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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 관광객 시간 제한 1년 5개월, 주민은 반기고 상인은 울상

주민들 “소음 줄어 생활환경 개선” 상인들은 “매출 타격”…‘오후 5시 이후 예외 대상 안내 부족’ 지적도

[비즈한국] 서울 종로구 북촌한옥마을 관광객 방문 시간 제한이 본격 시행된 지 1년 5개월이 지났다. 주민들은 제도 시행 이후 생활환경이 개선됐다고 평가한다. 반면 상인들은 방문객 감소와 매출 타격을 호소한다. 상점·박물관 이용객이나 숙박객 등은 오후 5시 이후에도 출입할 수 있지만, 이 같은 예외 사항에 대한 현장 안내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6일 찾은 종로구 가회동 북촌로11길은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사진=정원혁 기자 

6일 찾은 북촌한옥마을은 무더운 날씨에도 관광객들로 붐볐다. 관광객들은 손풍기로 더위를 식히면서 한옥을 배경으로 연신 사진을 찍었다. 촬영 장소로 유명한 북촌로11길에서는 골목을 오가다 멈춰 포즈를 취하는 이들이 끊이지 않았다. 한복을 입은 외국인 관광객도 많았다. 골목에는 주민이 생활하는 공간인 만큼 정숙해달라는 안내문과 관광객 방문 시간을 알리는 표지판이 곳곳에 설치돼 있었다.

북촌은 주민들이 실제 생활하는 주거지역이지만 국내외 관광객이 몰리면서 소음과 사생활 침해 등 주민 불편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종로구는 2024년 7월 1일 북촌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주민 불편 수준에 따라 레드존, 오렌지존, 옐로우존으로 나눠 관리하고 있다. 제도는 2024년 11월부터 4개월간 계도 기간을 거친 후 2025년 3월 1일부터 본격 시행되고 있다.

북촌 특별관리지역 안내문. 레드존, 옐로우존, 오렌지존으로 나뉘어 관리되고 있다. 사진=서울스테이 제공

가회동 북촌로11길 일대는 레드존으로 특별관리지역 가운데 규제가 가장 강하다. 관광객 방문 가능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제한된다. 현장에서는 관광객에게 방문 시간을 안내하고 통행 관리와 계도 등을 맡는 ‘북촌보안관’이 활동하고 있다. 제한 시간 외 관광 목적으로 출입하면 1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현장에서는 제도가 상당 부분 자리를 잡은 모습이었다. 오후 5시가 가까워지자 북촌보안관들은 관광객들에게 방문 시간 종료를 알리고 레드존 밖으로 이동하도록 안내했다. 관광객들은 별다른 마찰 없이 골목을 빠져나갔고, 오후 5시가 지나자 북적이던 거리는 빠르게 한산해졌다.

이날 관광객들을 안내하던 한 북촌보안관은 “제도가 어느 정도 정착한 느낌”이라며 “이전에는 주민과 관광객을 구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져 그런 일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통제에 의아해하는 사람들도 제도의 취지를 설명하면 대부분 이해하고 돌아가 큰 갈등은 없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주민들은 방문 시간 제한 이후 생활환경이 한결 나아졌다고 평가했다. 북촌에서 35년째 거주한 주민 A 씨는 “주민 입장에서는 확실히 나쁘지 않다”며 “예전보다 조용해진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13년째 북촌에 거주하는 또 다른 주민도 “예전에는 밤늦게까지 관광객들로 시끄러운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고 했다. 인근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며 거주하는 B 씨 역시 “제도 시행을 매우 환영한다”고 밝혔다.

반면 상인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주민 불편을 줄이려는 제도 취지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오후 5시라는 제한 시간이 영업과 매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북촌에서 7년간 장사해온 한 상인은 “주민들을 위해 어느 정도 통제가 필요하다는 점은 동의하지만 상인 입장에서는 반강제적으로 영업시간이 줄어든 셈”이라며 “여름에는 해가 늦게 지는 만큼 오후 6시나 6시 30분 정도까지 시간을 늦췄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근 기념품점 운영자도 “제한 시간 이후 관광객이 빠지면서 매출에 영향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여름철에는 운영시간을 한두 시간 늦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예외 대상에 대한 안내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행 제도상 레드존은 사진 촬영이나 단순 배회 등 관광 목적의 방문을 제한하지만, 상점이나 박물관 이용객, 상업 활동 목적의 방문객, 숙박객 등 명확한 목적이 있는 경우에는 확인을 받아 통행할 수 있다.

북촌에서 박물관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오후 5시부터 관광객 방문이 제한된다는 안내는 곳곳에서 볼 수 있지만 박물관이나 상점 이용객은 이후에도 들어올 수 있다는 내용은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며 “오후 5시가 지나면 방문객은 아예 들어올 수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북촌 곳곳에서는 방문 가능 시간과 제한 시간 이후 관광 목적 출입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반면 상점·박물관 이용객이나 숙박객 등 예외 대상과 제한 시간 이후 이용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안내는 상대적으로 찾기 어려웠다.

레드존에 있는 통행 제한 안내문.  현장에는 이런 안내문이 곳곳에 다양한 형태로 설치돼 있다. 사진=정원혁 기자
북촌보안관이 외국인을 대상으로 배포하는 통행 제한 안내문. 사진=정원혁 기자

종로구는 현재 특별관리지역 운영 효과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방문객과 지역 상권 관련 자료를 분석하고 주민과 상인 등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해 제도 개선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상인들이 요구하는 여름철 방문 시간 연장 역시 모니터링 결과와 전문가 의견 등을 토대로 탄력적인 운영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예외 대상에 대한 안내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종로구는 북촌보안관이 현장에서 홍보물을 배포하고 예외 대상을 설명하고 있으며 QR코드 등을 통해서도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관광객이 QR코드를 확인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 만큼 현장 설명을 강화하고 홍보를 확대할 계획이다.

종로구는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정책 전반을 객관적으로 재평가할 예정”이라며 “보완할 점은 개선하고 긍정적인 부분은 유지해 지역과 주민, 상인이 상생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북촌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정원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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