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비즈한국비즈한국

‘회장직 지켰지만’…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채용비리 파기환송심 첫 공판

2025년 연임 성공해 임기 3년 연장…‘업무방해 혐의’ 판단에 관심

[비즈한국]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채용 비리 사건 파기환송심의 공판기일이 10월로 지정됐다. 대법원은 지난 1월 함 회장의 업무방해 혐의에 대한 원심 판단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고,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 판단을 확정했다. 파기환송심은 업무방해 혐의를 중심으로 심리하게 되는데 재판부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하나은행 행장 시절 발생한 채용 비리 사건과 관련한 파기환송심의 공판기일이 10월 1일로 지정됐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17일 함 회장이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성공을 위한 금융기관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서부지방법원 제2-3형사부는 함영주 회장의 업무방해 사건 파기환송심의 첫 공판기일을 10월 1일 오전 11시 10분으로 지정했다. 1월 29일 대법원 파기환송 선고, 2월 3일 사건 접수 이후 약 8개월 만에 열리는 공판이다. 첫 공판기일에는 피고인 출석이 원칙이며, 법원은 8월 28일 함 회장 측에 피고인 소환장을 발송했다. 

함 회장은 하나은행 행장으로 재임하던 2015~2016년 신입사원 공개 채용 과정에서 특정 지원자에게 유리하도록 개입한 혐의(업무방해)로 2018년 기소됐다. 2015~2016년 채용에서 최종 합격자의 남녀 비율을 사전에 4 대 1로 정해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았다. 장기용 당시 하나은행 부행장과 하나은행 법인도 각각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으로 기소됐다.

2022년 3월 1심에서 장기용 전 부행장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하나은행 법인은 벌금 700만 원을 선고받았으나 함영주 회장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함 회장이 부정 채용을 지시한 증거가 없고, 차별 채용은 은행장의 의사와 무관하게 진행됐다고 봤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함 회장에게 무죄를 내린 1심을 일부 파기하고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함 회장이 2016년 합숙 면접의 합격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개입했고, 2015~2016년 신입사원의 성별 불균형 선발에도 관여했다고 보면서 업무방해 혐의 중 일부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함 회장이 2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자 대법원 판단에 눈길이 쏠렸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금융회사구조법)에 따라 금고 이상 형이 확정돼 집행유예 기간 중인 사람은 금융사 임원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함 회장은 재판 중인 2025년 3월 연임에 성공해 2028년 3월까지 회장 임기를 연장한 상태였다.

1월 29일 대법원은 함 회장의 업무방해 혐의에 관해서는 무죄 취지의 파기환송을,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에 관해서는 함 회장 측 상고를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함 회장이 2016년 채용 비리에 공모했다는 점에 대한 증명이 충분하지 않고, 추가 합격자 선정을 위한 회의가 있었다고 볼 객관적인 자료도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또 합격 기준에 미달하는 지원자에 대한 재검토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는 인사부 채용 담당자들의 증언에 신빙성이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원심(2심) 판단에서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공판중심주의 및 직접심리주의에 관한 법리,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반면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에 대해서는 원심에서 잘못 판단한 부분이 없다고 보면서 벌금 300만 원의 유죄 판결을 확정했다. 장 전 부행장과 하나은행 관련 상고는 모두 기각했다.

함 회장 측은 파기환송심에서 업무방해 혐의를 다시 다투게 된다. 파기환송심은 법률심인 3심과 달리 사실관계를 다툴 수 있는 사실심에 해당해 새로운 사실이나 증거를 제출할 수 있다. 다만 기존 사실 관계를 바꿀 만한 증거가 없는 한 대법원이 제시한 법적·사실적 판단을 따라야 한다. 앞서 대법원이 업무방해 혐의를 무죄 취지로 하급심에 돌려보낸 만큼 파기환송심에서도 이를 따르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한편 하나금융은 파기환송심 공판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심지영 기자

금융·가상자산·핀테크·투자 업계 중심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언제든 제보주세요.

jyshim@bizhankook.com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형광펜 추가
✕ 형광펜 제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