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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례상장 1호’ 셀리버리 조대웅 전 대표 징역 15년 선고

“연구에만 매진해 자금 집행 몰랐다” 항변 배척…재판부 “실질적 최고 의사결정권자” 보석 취소·법정구속

[비즈한국]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의 성공 사례로 주목받았던 바이오 벤처기업 셀리버리가 결국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경영진에게 중형이 선고되는 결말을 맞았다. 법원은 신약 연구개발과 임상시험 등을 명목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 뒤 실제로는 다른 기업 인수 등에 사용한 행위를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를 훼손한 중대한 범죄로 판단했다.

셀리버리 소액주주연대가 20일 조대웅 전 대표의 판결에 앞서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 게시한 현수막. 사진=최영찬 기자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14부는 20일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 등) 혐의로 기소된 조대웅 전 셀리버리 대표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2100억 원을 선고하고 약 5억 1728만 원 추징을 명령했다. 공범으로 기소된 권선홍 전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는 징역 5년과 벌금 1100억 원을 선고했다.

앞서 지난 6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조 전 대표에게 징역 30년과 벌금 2500억 원, 추징금 676억 원을 구형한 것과 비교하면 이날 법원이 선고한 징역형은 검찰 구형의 절반 수준이며 벌금은 400억 원, 추징금은 약 670억 원 이상 줄었다.

판결문이 낭독되자 피고인석에 앉아 있던 조 전 대표와 권 전 CFO는 고개를 숙인 채 굳은 표정을 보였다.

재판 전부터 방청석 실랑이…재판부 “질서 있는 진행 협조해 달라”

이날 법정 안팎은 선고가 시작되기 전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방청객이 50명 이상 몰리자 법원 측이 본 법정 일부 좌석을 비워두고 주주들을 중계법정으로 분산시켰고, 이에 일부 주주들과 법원 관계자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재판부는 개정 직후 “법정 내 보안 조치나 통제는 모두의 안전과 질서 있는 재판 진행을 위한 것”이라며 “다소 불편함이 있더라도 지시를 잘 따라달라”고 당부했다.

이후 재판부는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양측의 주장과 범죄 사실에 대한 판단, 양형 이유 등을 차례로 설명하며 선고를 진행했다.

법원 “특례상장 신뢰 저버리고 피해 전가” 엄중 처벌

재판부는 이번 사건을 정보와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와 거래의 투명성을 훼손하고 일반 투자자들에게 예상하지 못한 고통을 안긴 중대한 범죄로 판단했다.

특히 셀리버리가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상장 요건을 완화한 ‘성장성 특례 상장 1호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특례상장 기업일수록 시장 참여자로서 높은 수준의 규칙 준수와 책임 있는 경영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셀리버리 경영진이 신약 연구개발(R&D)과 임상시험 등을 목적으로 자금을 조달한다고 공시하면서 실제로는 조달한 자금을 화장품 업체 아진크린 인수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셀리버리는 감사의견 거절을 거쳐 거래정지와 2024년 6월 상장폐지에 이르렀고, 그 과정에서 일반 주주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1심 판결이 선고된 직후 셀리버리 주주들이 법원 앞에 모였다. 사진=최영찬 기자

“연구자라 자금 집행 몰랐다” 항변 배척…법원 “실질적 기획·결재권자”

조 전 대표 측은 재판 과정에서 고의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연구에 매진하느라 세부적인 자금 집행은 CFO 등 실무진이 담당했으며, 자신은 구체적인 자금 사용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였다.

또 전환사채(CB) 발행 당시 아진크린 인수가 확정된 상태가 아니어서 공시에서 이를 밝히지 않았으며,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자금 약 433억 원으로도 인수가 가능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조 전 대표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압수된 이메일과 실사 자료 등을 근거로 신규 자금 조달에 착수하기 전부터 회사 내부에서 아진크린 인수를 추진하고 가치 평가를 진행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판단했다.

또 조 전 대표가 신사업 관련 인력 채용을 직접 지시하고 조직 개편을 단행한 점 등을 들어 단순히 연구개발에만 관여한 인물이 아니라 사업 인수를 계획하고 추진한 실질적인 최고 의사결정권자였다고 봤다.

재판부는 “아진크린 인수 당시 보유 자금 상당 부분이 사용처가 제한되거나 단기 사채 등 금융상품에 묶여 인수에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자금으로 보기 어렵다”며 기존 보유자금 약 433억원으로 인수가 가능했다는 조 전 대표 측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신약 개발 등을 명목으로 시장에서 조달한 700억 원대 자금이 아진크린 인수 등에 사용된 사실을 인정하면서, 조 전 대표가 실무진에게 책임을 미루며 형사책임을 피하려는 태도도 꾸짖었다.

조대웅 전 셀리버리 대표가 2024년 3월 임시주주총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최영찬 기자

선고 직후 조대웅 전 대표 ‘굳은 표정’…주주들은 ‘아쉬움’

조 전 대표는 그동안 보석 허가를 받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날 징역 15년의 실형을 선고하면서 조 전 대표에 대한 보석 결정을 취소했다.

재판부는 선고 과정에서 “지난해 7월에 보석을 지정했으나, 오늘 실형을 선고하기 때문에 보석 결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 전 대표는 이날 1심 선고 직후 보석이 취소되면서 법정구속됐다.

판결이 끝난 직후 법정 주변에서는 중형 선고에 대한 평가와 함께 형량 및 추징금에 대한 아쉬움이 이어졌다. 검찰이 징역 30년을 구형했던 만큼 법원이 선고한 징역 15년이 상대적으로 낮지 않냐는 것이다. 특히 추징금이 검찰 구형액인 676억 원에서 약 5억 1728만 원으로 크게 줄어든 데 대한 주주들의 아쉬움도 컸다.

주주연대를 이끌어온 윤주원 셀리버리 대표는 선고 직후 “피고인들에게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져 형량이 크게 낮게 나오지 않을까 걱정했었다”면서 “검찰 구형에 비해 추징금이 대폭 줄어든 것은 아쉽지만, 재판부에서도 고심 끝에 합리적인 판단을 내린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최영찬 기자

제약바이오 분야 출입하고 있습니다. 많이 듣고 많이 공부해 정확하게 쓰도록 하겠습니다.

chan111@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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