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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 그림에 담은 풍경 너머’ 김유경 개인전 ‘가물 현(玄)’ 개최

부산 해운대 ‘갤러리 궁’에서 10월 25일까지

[비즈한국] 흑백 그림을 통해 풍경 너머를 보여주는 작가 김유경의 개인전이 열린다.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갤러리 궁’은 오는 10월 25일까지 김유경의 개인전 ‘가물 玄(Unseen)’을 개최한다. 전시에는 작가가 2025년과 2026년 작업한 ‘주름진 밤’ 시리즈와 ‘곶’ 시리즈를 중심으로 회화와 설치, 드로잉, 영상 작업을 선보인다. 이를 통해 보이지 않는 시간과 존재의 층위를 다채롭게 조명한다.

김유경 개인전 ‘가물 현(玄)’ 포스터. 사진=갤러리 궁 제공

전시 제목 ‘가물 현(玄)’에는 검은색 외에 안과 밖,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맞닿는 경계, 그리고 쉽게 구분되지 않는 문턱의 의미를 담았다. ‘가물다’는 ‘가물가물하다’라는 말과도 연결된다. 선명한 형상보다 시간 속에 스며든 기운과 흔적에 주목한 것. 작가는 그것이 사라짐이 아니라 또 다른 방식의 존재라고 봤다.

김유경은 특정 장소에 축적된 시간과 보이지 않는 풍경을 꾸준히 탐구해왔다. 언뜻 풍경 같기도 하고 추상 같기도 한 그의 그림은 선명해지기 직전과 사라지기 직전의 상태를 붙잡으며 관객이 풍경 너머를 상상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표류하는 입과 암초_각 50×50cm 천에 혼합재료 2026

‘주름진 밤’ 시리즈는 작가가 식민과 냉전의 흔적이 겹친 땅을 오래 답사한 경험에서 비롯됐다. 작가에게 이 땅은 과거와 현재, 인간과 자연의 시간이 겹쳐지며 생동하는 공간이다. 작품에 담긴 검은 땅과 바위, 뿌리와 나무는 그곳에 켜켜이 쌓인 역사와 삶의 흔적, 보이지 않는 기운을 응축한 회화적 결과물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영상 작가와 협업해 ‘가물 玄’이 품은 다층적인 의미를 새로운 시간성과 움직임으로 확장하려고 시도했다.

‘곶’은 작가의 고향인 부산에서 기억 속 장소를 다시 마주한 경험에서 시작됐다. 어린 시절을 보낸 해안은 매립되어 땅이 됐고, 익숙했던 풍경 역시 달라졌다. 낯설게 변한 곳에서 작가는 오래된 숲을 마주하고 변화 속에서도 계속 이어져온 생명의 흔적을 발견한다. 흰 여백 위에 겹겹이 쌓인 검은 선이 이러한 미세한 움직임을 담아냈다. 선은 얽히고 이어지면서 화면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이번 전시에는 김유경 작가가 2025년과 2026년 작업한 ‘주름진 밤’ 시리즈와 ‘곶’ 시리즈를 중심으로 회화와 설치, 드로잉, 영상 작업을 선보인다. 사진=김유경 작가 제공

흑백 회화가 드러내는 시간의 흔적을 통해 관객은 지나온 시간과 지금의 풍경 너머에 있는 또 하나의 세계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김유경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및 동대학원 석·박사를 졸업했다. 개인전(6회)과 단체전을 다수 개최했으며 부산청년작가상, 이랜드문화재단 청년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아르코 청년예술가지원 및 공공예술에 선정됐다.

김남희 기자

문화예술 분야와 콘텐츠 관리를 담당합니다.

namhee@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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