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코스닥 상장사 버킷스튜디오가 다시 경영권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수 예정자인 미국 금융사 NMSI가 인수 계약금 300억 원을 납입하고, 기존 최대주주가 보유한 지분 전량에 대한 주식담보제공계약까지 체결하면서다. 버킷스튜디오가 지난 4월 경영권 매각에 실패하며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가운데 단일 인수자인 NMSI가 계약금을 납입하면서 새 주인으로 올라설지 주목된다.

8일 버킷스튜디오는 지분 인수 예정자인 NMSI, Inc.(National Mortgage Service Incorporated·NMSI)가 주식양수도 계약금 300억 원을 납부했다고 밝혔다. 7월 28일 버킷스튜디오는 NMSI에 최대주주 지분과 경영권을 매각하는 내용의 MOU를 맺었다. 이후 인수 예정자 실사와 적격성 검토 등을 거쳐 양측은 10월 2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내용에 따르면 NMSI가 버킷스튜디오를 인수하는 비용은 약 1001억 원이다. NMSI는 버킷스튜디오 최대주주인 이니셜1호투자조합이 보유한 지분 전량(32.75%)과 강지연 대표의 지분 0.02%를 합해 총 32.77%를 확보하게 된다. NMSI는 오는 12월 31일까지 중도금 200억 원과 2027년 2월 10일까지 잔금 약 501억 원을 납입할 예정이다. 최대주주 변경 예정일은 2027년 1월 14일로 명시했다.
양측은 지난 8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담보제공계약도 체결했다. 이니셜1호투자조합이 보유한 버킷스튜디오 지분 전량인 32.75%(보통주 4534만 8357주)를 NMSI에 담보로 제공하는 것으로, 계약금과 중도금의 반환 채무를 보장하는 것이 계약 목적이다. 이에 따라 계약 무산 등으로 NMSI가 지급한 계약금과 중도금 500억 원을 돌려받지 못하게 될 경우 NMSI는 주식 담보권을 행사할 수 있다.
버킷스튜디오는 관계사 비덴트와 함께 지분 및 경영권 매각을 추진해 왔으나 좀처럼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2025년 12월 외환 핀테크 업체 스위치원을 주축으로 한 컨소시엄이 특수목적법인(SPC) ‘와비사비홀딩스’를 설립해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와비사비홀딩스는 수차례 연기에도 인수 자금을 확보하지 못했다. 결국 올해 4월 20일 양측의 주식양수도 계약은 해지됐다. 이후 와비사비홀딩스는 이니셜1호투자조합 등을 상대로 주식 매수인 지위를 인정해 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킷스튜디오와 비덴트의 지분 매각 배경에는 상장폐지 위기가 있다. 두 회사는 2023년 3월 강지연 대표의 친오빠이자 빗썸 실소유주로 지목된 강종현 씨 등의 횡령·배임 혐의가 불거지면서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가 정지됐다. 이들 회사의 지배구조는 이니셜1호투자조합→버킷스튜디오→인바이오젠→비덴트→빗썸홀딩스로 이어지며, 비덴트가 다시 버킷스튜디오 지분 4.23%를 보유한 순환출자 구조다. 비덴트는 2026년 상반기 기준 빗썸홀딩스 지분 30.0%, 빗썸 지분 10.2%, 빗썸에셋 지분 10.2%를 보유하고 있다.

버킷스튜디오와 비덴트는 한국거래소의 상장적격성 실질 심사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 확보 등을 조건으로 개선 기간을 부여받았다. 그러나 와비사비홀딩스를 통한 지분 매각에 실패해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다가, 재매각을 추진하면서 비덴트는 오는 12월 22일까지, 버킷스튜디오는 12월 24일까지 개선 기간을 확보한 상태다. 서둘러 재매각에 나선 버킷스튜디오는 지분 매각 방식을 공개 매각에서 수의계약으로 전환하고 인수자를 물색했다. 종전 와비사비홀딩스와의 계약은 지분 37%를 약 2400억 원에 넘기는 내용이었지만, 이번 NMSI 계약은 지분 32.77%를 약 1001억 원에 매각하는 구조다.
이 가운데 NMSI가 버킷스튜디오의 새로운 인수자로 등장하면서 시장의 눈길이 쏠렸다. 특히 와비사비홀딩스가 자금 확보를 위해 컨소시엄을 꾸렸던 것과는 달리, NMSI는 외부 투자자를 모으지 않고 자체 자금을 활용하는 단일 인수자로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NMSI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둔 금융사로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모기지 렌더(Mortgage Lender)다. 한인 1.5세인 정재웅 대표가 2008년 12월 설립했다. 모기지 렌더는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직접 자금을 빌려주고 대출 채권을 2차 시장으로 유통하는 역할을 한다. 회사 소개에 따르면 미국 26개 주에서 모기지 라이선스를 취득해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한국 지사를 포함해 8개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공시에 따르면 NMSI는 2025년 말 기준으로 매출 1850억 원, 당기순이익 298억 원을 기록했다. 버킷스튜디오 인수 비용이 한 해 매출의 절반에 달하는 만큼 작은 규모는 아니나, NMSI가 본업에서 흑자를 내는 데다 인수 비용이 회사 자기자본의 약 11%에 그쳐 무리한 인수 시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버킷스튜디오 관계자는 “매각가를 크게 낮춘 만큼 매수자의 적격성 검토 과정에서 자금력을 중요하게 봤다”며 “매수자가 컨소시엄일 경우 이해관계가 많고 검토 과정도 복잡하다. 하지만 NMSI는 자체 자금으로 들어온 곳이어서 거래 성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NMSI가 버킷스튜디오 인수를 통해 한국에서 가상자산 사업을 전개할지는 미지수다. 앞선 관계자는 “금융업이나 가상자산 사업을 위한 인수는 아닌 것으로 안다”며 “인수 이후 기존 사업을 강화하고 향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신규 사업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비즈한국은 NMSI에 인수 목적과 향후 계획 등을 묻는 질의서를 보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