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비즈한국비즈한국

단독
줄 서서 먹던 ‘버터핑거팬케익스’ 어쩌다가…20년 만에 회생절차

2006년 청담동서 출발해 브런치 열풍 주도…1호점 폐점·매출 감소 속 간이회생 결정

[비즈한국] 국내 1세대 미국식 브런치 브랜드로 이름을 알렸던 ‘버터핑거팬케익스’가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버터핑거팬케익스는 국내 브런치 열풍을 이끈 대표적인 브랜드로 꼽혀왔다. 하지만 최근 잇따른 점포 폐점으로 사업 규모가 크게 축소되면서 향후 사업 운영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미국식 브런치 브랜드 1세대로 꼽혀온 버터핑거팬케익스의 매장 전경. 사진=박해나 기자

2020년대 들어 실적 악화, 매장 하나만 남아

비즈한국 취재에 따르면 수원회생법원은 10월 29일 버터핑거팬케익스코리아에 대한 간이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렸다. 간이회생은 회생채권과 회생담보권의 총액이 50억 원 이하인 기업이나 개인사업자 등이 이용할 수 있는 제도다.

버터핑거팬케익스코리아는 10월 초 법원에 간이회생을 신청했으며, 10월 12일 포괄적 금지명령을 받았다. 회생채권 신고는 11월 13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되며,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은 내년 2월 11일로 정해졌다.

버터핑거팬케익스코리아는 브런치 전문점 ‘버터핑거팬케익스’를 운영하는 외식업체다. 버터핑거팬케익스는 국내에 미국식 브런치 문화를 알린 1세대 브랜드 중 하나로 꼽힌다. 브런치가 생소했던 2006년 서울 청담동에 첫 매장을 열고 팬케이크와 와플 등을 선보이며 20~30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었다.

버터핑거팬케익스는 2010년대 초반 국내 브런치 열풍을 타고 빠르게 성장했다. 당시 청담점과 강남점, 분당점 등 3개 매장만으로 연매출 70억 원을 기록했다. 이후 영등포 타임스퀘어점과 롯데백화점 잠실점 등 주요 상권과 대형 쇼핑시설로 매장을 확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2020년대 들어 실적이 악화됐다. 버터핑거팬케익스코리아의 매출은 2021년 54억 원에서 2023년 43억 원으로 줄었다. 영업적자도 이어졌다. 2021년 2억 5000만 원, 2022년 1억 8000만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2023년에는 손실 규모가 5억 4000만 원으로 확대됐다.

실적 부진 속에 매장도 잇따라 문을 닫았다. 분당정자점과 영등포 타임스퀘어점, 연남점 등이 폐점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2006년 문을 연 1호점 청담점까지 영업을 종료했다. 현재는 롯데백화점 잠실점 한 곳만 운영 중이다.

업계에서는 매출 감소와 영업적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점포 폐점까지 잇따르면서 버터핑거팬케익스코리아의 경영난이 심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버터핑거팬케익스코리아는 향후 채권 조사와 회생계획안 마련 등의 절차를 거쳐 경영 정상화를 모색하게 된다.

버터핑거팬케익스는 지난해 1호점인 청담점이 폐점하고, 현재는 잠실점 한 곳만 운영 중이다. 사진=박해나 기자

브런치 열풍 식으면서 관련 브랜드도 잇달아 사라져

2000년대 중반 국내에 미국식 브런치 문화가 확산되면서 이태원과 청담동, 강남 등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브런치 전문점이 잇따라 등장했다. 당시 브런치는 젊은 소비자 사이에서 새로운 외식 문화로 주목받았고, 유명 매장에는 오픈런 행렬이 이어졌다.

하지만 브런치 열풍이 한풀 꺾이면서 당시 주목받던 브랜드들의 입지도 달라졌다. 2005년 이태원에서 출발한 미국식 브런치 전문점 ‘수지스’는 한때 매장을 5곳까지 확대하며 성장했지만, 2016년 이태원점에 이어 2019년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코엑스점까지 문을 닫으면서 국내 매장 운영을 종료했다.

미국 에그 샌드위치 브랜드 ‘에그슬럿’도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다. 삼립(옛 SPC삼립)이 2020년 코엑스에 첫 매장을 열며 선보인 에그슬럿은 개점 초기 긴 대기 행렬이 이어질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이후 강남과 한남동, 여의도 등으로 매장을 확대했지만 2024년 사업을 종료했다.

브런치 전문점 ‘카페마마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리코타치즈 샐러드와 파니니 등으로 인기를 끌었던 카페마마스는 한때 20곳 넘는 매장을 운영하며 2014년 연매출 228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매장 축소가 이어지면서 현재는 4개의 매장만 남아 있다. 운영사 마마스푸드의 매출도 2025년 110억 원으로 줄었다. 2024년에는 시몬느자산운용과 매각을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으나 거래는 최종 무산됐다.

브런치 브랜드의 잇단 사업 축소에는 달라진 외식 소비 트렌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전문점을 찾아야 즐길 수 있었던 브런치 메뉴가 일반 카페와 베이커리로 확산되면서 기존 브랜드의 차별성이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소비자의 식생활 변화도 변수로 꼽힌다. 최근 저당·저칼로리·고단백 등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경향이 확산되면서 버터와 시럽 등을 곁들인 팬케이크, 와플 등 기존 브런치 메뉴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1세대 브랜드가 국내에 브런치 문화를 안착시켰지만 지속적인 재방문을 이끌지는 못했다”며 “미국식 메뉴가 한국인의 일상적인 식습관에 완전히 녹아들지 못하다 보니, 브랜드 입장에서도 반복 소비와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해나 기자

유통 산업과 기업 이슈를 취재합니다. 놓치고 있는 이야기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phn0905@bizhankook.com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형광펜 추가
✕ 형광펜 제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