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쿠팡이 최근 3년간 벌어들인 영업이익 대부분에 해당하는 손실을 올해 9개월 만에 냈다. 매출과 고객 수는 계속 늘었지만 개인정보 유출 사고 후속 비용, 과징금, 물류센터 화재 등이 겹치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했다.
한국 법인 쿠팡의 미국 상장 모회사 쿠팡Inc가 4일 공개한 3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99억 62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7% 늘었다. 원화로는 14조 2209억 원으로 분기 기준 처음 14조 원을 넘어섰다. 반면 영업손실은 4억 5000만 달러, 약 642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억 6200만 달러의 영업이익을 냈다. 당기순손실도 5억 100만 달러, 약 7151억 원이었다.

쿠팡은 올해 1분기 3545억 원, 2분기 8350억 원에 이어 3분기까지 세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1~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1조 8318억 원이다. 이는 쿠팡Inc가 흑자를 기록한 2023~2025년 3년간 합산 영업이익 1조 8987억 원의 약 96.5%에 해당한다.
올해 손실 확대에는 대규모 일회성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 1분기에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고객 보상용 구매이용권 사용과 고객 이탈 등의 영향으로 354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분기 영업손실은 8350억 원이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과징금이 반영된 영향이 컸다. 쿠팡Inc는 SEC 공시에서 4억 1000만 달러 규모 행정벌금을 제외하면 영업손실이 1억 4600만 달러였다고 밝혔다. 3분기에는 인천 물류센터 화재가 실적에 부담을 줬다. 쿠팡이 반영한 화재 관련 손실은 2억 4800만 달러, 약 3540억 원이다. 재고와 설비, 판매자 재고 관련 손실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화재비용을 제외해도 3분기 영업손실은 2억 200만 달러, 약 2882억 원이다. 2분기에도 과징금을 제외한 기준으로 적자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최근 손실을 일회성 비용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본업 수익성도 나빠졌다. 3분기 매출원가는 74억 100만 달러로 매출의 74.3%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70.6%보다 3.7%포인트 높아졌다. 판매관리비도 30억 11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7.7% 증가했다. 주력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은 83억 74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5% 늘었다. 환율 영향을 제거한 성장률은 8%다.
반면 프로덕트 커머스 조정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이익)는 3억 8500만 달러로 지난해 7억 500만 달러보다 45% 줄었다. 이익률도 8.8%에서 4.6%로 낮아졌다. 화재비용을 제외한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총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다. 매출은 성장했지만 수익성은 반대로 움직인 셈이다.
사업 규모 자체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3분기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고객은 2520만 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 증가했다. 고객 1인당 매출은 332달러로 3% 늘었고, 고정환율 기준 증가율은 6%였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공급망 차질과 예상보다 낮은 물량에 따른 고정비 부담, 이탈 고객을 되찾기 위한 마케팅 투자 등을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꼽았다. 김 의장은 이러한 요인이 “구조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프로덕트커머스 EBITDA 마진이 내년 중반쯤 사고 이전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3분기가 마진의 저점”이라고 설명했다. 또 “고객 재유치를 위해 늘린 마케팅 비용은 이미 줄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쿠팡은 수익성 부담에도 성장사업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대만과 쿠팡이츠, 파페치 등을 포함한 성장사업 매출은 3분기 15억 88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3% 증가했다. 고정환율 기준 성장률은 27%다. 성장사업의 조정 EBITDA 손실은 2억 6900만 달러로 지난해 2억 9200만 달러보다 적자 폭이 소폭 줄었다.
특히 대만에서는 와우멤버십 회원 수가 전년 동기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쿠팡은 현지 물류센터와 공급망 투자를 더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성장사업의 올해 연간 손실 전망도 높였다. 기존 전망은 9억 5000만~10억 달러였지만, 쿠팡은 대만 투자를 이유로 범위 상단을 추가로 5000만~1억 달러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