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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오션플랜트 품는 디오션자산운용, 모회사 최대주주가 강덕수 STX 전 회장 아내

에스유엠글로벌에 배우자·차녀·비서 출신 인사 포진…강덕수 복귀설 다시 불붙나

[비즈한국] SK오션플랜트 인수 계약을 체결한 디오션자산운용이 강덕수 전 STX 회장 일가 영향권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디오션자산운용 모회사인 에스유엠글로벌의 최대주주가 강 전 회장의 아내 배단 씨로 드러난 것. 이에 재계에서는 강 전 회장의 경영 복귀 가능성이 거론된다. 강 전 회장은 STX그룹 해체와 관련해 사법처리된 2021년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강덕수 전 STX 회장이 2014년 4월 계열사 지원 의혹에 대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비즈한국DB

SK오션플랜트는 8월 31일 SK에코플랜트가 보유한 SK오션플랜트 지분 35.62%를 디오션자산운용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매각가는 4100억 원, 매각 완료 예정일은 올해 12월 중이다. 매각이 완료되면 디오션자산운용은 SK오션플랜트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다. SK오션플랜트는 바다 위 풍력발전기와 해상변전소를 지탱하는 대형 철제 구조물을 만들고, 특수선 건조와 선박 수리·개조도 하는 업체다.

디오션자산운용의 지분은 에스유엠글로벌이 100%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SK오션플랜트 매각이 완료되면 에스유엠글로벌→디오션자산운용→SK오션플랜트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형성된다. 에스유엠글로벌은 2016년 설립됐으며 경영자문 및 컨설팅업, 금융컨설팅 및 투자사업, 해외투자 및 해외자본유치 등을 사업목적으로 두고 있다.

비즈한국 취재 결과 에스유엠글로벌 최대주주는 지분 21.47%를 보유한 배단 씨로 확인됐다. 배 씨는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 아내로 에스유엠글로벌 사내이사에도 이름을 올렸다. 구체적인 지분율이 공개돼 배단 씨가 최대주주인 사실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스유엠글로벌과 디오션자산운용이 STX그룹과 연관됐다는 소문이 이전부터 돌았다. 에스유엠글로벌 대표이사 강선옥 씨가 강 전 회장 비서 출신이기 때문이다. 강선옥 씨는 에스유엠글로벌 지분 약 13%를 갖고 있다. 또 강 전 회장 차녀 강경림 씨가 에스유엠글로벌 감사를 맡고 있다. 이호남 디오션자산운용 대표이사도 STX 재무기획실장 출신이다. SK오션플랜트 인수 주체가 강덕수 전 회장의 일가인 셈이다. 

서울 중구 (주)STX 본사. 사진=최준필 기자

STX그룹은 과거 조선·해운·엔진·플랜트 사업을 주력으로 성장했다. STX조선해양과 STX팬오션 등을 앞세워 2000년대 중후반 빠르게 몸집을 키웠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조선·해운 경기 침체와 차입 부담이 겹치면서 2013년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았다.

STX그룹 해체와 더불어 강 전 회장은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2015년 2심 재판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으로 감형됐으며 2021년 대법원에서 집행유예 형이 확정됐다. 이어 2022년에는 광복절 특사로 사면됐다. 경영 활동에 법적 걸림돌은 없으나 강 전 회장은 대외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에스유엠글로벌이나 디오션자산운용 임원 명단에도 이름이 없다.

강덕수 전 회장 일가가 SK오션플랜트를 인수한 만큼 재계 일각에서는 강 전 회장의 경영 복귀를 점친다. 다만 그가 돌아오더라도 SK오션플랜트가 전성기 STX그룹 수준으로 성장하기는 쉽지 않다. 무엇보다 매출 차이가 크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SK오션플랜트는 올해 상반기 매출 3451억 원, 영업이익 362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STX그룹은 2010년 매출 26조 4559억 원 규모였다.

디오션자산운용이 추가 투자에 나서기엔 자본력이 충분치 않다. 디오션자산운용의 자산총액은 올해 6월 말 기준 18억 7103만 원에 불과하다. 외부 자금 유치도 현실적으로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에스유엠글로벌과 디오션자산운용에게는 SK오션플랜트의 자체 성장이 중요하다. 다만 SK오션플랜트의 최근 실적이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4978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3451억 원으로 30.6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66억 원에서 362억 원으로 36.14% 증가해 수익성은 개선됐다.

안주원 DS투자증권 연구원은 SK오션플랜트에 대해 “국내 안마도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지연되는 가운데 신규 수주 건의 실적 인식 시점이 아직 남아 있어 내년까지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2027년까지는 수주 부족으로 성장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장기적 관점에서는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유럽과 대만 등에서 다수 OSS(해상변전소) 등의 협상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하반기 양호한 수주 흐름이 예상된다”며 “주요 시장에서의 중장기적인 수주 확대 기반이 마련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SK오션플랜트가 실적 반등에 성공해 강 전 회장 일가의 재기 발판이 될 수 있을지 재계 관심이 집중된다.

박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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