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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 시즌12
한승희-먹으로 표현한 공간감

[비즈한국] 한국미술의 기름진 토양을 일구기 위한 작가 지원 프로그램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 시즌12를 시작한다. 본 기획은 이제 미술계로부터 작가를 발굴 육성하는 의미 있는 행사로 인정받았다. 작가들 사이에서는 참여하고 싶은 프로젝트로 정평이 나 있다.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가 처음부터 추구해온 기본 키워드는 ‘한국미술의 다양한 흐름의 수용과 발전적 변화의 모색’이었다. 이러한 원칙의 결실로 한국현대미술을 바라보는 하나의 시점을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승희 작가는 뛰어난 묘사력으로 실내 공간과 식물을 그린다. 먹의 깊이감과 번짐 효과를 통해 수묵에서는 보기 힘든 공간감을 살린다. 사진=박정훈 기자

동양 회화는 선이 중심이 되는 예술이다. 이에 비해 서양 회화는 공간에 초점을 맞춘다. 2차원 평면에 3차원을 표현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이 만들어졌다. 착시 현상을 이용해 공간처럼 보이게끔 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원근법과 입체감의 표현법, 빛에 의한 명암법 등이 창출되었다.

결국은 우리 눈에 보이는 세계를 실감나게 그려내는 데 있어 현실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이것이 서양 회화를 꾸준히 발전시킨 동력으로 작용했다. 오늘날 서양 회화가 예술의 중심에 서게 된 이유다.

동양 회화는 자연을 실감나게 그려내는 것보다는 그 뒤에 있는 설명하기 힘든 신비한 기운을 찾으려고 했다. 그래서 선에 여러 가지 성격을 담아 표현하려고 했다.

봄볕: 116.8×91.0cm 광목에 먹 2023
한승희 작가 이력
전시회
개인전 12회(2025년 drift of leaves-M collect.19, 2021년 my miracle-세종갤러리 등), 단체전 다수(2026년 WISH-Tibaeg 삼청쇼룸, 2024년 Telepathy-갤러리 컬러비트, 2024년 ‘꽃을 그리는 마음’ 남학현 박정원 한차연 3인전-M.collect.19 등)

작품소장처
dorocy 익선쇼룸, 정부미술은행, Diheir 청담, 홍익신경외과, 이랜드문화재단 외

수상
2026년 인천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사업 선정, 제9회 광주화루 10인의 작가 선정, 2023 이랜드문화재단 14기 공모 작가 선정

학력 및 경력 
동덕여자대학교 회화과 한국화 전공 졸업 및 동대학원 석사 학위 졸업

그러다 보니 선 중심의 회화가 되었고, 눈에 보이는 뚜렷한 변화가 없이 이어진 것이 사실이다. 시각 환경이 급속도로 확장된 지난 세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서양 회화를 따라 잡지 못하는 결과를 만들어낸 셈이다.

그런데 우리 전통 회화를 면밀히 살펴보면 서양 회화가 만들어낸 공간 표현을 나름대로 시도해왔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조선 후기를 살아간 겸재 정선(1676-1759)이다.

이 시기에 활동한 화가들은 우리의 아름다운 자연을 작품에 담으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좋은 경치를 찾아다니며 현장에서 직접 그렸다. 인상주의 화가들이 빛의 변화를 좇아 야외 사생을 했던 것과 같은 이치다. 이를 ‘실경산수화’라고 부른다.

겸재는 단순히 경치의 겉모습만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풍경의 근본 모습을 찾으려고 했다. 진짜 실감나는 현장의 느낌을 화폭에 담으려고 했던 것이다. 이를 ‘진경산수화’라고 한다.

신록Ⅸ: 60.6×72.7cm 광목에 먹 2025
YouTube 동영상

풍경의 본 모습인 진짜 경치는 어떤 것일까. 그냥 바라보는 풍경이 아니라 경치를 이해하는 것이다. 멋진 경치 앞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빼어난 경관은 물론이고 바람의 움직임, 숲이나 나무의 향기, 공기의 신선함과 온몸으로 전해오는 정취. 이처럼 오감으로 경치를 받아들일 때 우리는 풍경을 진짜로 알게 되는 것이다. 이게 진경이다.

이를 위해 겸재는 화면 속에 공간을 표현했다. 서양 회화와는 다른 방식으로. 상당수의 겸재 작품에는 입체감이 잘 드러난 건물이나 나무 등이 보인다. 특히 그의 대표작 ‘박연 폭포’와 ‘인왕제색도’에서는 먹의 농담으로 바위 두께감이나 공간을 표현했다.

먹그림으로 사실성을 인정받고 있는 한승희도 같은 맥락에서 새로운 수묵화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화면 속에 빛을 표현해 수묵에서는 보기 힘든 공간감을 살린다. 뛰어난 묘사력으로 실내 공간과 식물을 그린다. 한승희가 먹만으로 표현한 공간에서는 공기의 느낌이 잘 나타난다. 이는 먹의 깊이감과 번짐 효과를 자신의 방식으로 창출한 결실이다.

전준엽 화가·비즈한국 아트에디터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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