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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과 병의 싸움?’ CU 점주들, 화물연대에 ‘파업 피해’ 민사소송 준비

보상 청구액 140억 수준, 이미 형사고발도…점주협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필요” 화물연대 “본사 중재 나서야”

[비즈한국] 지난 4월 화물연대 파업으로 불거진 CU 가맹점주와 화물연대 갈등이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파업은 한 달가량 이어진 끝에 마무리됐지만, CU 가맹점주들은 관련 피해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화물연대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가맹점주들이 화물연대 관계자들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하는 탄원서 작성에 참여하면서 법적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4월 화물연대 파업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CU 가맹점주들이 화물연대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이종현 기자

형사 고발 이어 민사소송도 준비…깊어지는 갈등

최근 CU 가맹점주협의회가 가맹점주들을 대상으로 탄원서를 접수하고 있다. 4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파업 과정에서 발생한 점주 피해 관련 경찰 고발 사건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CU 가맹점주협의회는 지난 5월 19일 화물연대 집행부와 조합원 등을 특수재물손괴와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나주경찰서와 진주경찰서에 고발했다. 나주경찰서는 수사 결과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주경찰서에 접수된 고발 건은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협의회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화물연대 측은 잘못을 인정하기보다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CU 점주들로부터 화물연대 노조원들의 불법행위에 대해 엄정한 처벌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받고 있다”며 “현재까지 탄원서를 제출한 점주는 약 500명”이라고 말했다.

CU가맹점주와 화물연대의 갈등은 지난 4월 시작됐다. 화물연대는 운송료 인상과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4월 5일부터 BGF로지스 주요 물류센터를 봉쇄하고 파업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물류센터 출입과 상품 배송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상당수 CU 점포가 도시락, 삼각김밥, 음료 등의 상품을 제때 공급받지 못했다. 가맹점주들은 상품 공급 차질이 장기화되면서 매출 감소, 고객 이탈 등의 피해가 이어졌다고 호소했다.

BGF로지스와 화물연대가 4월 29일 합의하면서 파업은 종료됐지만, 가맹점주와 화물연대 소속 기사 간의 현장 갈등은 한동안 이어졌다. 일부 점주들은 파업에 참여한 화물연대 소속 기사들의 배송을 거부했다.

BGF리테일 본사 차원에서는 보상금을 지급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상품 공급 차질에 따른 피해 규모 등을 고려해 가맹점에 지원금과 위로금 등이 지급됐으나, 일부 점주들은 지급액이 실제 피해 규모에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협의회 측은 “점포별 피해 규모에 따라 15만 원에서 최대 700만 원의 보상금이 지급됐으나, 이는 전체 피해액의 일부에 불과하다”며 “점주들은 보상받지 못한 나머지 피해액은 화물연대가 책임져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형사 고발과 별개로 화물연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준비하고 있다. 현재까지 약 300명의 가맹점주가 소송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협의회 관계자는 “현재 소송 참여를 원하는 가맹점주들로부터 위임장을 받고 있다”며 “점포별 피해 규모를 취합한 뒤 구체적인 손해배상 청구액을 산정할 계획이다. 현재 추산되는 전체 청구액은 약 140억 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화물연대는 BGF리테일 본사가 갈등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피해 책임·재발 방지 놓고 점주·화물연대·본사 입장 차

파업이 종료된 뒤에도 가맹점주들의 법적 대응이 이어지면서 갈등은 장기화하는 양상이다. 특히 피해 책임과 재발 방지 대책을 두고 가맹점주와 화물연대, BGF리테일 본사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가맹점주들은 화물연대의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협의회 관계자는 “화물연대는 이번 파업과 관련해 점주들에게 사과하지 않았다. 최소한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만 있어도 점주들은 소송이나 고발과 관련해 충분히 양보할 의사가 있었을 것”이라며 “화물연대 측에서는 오히려 문제 제기가 이어질 경우 다시 파업에 나설 수 있다는 식의 태도를 보여 점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화물연대는 점주협의회의 손해배상 청구와 법적 대응이 갈등을 확대하고 책임을 화물노동자에게 돌리는 조치라고 반박했다. 갈등 해소를 위해서는 BGF리테일 본사가 점주와 화물노동자 사이의 중재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화물연대는 “사측(BGF리테일)은 점주와 화물노동자 사이 갈등 봉합과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며 “화물연대는 편의점주와 화물노동자라는 을과 병 사이의 갈등은 원치 않으며, 갈등 해결과 봉합을 위한 사측의 사회적 책임을 계속해서 촉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BGF리테일은 파업 피해와 관련한 지원은 이미 마무리했다는 입장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가맹점주들이 개별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지만 구체적인 진행 상황은 알지 못한다”며 “본사는 파업 관련 보상안을 마련해 지급했으며, 현재 추가적인 재발 방지 대책은 검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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