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채용 비리 사건 파기환송심의 공판기일이 10월로 지정됐다. 대법원은 지난 1월 함 회장의 업무방해 혐의에 대한 원심 판단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고,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 판단을 확정했다. 파기환송심은 업무방해 혐의를 중심으로 심리하게 되는데 재판부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서울서부지방법원 제2-3형사부는 함영주 회장의 업무방해 사건 파기환송심의 첫 공판기일을 10월 1일 오전 11시 10분으로 지정했다. 1월 29일 대법원 파기환송 선고, 2월 3일 사건 접수 이후 약 8개월 만에 열리는 공판이다. 첫 공판기일에는 피고인 출석이 원칙이며, 법원은 8월 28일 함 회장 측에 피고인 소환장을 발송했다.
함 회장은 하나은행 행장으로 재임하던 2015~2016년 신입사원 공개 채용 과정에서 특정 지원자에게 유리하도록 개입한 혐의(업무방해)로 2018년 기소됐다. 2015~2016년 채용에서 최종 합격자의 남녀 비율을 사전에 4 대 1로 정해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았다. 장기용 당시 하나은행 부행장과 하나은행 법인도 각각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으로 기소됐다.
2022년 3월 1심에서 장기용 전 부행장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하나은행 법인은 벌금 700만 원을 선고받았으나 함영주 회장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함 회장이 부정 채용을 지시한 증거가 없고, 차별 채용은 은행장의 의사와 무관하게 진행됐다고 봤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함 회장에게 무죄를 내린 1심을 일부 파기하고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함 회장이 2016년 합숙 면접의 합격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개입했고, 2015~2016년 신입사원의 성별 불균형 선발에도 관여했다고 보면서 업무방해 혐의 중 일부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함 회장이 2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자 대법원 판단에 눈길이 쏠렸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금융회사구조법)에 따라 금고 이상 형이 확정돼 집행유예 기간 중인 사람은 금융사 임원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함 회장은 재판 중인 2025년 3월 연임에 성공해 2028년 3월까지 회장 임기를 연장한 상태였다.
1월 29일 대법원은 함 회장의 업무방해 혐의에 관해서는 무죄 취지의 파기환송을,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에 관해서는 함 회장 측 상고를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함 회장이 2016년 채용 비리에 공모했다는 점에 대한 증명이 충분하지 않고, 추가 합격자 선정을 위한 회의가 있었다고 볼 객관적인 자료도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또 합격 기준에 미달하는 지원자에 대한 재검토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는 인사부 채용 담당자들의 증언에 신빙성이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원심(2심) 판단에서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공판중심주의 및 직접심리주의에 관한 법리,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반면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에 대해서는 원심에서 잘못 판단한 부분이 없다고 보면서 벌금 300만 원의 유죄 판결을 확정했다. 장 전 부행장과 하나은행 관련 상고는 모두 기각했다.
함 회장 측은 파기환송심에서 업무방해 혐의를 다시 다투게 된다. 파기환송심은 법률심인 3심과 달리 사실관계를 다툴 수 있는 사실심에 해당해 새로운 사실이나 증거를 제출할 수 있다. 다만 기존 사실 관계를 바꿀 만한 증거가 없는 한 대법원이 제시한 법적·사실적 판단을 따라야 한다. 앞서 대법원이 업무방해 혐의를 무죄 취지로 하급심에 돌려보낸 만큼 파기환송심에서도 이를 따르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한편 하나금융은 파기환송심 공판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