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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인적분할 추진에 노조 반발, 주총 표 대결로 가나

김범수 및 특수관계자 지분 24%, 국민연금·해외 주주 표심 변수…노조 “주주 설득해 분할안 부결 추진”

[비즈한국] 카카오가 카카오X와 카카오AI로 인적분할한다. 카카오X는 금융, 콘텐츠, 모빌리티 등 기존 핵심 사업을 성장시키고, 신사업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카카오AI는 카카오톡과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사업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문제는 카카오 내부 반발이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이번 분할 계획을 반대하고 있다. 나아가 주주들을 설득해 주주총회에서 분할 안건을 부결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크루유니언이 주주를 설득하지 못하더라도 노사 갈등이 지속되면 카카오로서도 좋을 게 없다. 카카오로서는 분할 작업 진행과 동시에 노조를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오피스. 사진=박은숙 기자

카카오 인적분할 이유는?

카카오는 8월 21일 이사회를 열고 카카오X와 카카오AI로의 인적분할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카카오X가 카카오의 존속법인, 카카오AI가 신설법인이다. 카카오는 AI 시대에 맞는 실행 속도와 자본 배분 체계를 갖추기 위해 서로 다른 특성과 성장 단계를 가진 사업을 분리하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AI는 카카오톡과 AI를 중심으로 국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빠르게 확장할 계획이다. 카카오X는 자회사 성장 지원과 관리를 맡고 신규 성장축을 발굴·육성하는 역할을 맡는다. 카카오는 오는 12월 17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 1일 분할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어 내년 1월 27일 카카오AI 재상장 및 카카오X 변경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이번 분할은 카카오가 AI 시대에 맞는 속도와 책임의 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카카오AI와 카카오X가 각자의 사업 특성에 맞는 전략과 자본 배분 원칙을 세우고 더 빠르게 실행하며 그 성과를 시장과 투명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창업주인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역시 “모바일 시대 카카오는 가보지 않은 길에 가장 먼저 뛰어들어 혁신을 만들고 사용자의 일상을 바꿔왔다”며 “AI 시대는 차원이 다른 민첩함을 요구하는 만큼 카카오AI와 카카오X 두 개의 엔진으로 성장 구조를 재설계해 그 성과가 주주와 이용자, 크루 모두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전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 조합원들이 8월 26일 판교역 광장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파업투쟁 결의대회 및 카카오 분할 반대 공동교섭 선포식’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조, 국민연금과 개인투자자들 설득 나서

카카오가 인적분할 계획을 발표하자 내부에서는 즉각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다. 크루유니언은 8월 26일 “카카오가 이번 분할의 이유로 기업가치 제고와 의사결정, 자본 배분의 효율화를 제시했지만 기업가치를 훼손한 원인이 복잡한 사업구조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인적분할 이후 구조조정이나 매각, 합병, 분사, 사업 이관 등이 발생할 경우 노동자의 고용과 노동조건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지만 이번 발표 과정에서 대다수 구성원에게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고 노동조합과의 사전 협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크루유니언은 단순 항의에 그치지 않고 행동에 나섰다. 다른 카카오 주주들을 설득해 주주총회에서 분할 안건을 부결시키겠다는 것이다. 인적분할 안건을 통과시키려면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현재 총수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 특수관계자의 지분율은 약 24% 수준으로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에 미달한다.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은 8월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출석 주주 3분의 1의 반대표가 있으면 부결이 가능하기 때문에 해볼 만하다고 판단한다”며 “카카오는 대다수가 개인투자자들로 소위 국민주에 가깝기 때문에 소수 기관투자자보다는 다수 시민들과 함께 이야기하는 부분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크루유니언은 국민연금도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카카오 지분 5.40%를 갖고 있다. 그러나 노조의 입장을 반영할지는 미지수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의 기본원칙에는 △기금자산의 증식을 목적으로 수탁자 책임 활동을 이행한다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증대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수탁자 책임 활동을 이행한다는 내용이 있다. 현재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어떤 결정을 내려야 주주가치가 증대될지는 확언하기 어렵다.

증권가에서도 향후 전망을 쉽게 점치지 못하고 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AI가 광고, 커머스, AI 순수 사업체로서 주가수익비율(PER) 기반 평가가 가능해지고, 자회사 지원에 쓰이던 현금흐름이 AI 투자와 환원으로 돌아오는 자본 배분 구조를 갖추게 됐다”면서도 “카카오X는 상장 자회사 비중이 커 순자산가치 할인이 불가피하고, 카카오모빌리티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등 중복상장 문제도 남아 있다. 카카오AI의 2030년 목표는 현재 매출 기여가 미미한 광고·커머스의 폭발적인 성장이 전제돼 있다”고 설명했다.

크루유니언이 국민연금 설득에 실패하면 인적분할 부결은 쉽지 않다. 중국 텐센트 계열사 막시모가 카카오 지분 5.74%를 갖고 있고, 미국 블랙록도 지분 5.01%를 보유 중이다. 크루유니언이 현실적으로 해외 대주주까지 설득하기는 어렵다. 더구나 막시모와 블랙록은 단순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단순투자자들은 기본 의결권만 행사하고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치는 행동은 잘 하지 않는다.

다만 카카오가 노조 의견을 무시한 채 분할을 강행하면 노사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크루유니언은 올해 들어 수차례 단체행동을 했다. 노사갈등이 심화돼 업무에 지장이 발생하면 결국에는 카카오에 그 피해가 돌아온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번 분할이 임직원들에게 중요한 변화인 만큼 노조를 비롯한 구성원들과 지속해서 소통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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