 1397.9원까지 떨어지는 등 11개월 만에 1400원 아래로 내려오면서 8월 평균 환율(8월 3일~19일)이 1418.7원까지 하락한 것이다. 올해 1인당 GDP 4만 달러 시대를 위한 연평균 환율 1456.1원이 되려면 앞으로 남은 기간 평균 환율이 1432.1원만 기록하면 된다. 1300원대까지 떨어진 현재 추세라면 달성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