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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찬욱의 나쁜골프
신지애의 사전엔 ‘불가능’도 ‘은퇴’도 없다

일본여자오픈 우승으로 JLPGA 영구 시드와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21년째 전성기 누리는 그녀의 ‘위대한 여정’

[비즈한국] 신지애가 제 59회 일본여자오픈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했다. 현 일본여자프로투어의 간판 스타인 쿠와키 시호와의 연장접전 끝에 메이저이자 내셔널 타이들의 트로피를 들었다.

이 우승은 단지 1승 추가가 아니다. 이 우승으로 신지애는 일본여자프로투어인 JLPGA 통산 30승에 도달하여 영구시드권자가 되었다. 또한 4개의 메이저 대회 중 마지막 퍼즐을 완성함으로써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신지애가 10월 4일 일본 효고현 다카라즈카 골프클럽에서 열린 일본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뒤 인터뷰를 통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영구시드권자는 JLPGA 역사상 일곱번째고 커리어 그랜드 슬램은 신지애가 최초다. 신지애 선수 보다 더 많은 승수를 거둔 선수는 6명이 있지만 그 누구도 4대 메이저 대회를 석권하지는 못했다. 신지애는 일본여자프로 무대에 진출하기 전, 이미 KLPGA에서 20승(아마추어 우승 포함 21승)을 거뒀고 미국 LPGA에서도 11승을 거머줬다. 한국에서의 승수는 구옥희, 박민지와 함께 공동 1위이고 메이저 2승 포함 11승의 LPGA승수는 박세리,박인비,고진영,김세영에 이어 5위이다. 그리고 JLPGA 30승이다.

전세계 투어에서 68승을 거두고 상금으로만 250억원을 벌어들인 신지애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이번 우승으로 나이와 상관없이 계속 나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모든 것을 이룬 순간에도 앞으로 또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나아가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 신지애다.

신지애는 18살이던 2006년 한국의 내셔널 타이틀인 한국여자 오픈을 우승했다. 그리고 20년 후, 38살의 신지애는 일본의 내셔널 타이틀인 일본여자 오픈을 우승한다. 신지애 보다 많은 승수를 올린 선수는 있지만 이렇게 많은 연수 동안 꾸준히 성적을 올린 선수는 신지애 밖에 없다.

1988년생 신지애는 일명 세리 키즈다. 한국여자골프의 황금세대다. 박인비가 있고 최나연이 있다. 이보미와 김하늘도 이 세대다. 안선주와 이정은 5는 아직 현역에서 뛰고 있으나 아직도 전성기의 성적을 올리는 선수는 신지애가 유일하다.

대한민국 여자골프 선수 중에 GOAT는 누구일까? 박세리는 LPGA라는 신대륙을 개척했다. 그 업적은 세리키즈로 이어졌고 여자골프강국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역대 대한민국 선수 중 LPGA 최다승인 25승을 거뒀다. 박인비는 박세리가 개척한 신대륙에서 마음껏 뛰놀며 그 비옥한 땅에서 21승이라는 열매를 수확했다.

21승 중에 메이저 7승, 커리어 그랜드 슬램은 어떤 선수도 이뤄내지 못한 기록이다. 개인적으로 이 반열에 신지애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혹자는 박세리와 박인비에 비해 LPGA승수가 적다는 이유를 들어 신지애를 저평가 하기도 하지만, 전세계 투어 68승이란 숫자는 의미없이 스쳐 지나쳐서는 안되는 숫자다.

신지애는 작년 JLPGA어워드에서 ‘공로상(Honorary Award)’을 수상했다. 레전드인 후도 유리를 넘어 일본여자프로투어의 최다상금기록을 돌파한 것에 대한 상이었다. 영화계도 그렇고 스포츠 어워드에서 공로상은 주로 현역에서 은퇴한 레전드들에게 혹은 감독이나 캐스터, 해설가 처럼 업계에 기여도가 높은 인물에게 수여되는 것이다. 공로상을 수상했지만 신지애는 2026시즌을 위해 칼을 갈았다. 비시즌 동안 하루 16시간 연습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보란 듯이 가장 권위 있는 일본여자오픈의 우승자가 되었다.

골프는 결국 ’오래하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신지애는 그냥 오래해서 이길 것 같지가 않다. 오래도록 잘할 것 같다. 마흔살의 신지애도 마흔다섯살의 신지애도 왠지 위협적일 것 같다.

2006년 부터 21년 동안 신지애는 전성기다. 신지애는 스스로 ‘아직 21년차’라고 말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신지애가 위대한 것은 그 대단한 성과가 아직도 멈추지 않고 멈출만 하면 다시 시작되고 또 쌓인다는 것이다. ‘영원한 현역’이란 말이 신지애 만큼 어울리는 선수는 없다. 신지애의 사전에 ‘불가능’도 없지만, ‘은퇴’도 없다. 신지애는 진행형이고 심지어 아직도 미래형이다. 

강찬욱 작가

광고인이자 작가. 제일기획에서 카피라이터로 시작해 현재는 영상 프로덕션 ‘시대의 시선’ 대표를 맡고 있다. 골프를 좋아해 USGTF 티칭프로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글쓰기에 대한 애정으로 골프에 관한 책 ‘골프의 기쁨’, ‘나쁜골프’, ‘진심골프’, ‘골프생각, 생각골프’를 펴냈다. 유튜브 채널 ‘나쁜골프’를 운영하며, 골프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와 생각을 독자 및 시청자와 나누고 있다.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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