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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차기 회장에 이재근 낙점…
양종희 연임 예상 깨진 이유

국민은행장·KB금융 글로벌사업 부문장 거친 내부 출신…신한금융 추격 속 실적 관리 ‘첫 과제’

[비즈한국]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11일 회의를 열고 이재근 KB금융지주 부문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양종희 현 KB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예상했던 터라 이변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재근 회장 후보자가 KB금융지주의 실적 상승을 이어갈 수 있을지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된다.

이재근 KB금융지주 회장 후보자가 2022년 10월 국민은행장 재직 당시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연임 대신 교체 택한 KB금융

회추위는 11일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에 오른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양종희 회장, 이재근 부문장을 대상으로 2시간씩 심층 인터뷰를 했다. 회추위 위원들은 회장 자격 요건에서 정하는 △업무경험과 전문성 △리더십 △도덕성 △KB금융그룹의 비전과 가치관 공유 △장·단기 건전 경영 노력 등 5개 항목과 25개 세부 기준을 토대로 후보자들을 평가했다고 밝혔다. 위원들은 최종 투표를 통해 이재근 부문장이 차기 회장으로 적합한 자질과 역량을 보유한 적임자라는 데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재근 후보자는 임원 자격 요건 심사를 거쳐 오는 11월 20일 개최 예정인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이재근 후보자는 1993년 주택은행에 입사했다. 주택은행은 2001년 국민은행과 합병 후 통합됐다. 이 후보자는 2015~2016년 KB금융지주 재무기획부장, 2017년 KB금융지주 CFO(최고재무책임자) 등을 역임하면서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현대증권(현 KB증권), 우리파이낸셜(현 KB캐피탈) 등의 인수를 주도했다. 이어 2018년 국민은행으로 복귀해 CFO와 영업그룹 부행장 등을 거쳐 2022년 국민은행장으로 선임됐다. 국민은행장 퇴임 후인 2025년부터는 KB금융지주 글로벌사업 부문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간 금융권에서는 양종희 회장의 연임을 점치는 시각이 우세했다. 양 회장 재임 기간 KB금융지주의 실적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KB금융지주의 순이익은 △2023년 4조 5263억 원 △2024년 5조 286억 원 △2025년 5조 8407억 원으로 매년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에도 순이익 3조 9270억 원을 기록하는 등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이재근 후보자 선정을 두고 정부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명 정부는 그간 금융지주사 회장 연임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업무보고에서 “부패한 이너서클이 생겨서 멋대로 소수가 돌아가면서 계속 지배권을 행사하는데 방치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해 12월 기자간담회에서 “다들 연임 욕구가 많은 것 같다”며 “그 욕구가 너무 과도하게 작동되는 것이 문제”라고 전했다.

금융지주사 회장의 연임이 법적으로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등도 올해 초 연임에 성공했다. 정치권에서도 두 번 이상의 연임을 문제 삼는 분위기였지 1회 연임에 대해서는 큰 비판이 나오지 않았다. 양 회장은 이번에 첫 번째 연임 도전이었다. 이재근 후보자 선정이 이변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조화준 회추위원장은 이재근 후보자 선임 이유에 대해 “금융 산업이 재편되고 머니 무브가 본격화되는 지금 상황에서 KB금융의 미래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훌륭히 이끌어낼 만한 역량이 있는 CEO(최고경영자) 후보”라며 “KB금융지주 부문장과 국민은행장을 맡으며 쌓은 은행과 비은행 전반에 대한 탁월한 전문성에 더해 재무·전략·글로벌 부문 등에 대한 높은 식견과 통찰력까지 겸비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영등포구 KB금융지주 본사. 사진=박은숙 기자

순이익 1위 수성과 노사 화합이 과제

이재근 후보자로서는 KB금융지주 실적 관리에 힘써야 한다. KB금융지주는 매년 실적이 상승하면서 2023~2025년 3년 연속 금융지주사 순이익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위인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 3조 4958억 원을 기록했다. KB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 3조 9270억 원과는 차이가 있지만 하반기 실적까지 장담할 수는 없다.

교보증권은 2026년 전체 예상 순이익을 KB금융지주 6조 675억 원, 신한금융지주 6조 8151억 원으로 전망했다. 2027년 순이익은 KB금융지주 6조 565억 원, 신한금융지주 7조 579억 원으로 예상했다. 신한금융지주가 올해와 내년 모두 KB금융지주를 앞설 것으로 본 것이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신한금융지주는) 수수료이익을 중심으로 펀드·방카슈랑스·신탁수수료 등 비이자이익이 크게 늘었다”며 “견조한 상반기 실적 시현으로 2026년 연간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KB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실적을 살펴보면 수수료수익, 보험수익 등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늘었다. 하지만 금융사의 핵심 수익원인 이자수익은 지난해 상반기 14조 7396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14조 5118억 원으로 1.55% 감소했다. 이재근 후보자로서는 이자수익 관리에 힘써야 향후 KB금융지주의 실적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이 밖에 내부 직원들과의 관계도 주목된다. 이재근 후보자가 국민은행장에 선임될 당시 국민은행 노조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왔다. 당시 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은 “계열사 대표이사 추천위원회(대추위)에서 어떤 기준과 절차를 거쳐 이재근 후보자를 추천했는지 조합원들은 전혀 알지 못한다”며 “무분별한 점포 폐쇄, 영업점을 오전 출근조와 오후 출근조로 나눠 운영하는 ‘9 to 6 뱅크’와 관련해 노사 합의가 돼 있음에도 독단적 결정으로 추진한 점 등을 보면 수평적 리더십을 가졌기 때문에 차기 행장 후보로 선정했다는 대추위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지적했다.

이재근 후보자는 이후 임금피크제, 부당해고자 복직 논란 등으로 노사 갈등을 겪었으나 국민은행장 임기를 무사히 마무리했다. 아직 노조에서는 이재근 후보자 선임에 대해 성명 발표나 집단행동 같은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이 후보자가 향후 노조와 우호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지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된다.

박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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