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글로벌 전기차 수요 정체(캐즘) 장기화로 시름하던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가 2026년 2분기 일제히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실적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 부진이 이어진 가운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에 따른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폭증과 북미 생산 보조금(AMPC), 우호적인 환율 및 관세 환급 효과 등이 실적 개선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에너지솔루션, ESS 성장과 고수익 원통형 확대로 흑자 복귀
LG에너지솔루션은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매출 7조 5602억 원, 영업이익 1133억 원을 기록하며 두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5.3%, 전년 동기 대비 24.8% 증가했다. 당기순손실은 3286억 원으로 적자가 지속되었으나, 유럽 지역 공장 가동률 개선과 고수익 원통형 제품 판매 확대, 북미 생산 보조금 수혜에 힘입어 영업이익은 플러스로 돌아섰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2410억 원이 흑자 전환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위한 ESS 사업의 가파른 성장세가 실적 효자 노릇을 했다. 상반기 ESS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배 급증하며 전사 매출 비중의 20% 후반대까지 확대됐고, 하이퍼스케일러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을 포함해 3조 원 이상의 신규 수주를 확보했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CFO는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상반기 매출은 14조 1000억 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10% 이상 성장했다”며 “특히 ESS 사업의 안정적인 케파 전환을 통해 수요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했으며, 연말까지 50GWh 이상의 북미 ESS 생산 능력을 반드시 확보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삼성SDI, 7분기 만에 영업흑자
삼성SDI 역시 2분기 매출 3조 7688억 원, 영업이익 2038억 원을 달성하며 7분기 만에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5.4%, 전년 동기 대비 18.5%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은 4716억 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도 매출 7조 3452억 원, 영업이익 482억 원으로 흑자를 달성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하반기 턴어라운드를 예상했으나, 무정전전원장치(UPS) 및 배터리백업장치(BBU) 등 AI 데이터센터 관련 전력용 고출력 프리미엄 제품군 판매 확대와 유럽향 전기차 배터리 출하 증가, AMPC 혜택 1077억 원과 미국 상호관세 환급 등이 더해지면서 흑자 전환 시기가 앞당겨졌다.
삼성SDI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우주항공, 휴먼노이드 로봇 등 신규 어플리케이션으로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추진하고 있다.
조한재 삼성SDI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은 컨퍼런스 콜에서 “전고체 배터리는 당초 계획대로 2027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며 “현재 고객 수요 및 협력 진행 상황을 볼 때 첫 상용화 프로젝트는 휴먼노이드 쪽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하반기 중 휴머노이드용 샘플 공급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SK온, 구조개편과 AMPC 효과로 대폭 반등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자회사 SK온도 실적 대폭 개선에 성공했다. SK온의 2분기 매출은 아시아 지역 판매량 확대와 고객 보상금, AMPC 증가에 힘입어 전 분기(1조 8701억 원) 대비 57.5% 늘어난 2조 946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3492억 원 적자에서 1조 1710억 원 늘어나 8218억 원 흑자를 기록하며 급반등했다.
SK온은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와의 합작법인(BOSK) 종료 절차를 마무리하고 ‘SK온 테네시’ 단독 공장 체제로 전환하는 등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거쳤다. 이를 통해 연간 약 3000억 원의 감가상각비와 2000억 원의 이자 비용 절감 등 연간 약 5000억 원 규모의 고정비를 대폭 축소하며 재무 부담을 완화한 것이 실적 반등의 핵심이었다.
또 아시아 지역 판매 물량 확대, 고객사로부터 수취한 보상금과 전 분기 대비 증가한 미국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혜택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대폭적인 실적 개선에 영향을 주었다.
김영광 SK온 재무관리실장은 컨퍼런스 콜에서 “2분기 매출은 아시아 지역 판매량 확대, 고객 보상금, AMPC 증가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대폭 증가했다”라며 “전 분기 대비 대폭 개선된 8218억 원의 영업흑자를 시현했으며, 이는 회사의 원가 절감 노력 등이 가시화된 실질적 수익성 개선 효과”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전망도 ‘맑음’
배터리 3사의 2분기 흑자 복귀는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정체를 ESS라는 대체 시장과 고부가 제품군, 북미 정책 수혜로 정면 돌파한 결과로 분석된다.
하반기에도 이러한 흐름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지속으로 BESS, UPS, BBU 등 전력망용 배터리 수요가 견고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말까지 북미 지역에 50GWh 규모의 ESS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 및 LFP 라인 양산을 통해 신규 수주를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유럽 주요 OEM과의 신규 프로젝트 논의를 바탕으로 추가 수주를 추진하는 동시에 전고체 배터리의 휴먼노이드용 샘플 공급 등 애플리케이션 다변화에 속도를 낸다. SK온 역시 북미 및 서산 공장의 라인 전환을 검토하고 SK그룹 관계사와의 협업을 통해 AI 데이터센터 맞춤형 ESS 사업 경쟁력을 지속 강화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