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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거주 김봉진, 답십리 떠나 한남동으로 주소 이전

배우자 명의 아파트 지난해 17억에 매각…법인등기부상 새 주소지는 강대준 CFO 집

[비즈한국] 배달의민족 창업자인 김봉진 그란데클립 의장 측이 11년간 보유해온 서울 답십리동 아파트를 처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김 의장의 법인등기부상 주소는 한남동으로 변경됐다. 김 의장의 새 주소가 그의 오랜 경영 파트너의 주택으로 확인되면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봉진 그란데클립 의장(오른쪽)과 부인 설보미 씨.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우편물 수령 등 국내 주소 필요해 이전”

비즈한국 취재에 따르면 김봉진 그란데클립 의장 측은 지난해 서울 답십리동 아파트를 매각했다. 이 아파트는 김 의장의 배우자 설보미 씨가 2014년 매입해 약 11년간 보유한 곳이다. 설 씨는 지난해 9월 17억 3000만 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2월 소유권을 매수인에게 이전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이후 달라진 김 의장의 법인등기부상 주소다. 김 의장 주소지는 그간 답십리동 아파트로 돼 있었지만, 아파트 소유권 이전과 함께 올해 초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아파트로 변경됐다. 이 주소지는 김 의장과 10년 넘게 관계를 이어온 강대준 회계사의 주소지이기도 하다.

강 회계사는 삼일회계법인 출신 공인회계사이자 세무사로, 스타트업의 회계·세무와 경영관리 자문을 주로 맡아왔다. 유튜브 채널 운영과 도서 출간 등 대외활동도 활발하다. 김 의장과는 2013년 청년 대상 강연에서 처음 만난 뒤 사회공헌 활동을 함께하며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진다. 김 의장이 우아한형제들을 떠나 그란데클립을 창업한 뒤에는 투자와 재무 실무를 맡는 핵심 경영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

현재 강 회계사는 그란데클립 CFO로 투자와 계약, 자금조달 등 재무 실무 전반을 담당한다. 투자 계열사인 그란데클립파트너스에서는 유일한 사내이사로 기존 투자자산을 관리하고 있으며, F&B 자회사인 그란데클립에프앤비코리아(옛 스노우엠)에서는 설보미 씨의 뒤를 이어 업무집행자를 맡아 행정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김 의장이 강 회계사의 주택으로 주소지를 변경한 것은 해외 거주에 따른 행정상 필요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강 회계사는 “김 의장 가족은 현재 싱가포르에 거주하고 있다. 답십리 주택을 처분하면서 국내에서 법인등기와 우편물 수령 등에 사용할 주소가 필요했고, 이에 한남동 주택 주소를 제공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의장이 실제로 거주하거나 임대차 계약을 맺은 것은 아니다. 주민센터에도 비거주 사실을 알렸다”고 덧붙였다.

그란데클립에서 운영하는 커피 브랜드 뉴믹스커피 매장의 모습. 사진=뉴믹스커피 홈페이지

‘그란데클립’ 출범 3년…투자법인 줄이고, 컴퍼니빌더 키우고

김 의장은 2023년 7월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직접 새로운 사업에 나서는 동시에 후배 창업가를 돕는 역할을 이어가겠다며 출범시킨 것이 ‘그란데클립’이다. 김 의장은 여러 브랜드를 직접 만들거나 기업을 인수해 성장시키는 컴퍼니빌더인 그란데클립코리아와 스타트업 투자와 펀드 운용을 맡을 그란데클립파트너스를 세웠다. 그란데클립코리아가 ‘새로운 도전’을 실행하는 사업회사라면, 그란데클립파트너스는 ‘후배 지원’을 구체화하기 위한 투자법인이었다.

3년이 지난 지금, 두 법인의 존재감은 크게 달라졌다. 그란데클립코리아는 외형을 키워 나가고 있지만, 투자사인 그란데클립파트너스는 사실상 휴면 법인 상태다. 비즈한국 취재에 따르면 그란데클립파트너스는 설립 당시 100억 원이던 자본금을 2024년 3월 20억 원으로 줄인 뒤 같은 해 12월에는 9억 원까지 감액했다.

조직도 크게 축소됐다. 설립 당시 대표이사를 맡았던 주종호 대표와 동현제 사내이사, 박일한 기타비상무이사 등이 2024년 12월 일제히 물러났다. 주 전 대표와 동 전 이사는 우아한형제들 출신으로, 그란데클립파트너스 출범 당시 김봉진 의장이 영입한 인사들이다.

그란데클립파트너스가 자본금과 조직을 대폭 줄인 것은 당초 추진했던 신기술사업금융회사(신기사) 등록 계획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신기사는 스타트업이나 신기술기업에 투자하고 투자조합을 결성·운용하는 금융회사다. 신기사 등록에는 최소 100억 원의 자본금이 필요해, 김 의장은 이 요건을 충족하는 규모로 그란데클립파트너스를 출범시켰다. 하지만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전문인력 확보 등 등록에 필요한 요건과 규제를 검토한 끝에 계획을 접었다.

신기사 등록 계획을 철회하면서 자본금 100억 원을 유지할 이유도 사라졌다. 그란데클립파트너스는 2024년 두 차례 감자를 거쳐 자본금을 9억 원으로 줄였지만, 기존 투자 건이 남아 있어 법인은 청산하지 않았다. 그란데클립파트너스 관계자는 “현재 신규 투자는 중단한 상태이며, 기존에 투자한 스타트업 두 곳의 자산만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 의장이 내세운 ‘후배 지원’은 별도의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 의장은 스타트업 투자사 커런트파트너스를 통해 후배 창업가를 발굴하고, 소액 투자와 경영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커런트파트너스가 지금까지 투자한 스타트업은 30곳이 넘는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직접 브랜드를 만들고 키우는 컴퍼니빌더 사업은 확대되는 흐름이다. 그란데클립은 2024년 믹스커피 브랜드 ‘뉴믹스커피’를 선보인 데 이어 골프웨어 브랜드 ‘어메이징크리’ 운영사 에이엠씨알과 숙박 플랫폼 스테이폴리오를 인수했다.

그란데클립 관계자는 “현재 신규 스타트업 투자보다는 자체 사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며 “한국적인 콘텐츠를 세계에 알린다는 방향 아래 미국 화장품 사업과 베트남 밀키트 사업 등 여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해나 기자

유통 산업과 기업 이슈를 취재합니다. 놓치고 있는 이야기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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