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JB금융그룹이 인도네시아 금융사 인수 관련 인허가를 마무리하며 현지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JB금융은 해외시장, 외국인 금융, 핀테크 투자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에는 캐피탈과 해외법인의 실적이 은행 부진을 보완한 결과 지방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순이익 역성장을 피했다. JB금융이 다방면으로 전략적 투자에 나선 가운데 실질적인 수익과 영역 확대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JB금융은 7일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으로부터 현지 여신전문금융사인 ‘PT KB부코핀 파이낸스(PT KB Bukopin Finance)’의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JB금융은 2025년 7월 JB우리캐피탈을 통해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PT Bank KB Indonesia Tbk.)의 자회사 KB부코핀 파이낸스의 지분 85%를 약 290억 원에 인수했는데, 1년이 지나 당국의 승인을 받는 데 성공했다. JB금융은 “현지 금융 당국의 최종 승인을 받아 핵심 규제 절차를 통과했다”며 “JB금융의 장기적 자본 지원과 성장 계획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은 KB국민은행의 자회사로, 2018년 7월 인수한 현지 금융사 ‘PT Bank Bukopin Tbk.’가 전신이다. 국민은행은 2020년 9월 지분을 추가로 매입해 최대주주에 올라섰고 이후 유상증자를 거쳐 현재 부코핀은행 지분 66.88%를 보유하고 있다.
KB부코핀 파이낸스는 기업 금융, 운전자금 금융 등을 제공하는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의 할부금융 자회사(지분 99.24%)다. KB부코핀 파이낸스는 2025년 기준으로 총자산 약 928억 원, 당기순이익은 약 15억 원을 기록했다. 자카르타에 본점을 두고 있으며 영업점 8곳을 운영 중이다.
JB금융은 인도네시아 금융사 인수에 관해 “동남아시아 핵심 허브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며 “인도네시아 현지 고객·영업 네트워크와 JB우리캐피탈이 국내외에서 축적한 자동차 금융, 기업 금융, 신용평가 및 리스크 관리 역량을 결합해 수익성과 건전성을 균형 있게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JB금융은 동남아권에선 캄보디아, 미얀마, 베트남 금융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현지 금융사 인수 후에는 인도네시아 시장을 타깃으로 한 핀테크 기업 투자도 마무리한다. JB금융은 2025년 AI 핀테크 기업 ‘에이젠글로벌(AIZEN)’의 인도네시아 법인 투자를 위한 신주인수계약을 맺었다. 에이젠글로벌은 AI 금융 플랫폼 업체로, ‘크레디트커넥트’라는 플랫폼으로 인도네시아 전역에 전기차(EV)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JB금융은 에이젠글로벌 인도네시아 법인 투자가 완료되면 이를 통해 EV 금융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에이젠글로벌이 가진 데이터·모빌리티 역량과 부코핀 파이낸스의 현지 사업 기반을 활용해 전동 이륜차 매입 자금 대출, 전동 이륜차 배터리 매입 대출 등 전기 자전거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EV 금융에 뛰어들 예정이다.

JB금융은 지속적으로 해외 및 핀테크에 투자해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지역 금융을 넘어 새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투자 효과는 실적에도 반영됐다. 2026년 상반기 순이익 3857억 원을 기록하면서 지방금융지주 중에서 유일하게 역성장을 피한 것이다. 지방은행이 전반적으로 부진하면서 올해 상반기 BNK금융 순이익은 4118억 원, iM금융은 2956억 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3.5%, 4.4%씩 감소했다.
JB금융에서는 JB우리캐피탈이 전년 대비 34.2% 증가한 1768억 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은행의 부진을 보완했다. 해외 손자회사인 프놈펜상업은행(PPC Bank)의 순이익도 전년 대비 1.6% 증가(176억 원→178억 원)했다. 같은 기간 광주은행의 순이익은 1467억 원, 전북은행은 945억 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2%, 19.0% 감소했다.
JB금융은 다양한 핀테크 기업에 전략적 투자를 하며 시장에 간접 진출했다. 2023년 7월 대출 중개·관리 업체 핀다의 지분 15%를 그룹 차원에서 확보해 2대 주주가 됐다. JB금융은 핀다 투자 목적으로 그룹 비대면 사업 강화, 핀테크 플랫폼을 통한 금융상품 판매 채널 확대, 신규 상품 개발 등을 제시했다.
2024년 1월에는 외국인 특화 금융 플랫폼인 한패스(15%)에, 그해 4월에는 B2B 솔루션 업체 웹케시그룹 계열사로 기업 경비 지출 솔루션 사업을 하는 비즈플레이(약 10%)의 지분을 확보했다. JB금융은 전북은행을 중심으로 외국인 금융 사업을 확장해왔는데, 한패스를 통해 외국인 디지털 금융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웹케시그룹과는 기업금융 마케팅 강화와 해외 계열사 협업을 목표로 제휴를 맺었다.
블록체인 시장에도 손을 뻗었다. 2025년 9월 안랩 자회사 안랩블록체인컴퍼니(ABC)에 투자했다. 안랩블록체인컴퍼니는 지난 4월 가상자산사업자(VASP·Virtual Asset Service Provider) 라이선스를 취득해 가상자산 보관·이전 사업 확장의 길이 열렸다.
다만 전략적 제휴를 맺은 업체 중 흑자를 내는 곳이 한패스에 그친다는 점은 한계다. 2025년 말 기준으로 핀다는 12억 원, 비즈플레이는 20억 원, 안랩블록체인컴퍼니는 36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한패스의 경우 2024년 당기순이익 44억 원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지난해 순이익 66억 원을 기록했다.
지분 투자로 사업 분야를 확장하고 있지만 진출 업권이 한정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JB금융엔 보험·증권·카드·저축은행 분야 계열사가 없다. 김경근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상대적으로 자회사 금융업권 구성이 약해 전반적인 사업 다각화는 경쟁사보다 미흡하다”며 “핀테크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영업 기반을 확대하고 외국인 대상 금융상품을 늘리고 있는데, 새로운 채널을 통한 실질적인 영업 기반 확대 수준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