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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티투닷에 1조 2205억 넣는 현대차…
매출보다 손실이 12배 큰데도 투자 계속

올해 자동차 투자 1조 8000억 줄였지만 자율주행·SDV는 예외…2029년 자체 AI 적용 목표

[비즈한국] 현대자동차가 올해 자동차 부문 투자계획을 1조 8000억 원 줄이는 가운데 소프트웨어 자회사 포티투닷에는 2852억 원을 추가 출자하기로 했다. 이번 출자를 포함해 현대차가 공시한 포티투닷 누적 출자 예정액은 1조 2205억 원이다. 

포티투닷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77억 원에 그쳤지만 영업손실은 3498억 원, 순손실은 3639억 원에 달했다. 누적 결손금도 9229억 원까지 불어났다. 현대차가 이번에 추가로 출자하기로 한 금액이 포티투닷의 지난해 전체 매출보다 10배 이상 많다.

그런데도 현대차가 투자를 이어가는 것은 포티투닷이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와 자율주행 기술 내재화를 맡은 핵심 조직이기 때문이다. 차세대 SDV의 본격적인 양산은 2028년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현대차가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해 전체 투자 규모와 판매·수익성 목표를 낮추면서도 미래차 핵심 기술에 대한 투자는 이어가는 셈이다.

포티투닷 연구원들이 ‘비이클 워크숍(Vehicle Workshop)’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자동차 투자 1조 8000억 줄였는데 포티투닷엔 2852억

현대차는 지난 29일 포티투닷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보통주 221만 597주를 추가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출자금액은 2851억 6700만 원이다. 신주 발행가격은 주당 12만 9000원이며 출자금은 올해 11월과 내년 4월 두 차례에 걸쳐 납입한다. 현대차의 포티투닷 지분율은 58.95%다.

현대차는 그룹의 SDV 전환 가속화와 글로벌 소프트웨어 이노베이션 센터로서 포티투닷의 역할 강화를 위해 유상증자 참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포티투닷이 보유한 소프트웨어와 자율주행 역량을 활용해 SDV 체계 구축과 관련 기술 내재화를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현대차는 올해 자동차 부문 투자계획을 줄였다. 현대차는 올해 초 연구개발(R&D) 7조 4000억 원, 설비투자(CAPEX) 9조 원, 전략투자 1조 4000억 원 등 총 17조 8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3분기 실적 발표에서 투자 우선순위와 집행 시기를 재점검해 연간 자동차 부문 투자계획을 16조 원으로 1조 8000억 원 낮췄다.

판매와 수익성 전망도 하향했다. 올해 도매판매 목표는 기존 415만 8300대에서 400만 대로, 연결 영업이익률 목표는 6.3~7.3%에서 5.5~6.5%로 낮췄다. 3분기 연결 매출은 45조 1102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4% 감소했다. 현대차 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줄어든 것은 2020년 2분기 이후 약 6년 만이다.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8조 428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7% 감소했다.

전체 투자계획을 줄인 상황에서도 포티투닷 출자는 이어가는 것이다. 다만 이번 출자금이 수정된 16조 원의 자동차 부문 투자계획에 포함되는지는 공개된 자료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9월 17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HMG 테크 탤런트 포럼’에서 박민우 현대차그룹 AVP본부장(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이사가 연설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매출보다 손실이 12배 넘는 포티투닷

포티투닷의 재무상태는 아직 본격적인 수익을 내는 사업회사와는 거리가 있다.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은 약 277억 원으로 전년 250억 원보다 10.9%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손실은 약 3498억 원으로 전년 1761억 원보다 98.7% 늘었다. 당기순손실도 약 1754억 원에서 3639억 원으로 두 배 넘게 확대됐다.

매출 증가보다 연구개발과 인력·인프라 확대에 따른 비용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른 셈이다. 지난해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3389억 원, 기타유동금융자산은 약 1006억 원이었다. 자산총계는 7667억 원, 자본총계는 4958억 원이다.

포티투닷은 지난해에도 5003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현대차가 약 2939억 원, 기아가 약 1960억 원을 출자했고 나머지는 당시 송창현 대표가 참여했다. 조달 자금은 SDV 기술 고도화와 에이전틱 인공지능(AI),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 투자, 글로벌 핵심 인력 확보 등에 사용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앞서 2023년 약 2077억 원, 2024년 약 1570억 원을 증자 방식으로 포티투닷에 투입했다. 이후에도 자금 지원이 이어지면서 포티투닷은 현대차그룹의 대표적인 미래 기술 투자처로 자리 잡았다.

성과 확인은 2028년 이후

투자가 계속되는 이유는 포티투닷이 맡은 역할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2022년 자율주행 스타트업이던 포티투닷을 인수한 뒤 그룹의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로 키웠다. 현재 포티투닷은 차량 운영체제(OS), 자율주행 AI, 인포테인먼트, 차량 데이터와 관제 시스템 등 SDV의 핵심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올해는 테슬라와 엔비디아 출신의 자율주행 기술 전문가 박민우 사장을 현대차·기아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로 영입했다. 완성차의 첨단차 개발 조직과 포티투닷의 소프트웨어·자율주행 조직을 함께 이끄는 구조다. 다만 현재 투자의 성과가 본격적으로 숫자로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현대차그룹은 2027년 말까지 차세대 SDV의 양산 준비를 마치고 2028년부터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엔비디아 기술을 활용한 레벨2+ 자율주행 차량은 2028년 상반기, 레벨2++는 같은 해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한다. 포티투닷이 자체 개발하는 자율주행 AI ‘아트리아 AI’를 적용한 레벨2++ 차량은 2029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외부 기술을 활용해 초기 양산 시점을 앞당기면서 자체 기술 개발도 병행하는 전략이다.

일부 기술은 이미 양산차에 적용되고 있다. 포티투닷이 개발한 음성 AI ‘글레오 AI’는 올해 출시된 현대차 그랜저에 처음 적용됐고, 현대차그룹과 포티투닷이 공동 개발한 차량 관제 솔루션 ‘플레오스 플릿’도 기아 PV5에 적용됐다.

9월 11일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미디어데이’에서 공개된 자율주행 차량. 왼쪽부터 SDV 테스트베드, 광주 자율주행 실증사업 차량, 데이터 수집 차량.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비용 줄여도 SDV 투자는 이어간다

현대차가 전체 투자계획을 줄이는 상황에서도 포티투닷 투자를 이어가는 것은 미래 자동차 산업에서 소프트웨어와 자율주행 기술을 핵심 경쟁력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2024년 발표한 2024~2033년 10개년 투자계획에서도 SDV 전환을 위한 자율주행·전자전기 아키텍처 R&D에 14조 5000억 원, 포티투닷과 모셔널 등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포함한 전략투자에 7조 4000억 원을 배정했다.

자동차 산업의 경쟁이 엔진과 차체 같은 하드웨어뿐 아니라 운영체제와 자율주행 AI, 차량 데이터 등 소프트웨어 영역으로 이동하면서 핵심 기술을 자체적으로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이 초기 SDV 양산 과정에서는 엔비디아 기술을 활용하면서도 포티투닷의 자체 자율주행 AI 개발을 병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단기적으로 외부 기술을 활용해 양산 시점을 앞당기되 장기적으로 핵심 기술을 직접 확보하려는 것이다.

문제는 투자 성과다. 포티투닷은 지난해 277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동안 3498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아직 연구개발 단계여서 대규모 자금 투입이 불가피하지만, 향후 양산차 적용이 확대돼도 수익을 내지 못한다면 현대차의 부담도 계속 커질 수 있다.

결국 현대차는 자동차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올해 투자계획과 판매·수익성 목표를 낮췄지만 미래차의 핵심으로 판단한 SDV와 자율주행 기술에는 계속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포티투닷 투자의 성과를 가늠할 본격적인 시점은 차세대 SDV가 양산되는 2028년 이후가 될 전망이다. 실제 차량 적용 확대가 포티투닷의 매출 증가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지가 지금까지 이어진 대규모 투자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우종국 기자

기업의 움직임 뒤에 있는 구조와 이해관계를 취재합니다. 드러난 사건보다 그 사건이 벌어진 이유를 설명하는 기사를 쓰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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