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강원랜드가 최근 김도균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한 것을 놓고 일각에서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김 대표가 기업 경영 경험이 없는 데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하고 최근까지 당 지역위원장과 강원도당위원장 등을 맡았기 때문이다. 카지노·리조트 경영 전문성이 부족한 정치권 인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권을 막론하고 강원랜드 대표들은 그간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재명 정부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반복되는 모습이다.

강원랜드는 지난 9월 김도균 신임 대표이사가 하이원 그랜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취임식을 갖고 공식 집무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취임식에서 “강원랜드는 주민들의 간절한 염원과 희생 위에 세워진 상생의 결정체이자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앵커기업”이라며 “창립 30주년이라는 대전환의 문턱에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고, 강원랜드와 석탄산업전환지역의 미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확실한 변곡점을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김도균 대표는 1965년생으로 육군사관학교 졸업 후 군인으로 복무했다. 2022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을 끝으로 군 생활을 마무리한 후 2023년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속초·인제·고성·양양 지역구에 출마했으나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에 패했다. 낙선 후에는 더불어민주당 속초·인제·고성·양양 지역위원장, 강원특별자치도 도당위원장 등을 맡으며 정치 행보를 이어갔다.
이런 김도균 대표가 강원랜드 대표에 취임한 것을 놓고 전문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활동해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도 나온다. 김 대표는 강원특별자치도에 연고는 있지만 군인이나 정치 활동 경력만 있고, 일반 기업에서 근무한 적은 없다. 강원랜드와 같이 연매출 1조 원이 넘는 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될 만한 역량이나 전문성을 보여준 적이 없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강원랜드 이사회는 김도균 대표를 추천한 이유에 대해 “고위공직자로서 쌓아온 대규모 조직 운영 및 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조직 실태 진단과 경영 혁신을 수행할 수 있으며 강원 지역의 정치·경제적 환경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관광산업 육성과 강원랜드가 직면한 법적·제도적 규제를 원활하게 풀어나갈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외교안보정책 의제조율의 최종 책임자로 활동하며 검증된 소통·중재 역량은 기관의 내·외부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을 조화롭게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군 조직 관리 경험이 카지노·리조트 기업 경영 전문성을 대신할 수 있는지를 두고는 의문도 제기된다.

김도균 대표와 같은 시기 선임된 유정배 강원랜드 부사장에게도 낙하산 논란이 이어진다. 유 부사장 역시 제22대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춘천·철원·화천·양구을 지역구 출마를 시도했다. 당내 경선에서 떨어진 그는 더불어민주당 춘천·철원·화천·양구을 지역위원장으로 활동했다. 다만 유 부사장은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센터장과 대한석탄공사 사장 등을 역임해 공기업 경영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김 대표와 차이가 있다.
정의당 강원특별자치도당은 성명을 통해 “강원랜드 사장과 부사장 자리가 공기업을 제대로 경영하기 위한 자리인가 아니면 차기 총선을 준비하는 정치인들의 경력 관리 자리가 되는 것인가”라며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강원랜드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책임 있는 조치에 즉각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경제개혁연대도 “(강원랜드는) 정부와 조율되지 않은 후보자의 선임이 사실상 어려운 구조이지만 그렇다고 이것이 낙하산 인사 선임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며 “장기간 대표이사 부재와 폐광지역의 100년을 결정할 전략으로 불리는 사업이 추진되는 엄중한 시점에 기업 경영에 전문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김도균 대표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도균 대표 선임 당시 적극적인 반대 의사를 보였던 강원랜드 노동조합은 이후 협력할 뜻을 내비쳤다. 임우혁 노조위원장은 김도균 대표 취임식에서 “노사 공동 선언을 통해 성숙한 노사 협력 문화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강원랜드의 낙하산 논란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2017년 재임한 함승희 대표는 2008년 친박연대 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한 바 있다. 이후 문재인 정부 시절 후임 문태곤 대표는 노무현 정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출신이다. 이어 취임한 이삼걸 대표 역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한 경력이 있고, 비슷한 시기 취임한 심규호 부사장은 이광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보좌관 출신이다. 이삼걸 대표가 2023년 사임한 이후 강원랜드 대표직은 최근까지 공석으로 남아 있었다.
강원랜드 대표이사 선임은 임원추천위원회 추천을 받아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의결,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산업통상부 장관이 제청 후 대통령이 임명한다. 대통령이나 산업통상부 장관이 반대하면 대표 선임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낙하산 인사 방지를 위해서라도 대표 선임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원랜드는 낙하산 논란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