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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대신 스케치북이 줄 선다…
페스티벌 ‘비공식 대기열’ 논란

아이돌 공연장서 행사장으로 번져…NOL 페스티벌 ‘밤샘 총대’ 등장, 주최 측 “비공식 순번 인정 안 해”

[비즈한국] 아이돌 팬덤에서 이어져온 비공식 대기 문화가 팬덤 밖의 행사 현장으로 확산하면서 관람객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팬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순번을 공식 입장 순서처럼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공정성 논란도 커지는 모습이다. 17일 열리는 NOL 페스티벌을 앞두고도 팬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대기 순번을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16일 X(옛 트위터)에 업로드된 NOL 페스티벌 행사장 인근 사진. NOL 측의 안내에도 비공식 대기 방식이 사라지지 않는다. 사진=X

아이돌 팬덤에서는 스탠딩 공연이나 음악방송 사전녹화 등을 앞두고 팬들이 자체적으로 순번을 관리하는 문화가 이어졌다. 현장에 먼저 도착한 팬이 이른바 ‘총대’를 맡아 번호를 부여하고 명단을 관리한 뒤 일정 시간마다 다시 모여 인원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17일 고양시에서 열리는 NOL 페스티벌을 앞두고 이러한 ‘비공식 대기 순번’을 둘러싼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10일 X(옛 트위터)의 ‘놀 페스티벌 놀페 10/17 Day 1 밤샘 총대’ 계정에는 NOL 페스티벌 첫째 날 ‘총대’를 맡겠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계정 운영자는 순번과 명단을 관리하겠다며 자체 인원 확인 시간과 장소 등을 안내했다.

스케치북이 치워질 경우를 대비해 자신의 스케치북과 앞뒤 사람의 스케치북까지 함께 보이도록 사진을 찍어둘 것도 요구했다. 인원 확인 때는 촬영 사진과 원본을 확인해 순번을 인정하겠다는 내용도 올렸다.

이 게시물이 확산하자 온라인에서는 주최 측이 아닌 개인이 입장 순서를 정하는 데 대한 반발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이러한 대기 문화가 갈수록 심해지는 것 같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페스티벌 주최 측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책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NOL 페스티벌 공식 SNS에 업로드된 공지사항. NOL 측은 별도의 대기 명단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진=NOL 페스티벌 공식 SNS

문의가 이어지자 NOL 측은 공식 SNS를 통해 밤샘 대기를 금지하고, 관람객이 자체적으로 작성한 대기 명단이나 별도로 배부한 번호표는 실제 입장 순서에 반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텐트와 돗자리 등을 이용한 공간 점유도 금지했다. 다만 이 같은 방침에도 실제 현장에서 비공식 대기열이 유지될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NOL 페스티벌뿐만 아니라 다양한 행사장과 페스티벌에서도 목격된다. 4월 열린 ‘러브썸 페스티벌’에서는 팬들이 만든 밤샘 대기열과 행사 당일 새로 형성된 줄이 충돌하면서 현장 혼선이 빚어졌으며, ‘2026 부산국제록페스티벌’에서는 바닥 곳곳에 붙어 있던 대기 순번 종이를 한 관람객이 한꺼번에 치우는 일도 벌어졌다.

일부 아이돌 팬덤은 이러한 방식을 현장 질서를 유지하고 장시간 대기 부담을 줄이는 방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반면 팬덤 밖 관람객 사이에서는 사람이 직접 줄을 서지 않은 채 스케치북이나 명단으로 순번을 확보하거나, 주최 측이 아닌 개인이 번호와 집합 시간을 정하는 데 대한 반발이 나온다. 특히 팬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순번이 다른 관람객에게도 적용되는 사례가 생기면서 갈등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10월 3일 한일 음악 페스티벌 ‘XMF 2026(Xnterstellar Music Festival 2026)’이 열린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컬처파크 입구 근처에 사람 대신 숫자가 적힌 스케치북과 물건이 줄지어 있다. 사진=정원혁 기자

이 때문에 관람객 사이에서는 주최 측이 대기 순서와 입장 기준을 보다 명확하게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팬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번호에 의존하기보다 공식 번호표를 배부하거나 사전 신청·추첨, 모바일 대기 등을 통해 입장 순서를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현장 혼선을 줄이기 위해 선착순 운영 방식을 바꾸는 사례도 나왔다. 한화오션은 10월 24일 예정된 ‘오션하모니’의 입장 방식을 기존 선착순에서 사전 신청 후 추첨 방식으로 전환했다. 밤샘 대기와 인파 밀집을 예방하고 입장 동선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다.

NOL 페스티벌을 하루 앞둔 16일, 문제가 된 ‘NOL 페스티벌 총대’ 계정은 신고가 이어지면서 정지된 상태다. 다만 현장에서는 총대와 일부 대기자들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NOL 측은 12일 비즈한국에 “행사 당일 현장 운영 인력을 통해 공식 대기 및 입장 절차를 안내하고, 관람객 간 혼선이나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비공식 대기 순번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만큼 행사 당일 주최 측이 현장 대기열을 어떻게 정리할지 관심이 모인다.

정원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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