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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구 한국투자금융 회장 장남 김동윤 상무 승진, 남은 숙제는 지분 승계

김 회장 지분 약 1조 6737억 원, 전량 증여 시 세 부담 1조 원 달해

[비즈한국] 김남구 한국투자금융그룹 회장(63)의 장남 김동윤 씨(33)가 한국투자증권 상무로 승진했다. 금융권에서는 김동윤 상무를 김남구 회장의 유력한 후계자로 본다. 김 회장의 자녀 중 김 상무만 경영에 참여 중이고, 경영권을 위협할 세력도 딱히 없기 때문이다. 김 상무가 회사를 승계하려면 지분 승계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김 회장이 보유한 한국투자금융지주 지분 가치는 1조 원이 훨씬 넘는다. 생전 증여 방식으로 지분을 넘길 경우 막대한 증여세 부담이 발생한다.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본사. 사진=박정훈 기자

금융권에 따르면 김동윤 씨는 올해 8월 한국투자증권 경영기획본부 기획담당 상무로 승진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경영권 승계와는 무관한 승진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김동윤 상무의 본격적인 경영 수업이 시작된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김남구 회장은 슬하에 장남 김동윤 상무와 장녀 김지윤 씨 등 1남 1녀를 두고 있다. 김동윤 상무가 최근 상무로 승진해 존재감을 보이는 것과 달리 김지윤 씨는 알려진 행적이 거의 없다. 추후 김지윤 씨가 한국투자금융그룹에 합류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현재로서는 김동윤 상무가 유력한 후계자로 꼽힌다.

남은 숙제는 지분 승계다. 한국투자금융그룹 지주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최대주주는 지분 20.70%를 가진 김남구 회장이다. 김동윤 상무가 보유한 한국투자금융지주 지분은 0.60%에 불과하다. 김 상무로서는 현재 보유 지분만으로는 최대주주 지위를 이어받기 어려운 만큼 향후 김 회장의 지분을 어떤 방식으로 승계할지가 핵심 변수다.

지분을 증여받는다면 막대한 세금을 내야 한다. 증여세는 과세표준이 30억 원을 넘을 경우 최고세율 50%가 적용된다. 한국투자금융지주(종목명: 한국금융지주)의 10월 15일 종가 14만 6000원을 기준으로 김남구 회장의 지분가치를 계산하면 약 1조 6840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최대주주 할증평가 20%를 단순 적용하면 평가액은 약 2조 84억 원으로 불어난다. 실제 증여가 이뤄질 경우에는 증여 전후 주가 평균과 각종 공제 등을 반영해야 해 세액을 현재 확정할 수 없지만, 김 회장 지분 전량을 한꺼번에 증여한다고 가정하면 세 부담이 1조 원 안팎에 이를 수 있다.

이 때문에 김남구 회장과 김동윤 상무 입장에서는 증여가 이뤄지는 시기의 주가 수준이 세 부담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주가는 최근 하락세에 있다. 올해 2월 한때 30만 원을 넘겼지만 현재는 10만 원 중반대에 머물러 있다.

그렇다고 주가 하락을 바랄 수는 없다. 주가가 하락하면 수많은 소액주주의 원성을 살 수 있다. 실제 한국투자금융지주는 배당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의 2024년 결산 배당총액은 2328억 원이었는데, 2025년 결산 배당총액은 5078억 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둔 것을 생각하면 주주환원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투자금융지주의 2025년 배당성향은 25.1% 수준이지만 경쟁사인 삼성증권은 35.5%, NH투자증권은 47.3%에 달하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상대적으로 배당성향이 낮지만 올해 2월 이사회를 열어 6354억 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결의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증권사가 아니라 지주사이기 때문에 이들 회사와 직접적인 비교는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수익이 대부분 한국투자증권 등 자회사 배당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타 금융그룹의 증권사와 비교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일각에서는 김남구 회장의 지분 승계 문제와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주주환원 정책을 연결해 보는 시각도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이전부터 주주환원에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7월 보고서를 통해 “한국투자증권은 그간의 주주환원 확대 요구 속에서도 성장을 중점 목표로 제시하며 환원에 대한 언급을 꺼려온 바 있다”며 “같은 환경에 놓인 경쟁사들과 달리 유일하게 주주환원 계획에 대해 일절 소통하지 않는 것은 상속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의구심을 야기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비판을 의식했는지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올해 4월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대한 이행현황’ 자료에서 주주환원에 대해 △배당성향 점진적 상승 지향 △수익성 극대화 및 환원 절대 규모 확대 △2028년 결산 배당금까지 분리과세 요건 충족 노력 등을 제시했다. 최소한 주주환원에 대한 의지는 보여준 것이다.

최근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오너 일가 승계라는 관점에서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증권가에서는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주가가 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유안타증권은 한국투자금융지주의 목표 주가로 31만 7000원을 제시했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양호한 운용능력으로 1~2분기 실적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며 “3분기 부진한 증시 환경에서의 관리능력 확인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김남구 회장은 1963년생으로 당장 승계를 서둘러야 할 상황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언젠가는 승계를 진행해야 하므로 세금을 의식하지 않을 수도 없다. 그렇다고 주가가 낮은 수준에 머무르면 오너 일가 책임론이 부각돼 여론이 좋지 않을 수 있다. 김 회장으로서는 한국투자금융지주 주가 상승으로 인한 향후 증여세 부담이 커질 수 있지만, 주가 하락을 바랄 수도 없는 딜레마에 놓인 셈이다.

박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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