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홈플러스가 문화센터 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1999년 대형마트 업계 최초로 문화센터를 도입한 뒤 대표적인 고객 서비스로 키워왔지만, 27년 만에 사업을 접게 됐다. 회생 절차 이후 경영 정상화와 비용 효율화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비수익성 사업 정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마트 최초 문화센터, 9월 30일 운영 종료
홈플러스가 27년간 이어온 문화센터 사업을 종료한다.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최근 9월 30일자로 문화센터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하고 관련 내용을 직원들에게 공지했다.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관계자는 “7월 임시휴업에 들어가면서 문화센터 운영도 함께 중단됐다. 이후 영업이 재개되면서 일부 점포에서는 문화센터 운영을 다시 시작했지만, 최근 본사로부터 9월 30일을 끝으로 문화센터 운영을 종료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1999년 대형마트 업계 최초로 문화센터 운영을 시작했다. 당시 문화센터는 백화점을 중심으로 운영됐던 점을 감안하면 대형마트에 문화센터를 도입한 것은 이례적인 시도였다. 이후 문화센터는 빠르게 규모를 키웠고, 2010년 무렵에는 연간 수강생 85만 명, 전문강사 5000여 명을 보유하는 등 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했다.
특히 문화센터는 어린 자녀를 둔 부모를 홈플러스 점포로 끌어들이는 대표적인 집객 시설로 자리 잡았다. 영유아 대상 프로그램뿐 아니라 성인이 참여할 수 있는 요리, 외국어, 건강 강좌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마트 방문 목적을 쇼핑에서 문화·교육까지 넓히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2020년대 들어서 문화센터 지점 수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2020년 123개였던 것이 2021년 121개, 2022년 110개, 2023년 93개로 감소했고, 2024년 봄학기에는 87개까지 줄었다. 당시 홈플러스는 점포 리뉴얼과 공간 재배치, 출산율 감소에 따른 수강생 부족 등을 운영 축소 이유로 설명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홈플러스는 신규 강좌를 잇달아 선보이며 문화센터 운영을 이어갈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회생 절차가 장기화되고 경영 여건이 악화되면서 문화센터 역시 정상적인 운영을 지속하기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문화센터가 직접적인 수익 창출보다 고객의 점포 방문을 유도하는 집객 기능과 사회공헌적 성격이 강한 사업인 만큼, 비용 부담을 줄이는 과정에서 사업 종료를 결정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문화센터에서 근무해온 직원들은 향후 다른 사업장으로 재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수강생들에게 남아 있는 수강료도 전액 환불될 예정이다.

급여와 추석 상여금 지급도 차질…최소 인력 운영
홈플러스는 지난 2일 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 인가를 받으며 당장의 청산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채권 변제와 영업 정상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최근 홈플러스는 노조와의 간담회에서 현재 매출이 당초 목표치의 약 40%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경영 상황을 공유했다. 홈플러스의 한 직원은 “현재 매출은 재오픈 직후와 비교해도 다소 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재무 부담이 커지면서 직원들의 급여와 상여금 지급에도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홈플러스는 당초 9월 중 지급하기로 했던 7월분 미지급 급여를 9월 23일과 30일 두 차례로 나눠 지급하기로 했다. 추석 상여금 역시 분할 지급할 예정이었지만, 이달 지급은 어렵다는 방침을 직원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조 관계자는 “추석 상여금은 6개월에 걸쳐 나눠 지급하기로 돼 있었고, 예정대로라면 이달부터 지급이 시작돼야 했다”며 “하지만 회사로부터 이달에는 지급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영업 정상화를 위해 가용 자금을 상품 확보에 우선 투입하면서 매장 역시 최소 인력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출근하지 못하는 직원이 늘자 최근에는 순환근무제 도입 검토에 들어갔다.
노조 관계자는 “출근하지 못하는 직원들이 많아 현재 순환근무제 도입이 논의되고 있다”며 “전체 직원이 돌아가며 근무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기 위해 관련 매뉴얼을 준비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인력 감축 방안도 거론됐다. 홈플러스는 최근 노조와의 논의 과정에서 약 1000명 규모의 인원 감축을 위한 희망퇴직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노조가 이에 반대하면서 현재까지 희망퇴직 추진은 보류된 상태다.
비용 절감만으로는 경영 정상화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홈플러스의 매각 성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홈플러스는 17일 본사와 온라인사업부문을 포함한 대형마트 67개점의 M&A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폐점 점포 가운데 홈플러스가 소유한 부동산 19곳도 별도로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인가 후 실제 영업을 통해 직원 급여와 물품 대금 등을 정상적으로 지급해야 하는데 현재는 그게 어려운 상황”이라며 “추가적인 투자가 쉽지 않은 만큼 정상화를 위해서는 매각이 반드시 성사돼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