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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넘어 치료로”…첨생법 치료계획 1호, 첫 환자 치료 시작

환자 혈액으로 암 치료, 정은경 장관 “새 치료기술 실제 적용 보여줘”…환자 치료비 부담 등 향후 숙제

[비즈한국] 첨단재생의료 분야에서 임상연구를 넘어 실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도록 제도가 확대된 이후 첫 번째 치료가 시작된다. 지난해 2월 첨단재생의료 치료제도가 도입된 뒤 처음으로 치료계획 적합 통보를 받은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이 환자 치료에 들어간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성모병원을 방문해 첨단재생의료 1호 치료 시작을 축하하는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최영찬 기자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성모병원을 찾아 첨단재생의료 치료 준비 상황을 살펴봤다. 이번 사례는 첨단재생의료 치료제도가 실제 환자에게 적용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오는 23일 환자의 세포를 채집할 예정이다.

정 장관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2025년 2월 첨단재생의료 치료제도가 처음 도입됐고 첫 번째 치료를 여의도성모병원에서 진행하게 됐다”며 “새로운 치료기술이 실제 환자에게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첫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첨단재생의료는 사람의 신체 구조나 기능을 재생·회복 또는 형성하거나 질병을 치료·예방하기 위해 세포 등을 이용하는 의료기술이다. 기존에는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를 중심으로 제도가 운영됐지만, 법 개정을 통해 중대·희귀·난치질환 환자에게 치료 목적으로 첨단재생의료를 제공할 길이 열렸다.

여의도성모병원은 지난해 5월 보건복지부에 치료계획을 제출했으며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심의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지난 4월 23일 최종 적합 통보를 받았다. 제도 도입 이후 첫 번째 사례다.

치료 대상은 비강형 림프절외 NK/T세포 림프종을 진단받은 51세 남성이다. 환자는 지난해 9월 진단 이후 여섯 차례 항암치료를 받았고 올해 3월 완전관해에 도달했다. 이번 치료계획 승인을 통해 사용될 치료제는 바이젠셀의 ‘VT-EBV-N’이다.

여의도성모병원은 환자의 혈액에서 면역세포를 채취해 배양·제조한 뒤 다시 투여하는 방식으로 치료를 진행한다. 환자는 이날 입원해 23일 백혈구분리술을 받고, 이후 세포 제조 등의 과정을 거쳐 오는 11월 19일 첫 투여할 예정이다.

이번 치료는 이미 진행된 임상연구가 실제 치료로 연결됐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여의도성모병원은 2017년부터 2025년까지 관련 2상 임상시험을 진행했으며, 그 결과를 토대로 이번 첨단재생의료 치료계획을 마련했다.

여의도성모병원은 혈액암 치료 분야에서 오랜 기간 세포치료 경험을 축적했다. 병원 측은 이날 환영사를 통해 1988년 국내 최초 골수이식 성공 등의 경험을 언급하며 이번 첨단재생의료 치료가 난치암 치료의 새로운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도 향후 첨단재생의료 치료 확대를 위한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정 장관은 “이번 사례를 통해 확인된 성과와 경험을 토대로 중대·희귀·난치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보다 안전하게 더 많은 치료 기회를 받을 수 있도록 정책적인 노력을 강화하고 제도를 지속적으로 정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영우 여의도성모병원 교수가 첨단재생의료 치료 1호 환자 투여를 앞두고 치료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최영찬 기자

다만 첨단재생의료가 임상연구에서 실제 치료로 영역을 넓히면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대표적인 문제가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치료비다. 임상연구와 달리 첨단재생의료 치료에는 환자 본인 부담이 발생한다.

정 장관도 이날 비용 문제를 직접 거론했다. 그는 “아직까지 첨단재생의료 분야가 새로운 분야여서 특별법도 만들고 여러 제도를 만들고 있지만, 많은 규제와 연구비 부족 등을 지적받고 있다”며 “이번에는 치료비용이 많이 부담될 텐데 새로운 위험 진단 방식 등을 적용해 비용에 대한 부분도 시범적으로 운영해보는 기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는 첨단재생의료 치료를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근거가 축적되면 향후 건강보험 적용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장관은 “환자분들은 건강보험 적용에 대해서도 많이 말씀을 주신다”며 “치료제도를 통해 안전성이나 유효성 등이 좀 더 탄탄해지면 이를 근거로 급여도 검토해볼 수 있다. 좋은 치료법이 좋은 근거를 만들 수 있도록 정부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이 의료진과 함께 첨생법 1호 치료 환자를 면담하고 있다. 사진=최영찬 기자

첫 치료가 곧바로 첨단재생의료 치료의 성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장기간 환자의 상태와 재발 여부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 장관 역시 “긴 기간 치료를 받고 5년 동안 재발이 없어야 성공으로 여기는 만큼 길게 치료와 성과를 바라봐야 할 것 같다”며 “이번 치료제도의 첫 번째 승인을 계기로 더 많은 중대·희귀·난치질환이 새로운 치료법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제도와 규제를 환자 중심으로 정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치료에 드는 비용은 총 7620만 7178원이다. 환자는 치료 시 약 4000만 원을 우선 납부하고, 치료 후 5년 동안 재발하지 않을 경우 잔액을 추가로 납부하면 된다. 반면 치료 후 5년 이내 재발하면 환자가 부담한 치료비는 전액 환불된다.

최영찬 기자

제약바이오 분야 출입하고 있습니다. 많이 듣고 많이 공부해 정확하게 쓰도록 하겠습니다.

chan111@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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