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한화가 신설 지주사 한화M&S를 출범했다. 그룹의 테크·라이프 부문을 맡게 될 한화M&S가 출범하면서 김동선 사장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테크 부문에서 일부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라이프 부문의 수익성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한화비전·로보틱스, 갤러리아·아워홈 등 57개 회사 총괄
지난 3일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한화M&S)가 서울 중구 더플라자에서 출범식을 열고 공식 출범했다. 한화M&S는 ㈜한화를 인적분할해 신설된 지주사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대표이사 등 경영진 선임을 비롯해 각종 위원회 설치, 내부 규정 제정 등 주요 안건을 의결했다.
한화M&S는 테크 부문과 라이프 부문을 양대 축으로 사업을 운영한다. 테크 부문 솔루션즈에는 한화비전, 한화세미텍, 한화모멘텀, 한화로보틱스가, 라이프 부문 솔루션즈에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갤러리아, 아워홈 등이 편입됐다. 손자회사를 포함한 계열사는 해외법인을 포함해 총 57곳이며, 2025년 말 연결 기준 매출은 약 6조 원, 총자산은 약 11조 3000억 원 규모다.
업계에서는 한화M&S 출범으로 김동선 한화비전 사장의 독자경영 체제가 본격화됐다고 보고 있다. 김 사장은 그간 한화의 테크·라이프 부문 7개 계열사에서 미래비전총괄을 맡았다. 앞으로는 한화M&S 미래전략총괄 사장으로서 양 부문의 성장 전략을 이끌게 된다.
한화M&S 출범으로 한화그룹 오너 3세의 역할 분담도 더욱 선명해졌다. 앞서 한화그룹은 임원 인사를 통해 김동선 한화비전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을 각각 수석부회장과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이에 따라 김동관 수석부회장은 방산·조선·우주항공·에너지 등 그룹의 핵심 사업을, 김동원 부회장은 금융 부문을 맡는다. 김동선 사장은 테크와 라이프 사업을 전담하면서 사실상 한화 삼형제의 독립경영 체제가 완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M&S 관계자는 “복합기업 디스카운트를 해소해 테크와 라이프 부문의 투자와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두 사업이 그룹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일정 부분 성과, 라이프 부문 수익성 개선이 과제
한화는 인적분할을 통해 방산·조선·금융 사업과 테크·라이프 사업을 분리하면서 복합기업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기대가 현실화되려면 한화M&S 산하 계열사의 성과가 뒷받침돼야 한다. 한화M&S 출범이 김 사장에게 새로운 기회인 동시에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할 시험대로 평가되는 이유다.
한화M&S가 반도체·로봇 중심의 테크 부문과 유통·호텔·식음 중심의 라이프 부문을 양대 축으로 삼은 만큼, 김 사장은 두 부문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 가운데 테크 부문에서는 일정 부분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 한화 측의 설명이다.
한화M&S는 김 사장의 승진과 관련해 “HBM용 TC본더 대량 수주 등을 통한 반도체 장비 시장의 성공적 진출과 중동·인도 등 글로벌 신흥 시장 개척 등 테크 부문 중심의 여러 성과를 인정받아 사장으로 승진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라이프 부문은 투자와 외형 확장에 비해 수익성 개선 성과가 아직 뚜렷하지 않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매출 5752억 원, 영업이익 94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률은 1.6%에 그쳤다. 아워홈도 역대 최대인 2조 4497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9.3% 감소한 804억 원에 머물렀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 3760억 원, 영업이익 608억 원으로 전년보다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다만 아워홈 편입 효과가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올해는 자체 사업의 수익성 개선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특히 시장에서는 라이프 부문의 핵심 계열사인 한화갤러리아의 수익성 회복에 주목하고 있다. 김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 사업 확장을 직접 이끌어온 만큼, 향후 실적이 그의 경영 성과는 물론 라이프 부문의 성장 가능성까지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M&S 출범 이후 가장 먼저 받아들 성적표는 파이브가이즈 매각이다. 김 사장이 2023년 국내에 도입한 파이브가이즈는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지난해 7월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이후 H&Q에쿼티파트너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양해각서(MOU)를 맺어 현재 본계약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시장에서는 매각가가 600억~700억 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최종 매각가와 투자금 회수 규모가 김 사장의 투자 성과를 보여줄 전망이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현재 실사가 진행 중이며, 올해 하반기에는 매각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부동산 개발사업의 성공 여부가 관건이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7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 부지를 2367억 원에 매입하기로 결정하고 처음으로 주택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부지는 과거 하이엔드 주거단지 ‘더피크도산’ 개발이 추진됐지만, 시행사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달에 실패하면서 공매에 나왔다.
업계에서는 한화갤러리아가 백화점과 식음료 사업을 넘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부동산 개발에 나선 것으로 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의 끝은 결국 부동산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통업과 부동산 개발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한화갤러리아 역시 비슷한 방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한화갤러리아가 처음으로 주택 개발에 나서는 만큼 시장에서는 사업 수행 역량과 사업성을 동시에 입증해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대규모 자금이 들어가는 데다 초고가 주택 수요층도 제한적인 만큼, 자금 조달과 분양 성과가 수익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도산공원 인근 부지의 활용 방안은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하이엔드 주거단지 개발을 중심으로 사업 방향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화M&S 출범 이후에는 각 계열사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여 라이프 부문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