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서울 첫 모아주택인 강변역 센트럴 아이파크가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입주에 들어갔다. 노후 연립주택 99가구를 215가구 규모의 아파트로 바꾼 사업이 입주 단계에 들어선 가운데, 현장에서는 정비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한편 대출 부담과 주변 집값 상승 등 현실적인 한계도 거론됐다.

9월 30일 서울 광진구 강변역 센트럴 아이파크는 입주 준비로 단지 곳곳이 분주했다. 이삿짐을 실은 트럭과 가전제품 설치 차량이 단지 안을 드나들었고, 입주 서류를 든 주민들이 관리사무소를 분주히 오갔다. 자녀를 기다리던 입주민 A 씨는 높은 청약 경쟁률을 언급하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만 “집들이 모여 있어 단지가 조금 답답하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모아주택은 재개발·재건축이 쉽지 않은 노후 저층 주거지를 한데 묶어 신속하게 정비하는 서울시의 소규모 주택정비 방식이다. 인접한 토지 소유자들이 필지를 모아 공동주택을 짓는 방식으로, 강변역 센트럴 아이파크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을 통해 추진된 서울 첫 모아주택이다. 여러 모아주택 사업지를 지역 단위로 묶은 ‘모아타운’은 도로·주차장·공원 등 기반시설을 함께 정비하는 방식이다.
이날 만난 주민들은 대체로 강변역 센트럴 아이파크를 통해 드러난 모아주택의 정비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단지를 둘러보기 위해 방문한 구의동 주민 B 씨는 “이 근처에는 자신이 가진 오래된 빌라가 새 아파트로 바뀌길 바라는 사람이 많다”며 “사업이 계속 추진되다 보면 동네도 더 깔끔해 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서도 모아주택 사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까다로웠던 요건이 완화되면서 사업 속도에도 탄력이 붙은 것 같다”며 “강변역 센트럴 아이파크가 주변에 ‘이렇게 정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목소리가 나왔지만, 일각에서는 사업에 대한 기대가 실제 추진 속도보다 주변 가격에 먼저 반영되는 데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 C 씨는 “모아주택·모아타운 이야기가 나오면서 주변 빌라 가격이 많이 올랐다. 두 배 가까이 오른 곳도 있다”며 “사업이 언제 추진될지 모르고 취소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가격부터 오르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입주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나왔다. 인근 공인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잔금 마련에 필요한 대출이 충분히 나오지 않아 입주를 미루거나 전세를 놓고 보증금으로 잔금을 충당하는 경우가 있었다. 9월 28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강변역 센트럴 아이파크를 방문했을 때도 현장 관계자가 대출 문제로 입주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첫 입주를 계기로 모아주택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2031년까지 4만 호 착공을 목표로 사업 지연 지역에는 전문가로 구성된 ‘찾아가는 신속해결지원단’을 투입하고, 신규 사업에는 ‘모아통합기획’을 도입해 사업 기간을 단축한다.
전문가들도 첫 모아주택이 실제 입주까지 이어졌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모아주택 개념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지 약 5년 만에 입주 사례까지 나왔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며 “서울의 노후 주거지에서 기존 재개발·재건축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앞으로의 결과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평가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이번 사업의 성과를 현재 진행 중인 다른 모아주택·모아타운 사업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김 소장은 “강변역 센트럴 아이파크는 기존 가로주택정비사업을 바탕으로 대형 건설사와 신탁 방식, 일반분양 물량 확보 등 여러 조건이 맞아떨어진 사례”라며 “다른 사업지들도 같은 조건을 갖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충분한 사업성과 일반분양 물량을 확보하고, 원활한 자금 조달 여건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