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녀 허유정 씨 소유 주택에 샤넬코리아가 근저당권을 설정했던 것이 뒤늦게 확인됐다. 통상 개인 주택의 근저당권자로는 은행이나 금융회사가 이름을 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명품 브랜드의 국내 법인이 개인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한 점이 눈에 띈다.

비즈한국 취재에 따르면 샤넬코리아는 2019년 서울 종로구 평창동 단독주택에 채권최고액 2억 3400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채권최고액과 실제 채권액은 다를 수 있다. 등기부상 채무자는 주택 소유주인 허유정 씨다.
허유정 씨는 GS그룹 오너 일가다.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녀이자 허태수 GS그룹 회장의 5촌 조카다. 남동생은 허서홍 GS리테일 대표다. 허 씨는 동생 허서홍 GS리테일 대표와 달리 경영 일선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다만 GS그룹 부동산 회사인 삼정건업의 지분 8.75%를 보유하고 있다.
1974년생인 허 씨는 2000년 방준오 조선일보 사장과 결혼했다. 재계와 언론계 집안의 혼인이라는 점에서 당시 큰 주목을 받았다.
샤넬코리아가 근저당권을 설정했던 주택은 허 씨가 부친 허광수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았다. 허광수 회장은 1985년부터 이 주택을 소유해오다 2018년 허 씨에게 증여했다. 샤넬코리아의 근저당권은 허 씨가 주택을 증여받은 지 약 1년 뒤 설정됐다. 근저당권은 6년간 유지되다가 지난해 6월 해지를 원인으로 말소됐다.

근저당권은 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채권자가 부동산을 담보로 확보하는 권리다. 통상 부동산 담보대출 과정에서 은행이나 금융회사가 근저당권자로 설정된다. 하지만 허 씨의 주택에는 금융기관이 아닌 샤넬코리아가 근저당권자로 이름을 올렸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샤넬코리아는 1991년 설립된 샤넬의 국내 법인으로 패션제품과 화장품·향수 등의 판매를 주 사업목적으로 하고 있다. 샤넬코리아가 공시한 감사보고서에서는 허 씨의 이름이나 개인 부동산에 대한 근저당·담보 관련 내용이 별도로 확인되지 않았다. 재무상태표에도 대여금 계정은 따로 기재되지 않았다.
기업이 임직원에게 주택 구입자금 등을 빌려주는 ‘사내대출’을 운영하면서 채권 회수를 위해 개인 소유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허 씨 주택에 설정된 근저당권이 사내대출 성격이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샤넬코리아 측은 허 씨의 재직 여부와 근저당권 설정 배경, 채권의 성격 등을 묻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삼양인터내셔날 측에도 관련 문의를 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