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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에 접는 화면에 금이…”
아이폰 듀오 내구성 논란, 왜?

출시 직후 호주서 내부 화면 파손 보고…시험 조건·대상에 따라 결과 달라, 결함 여부는 원인 분석 필요

[비즈한국]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비싼 가격 논란에도 세계 주요 시장에서 초도 물량을 빠르게 소진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그러나 출시 직후 일부 구매자에게서 내부 화면이 깨졌다는 신고가 나오면서 내구성이 다시 논란의 중심이 됐다. 아이폰 신제품을 둘러싼 결함 논란은 낯설지 않다. 과거에도 일부 모델은 제품 설계와 품질 관리 전반을 둘러싼 이른바 ‘게이트’로 번졌고, 일부는 소수 기기의 불량 사례에 그쳤다. 아이폰 듀오 역시 초기 불량인지, 공통된 구조적 문제인지를 두고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레딧에 올라온 아이폰 듀오 내부 화면 파손 사진. 호주의 한 구매자는 제품을 받은 지 약 6시간, 화면을 펼친 횟수가 20회 미만인 상태에서 파손됐다고 주장했다. 정확한 파손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사진=레딧 u/Midnight_Slump

지난 10월 23일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에 글을 올린 호주 구매자는 제품을 받은 지 약 6시간, 화면을 펼친 횟수는 20회 미만인 상태에서 파손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친구에게 제품을 보여주려고 펼치던 중 내부 힌지 부근에서 무언가 걸리는 느낌이 들었고, 이어 갈라지는 소리와 함께 화면이 깨졌다는 설명이다. 작성자는 이후 애플스토어에서 새 제품으로 교환받았다고 밝혔다. 사용 시간과 파손 당시 상황은 구매자의 설명이며, 정확한 원인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반면 출시 전 공개된 반복 접기 시험에서는 수만 차례 기기를 여닫은 사례도 등장했다. 기술 전문 저널리스트 조애나 스턴은 자체 제작한 장치로 아이폰 듀오를 3만 2000회 이상 접었다고 공개하면서 하드웨어의 내구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같은 제품을 두고 한쪽에서는 수만 번 접어도 견뎠다는 평가가, 다른 쪽에서는 몇 차례 만에 깨졌다는 신고가 나온 셈이다. 이 차이를 이해하려면 접은 횟수뿐 아니라 시험 조건과 개별 제품의 상태까지 살펴봐야 한다.

‘몇 번 접었나’만큼 중요한 ‘어떻게 시험했나’

반복 접기 시험은 폴더블폰의 내구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방법이다. 같은 동작을 여러 차례 반복하면서 힌지와 화면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특정 기기가 정해진 조건에서 견딘 횟수를 모든 사용자의 제품 수명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스턴의 시험에서도 조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맥루머스에 따르면 시험 기기는 케이스를 장착한 상태였고, 장치는 화면을 평평하게 펼쳤지만 닫을 때는 매번 끝까지 완전히 닫지 않았다. 완전한 개폐를 반복하는 다른 시험과 횟수만으로 비교하기 어려운 이유다. 그렇다고 이 시험의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해당 조건에서 반복 동작을 견뎠다는 근거로 해석해야 한다는 뜻이다.

조애나 스턴이 자체 제작한 장치로 아이폰 듀오의 반복 접기 시험을 진행하는 모습. 스턴은 3만 2000회 이상 접은 뒤에도 힌지의 사용감에 큰 차이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시험은 케이스를 장착하고 매번 완전히 닫지는 않는 조건에서 진행됐다. 사진=조애나 스턴 유튜브 캡처

시험 대상이 무엇인지도 중요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갤럭시 Z 폴드7에 사용된 폴더블 OLED 패널이 50만 회 접기 시험 이후에도 정상 작동했으며, 시험·인증기관 뷰로베리타스의 검증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여기서 검증 대상은 디스플레이 패널이다. 힌지와 외장 부품까지 결합된 완제품을 대상으로 한 시험과는 구분해야 한다.

온도 역시 별도의 검증 항목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상온 반복 접기 시험 외에 영하 20도에서 진행한 접기 시험도 공개한 바 있다. 소비자의 실제 사용에서는 개폐 동작에 더해 온도 변화와 충격 등 여러 조건이 작용한다. 따라서 서로 다른 제품의 내구성을 비교하려면 시험 횟수와 함께 온도, 개폐 범위, 속도, 시험한 제품 수 등을 확인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수만 번 접는 시험을 통과한 기기와 짧은 사용 뒤 파손됐다는 기기가 존재하는 것은 반드시 모순되지 않는다. 시험 결과는 해당 기기가 주어진 조건을 견뎠다는 의미다. 판매된 모든 제품의 제조 상태와 사용 환경이 같다는 보증은 아니다. 반대로 일부 기기의 초기 파손만으로 같은 모델 전체가 반복 사용에 취약하다고 결론 내릴 수도 없다.

힌지가 버텨도 화면은 별개…파손 제품 분석이 관건

폴더블폰의 내구성은 힌지의 강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힌지가 정상적으로 움직여도 화면이나 이를 구성하는 다른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기기가 부드럽게 접히는지, 화면이 정상적으로 표시되는지, 터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는 함께 확인해야 할 항목이다.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여러 소재를 겹친 구조다. 구부릴 때 각 층에 걸리는 힘을 조절하고, 힌지가 화면을 적절한 형태로 접어주도록 설계해야 한다. 특히 업계에선 구성 층의 응력을 줄이기 위한 구조 설계와 힌지 설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화면을 휘게 만드는 것뿐 아니라 휘는 동안 특정 부분에 힘이 몰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아이폰 듀오가 출시 직후 내부 화면 파손 신고로 내구성 논란에 휩싸였다. 수만 회 반복 접기 시험을 견딘 사례도 있지만, 시험 조건과 실제 사용 환경이 다른 만큼 결함 여부를 판단하려면 파손 원인 분석이 필요하다. 사진=애플 제공

애플 역시 화면 보호층과 접착제, 지지 구조를 함께 적용했다고 설명한다. 공식 자료에는 맞춤형 폴리머 소재의 커버층과 디스플레이 위아래의 유리, 층 사이 움직임을 돕는 접착제, 하단 티타늄 플레이트 등이 소개돼 있다. 여러 부품과 소재가 함께 작동하는 만큼, 화면이 깨졌다는 결과만으로 어느 부분에 문제가 있었는지 특정하기는 어렵다.

전문가들은 이번 파손이 개별 제품의 제조 불량인지, 특정 생산 물량의 문제인지, 공통된 구조적 취약점인지 판단하려면 실제 파손 제품을 분석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구매자의 사용 경위와 손상 부위를 확인하고, 유사한 증상이 다른 기기에서도 반복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초기 신고만으로 결함을 단정하는 것도, 일부 사례라는 이유로 문제를 축소하는 것도 성급하기 때문이다.

다만 애플의 사후 대응 역시 평가 대상이다. 구매자가 현장에서 새 제품으로 교환받았다는 사례는 당장의 불편을 해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교환 조치가 애플의 공식 서비스 제도인지, 해당 매장에서 이뤄진 임의적 조치인지도 불분명하다. 어떤 증상을 확인했으며, 같은 문제를 겪는 소비자가 어떤 절차로 처리받을 수 있는지 설명이 뒤따라야 하는 이유다.

봉성창 기자

기업이 말하는 성장의 언어와 그 뒤에 놓인 현실의 간극을 집요하게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날카롭고 균형 잡힌 시선으로 산업의 현재와 다음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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