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요즘은 모두가 잘 만든다. 좋은 브랜드의 사례와 방법론은 빠르게 공유되고, 디자인과 콘텐츠의 수준도 상향 평준화됐다. 여기에 인공지능(AI)까지 등장하면서 이미지와 문장, 서비스와 경험을 만드는 일의 진입장벽도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비슷한 수준의 결과물을 누구나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에 브랜드는 무엇으로 고유할 수 있을까. 오는 10월 29일 목요일,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열리는 ‘브랜드비즈 컨퍼런스 2026’은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브랜드비즈 컨퍼런스의 주제는 ‘THE NEXT ORIGINAL – 모두가 잘 만드는 시대, 브랜드는 어떻게 고유해지는가’다. 지난 10년간 브랜드와 디자인 산업의 변화를 꾸준히 다뤄온 브랜드비즈 컨퍼런스는 올해 ‘잘 만드는 법’을 넘어, 무엇을 지키고 어떤 판단을 해야 브랜드가 자기다움을 유지할 수 있는지 다양한 시각에서 살펴본다.

브랜드비즈 컨퍼런스는 2017년 처음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브랜딩이라는 개념이 지금처럼 기업과 비즈니스의 기본으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브랜딩의 중요성에는 공감했지만 무엇이 좋은 브랜드인지,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답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이후 10년 사이 브랜드 전략과 디자인, 공간과 콘텐츠의 수준은 크게 높아졌고, 이제는 웬만한 기업도 일정 수준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시대가 됐다.
역설적으로 올해의 고민은 그 지점에서 시작한다. 완성도의 격차가 줄어들수록 서로 다른 브랜드의 모습도 점점 닮아간다. 검증된 전략과 디자인 문법을 빠르게 참고할 수 있고 AI가 제작 능력까지 평준화하면서, 과거처럼 결과물 자체만으로 차이를 만들기도 어려워졌다. 올해 브랜드비즈 컨퍼런스는 이런 환경에서 브랜드를 고유하게 만드는 것이 결국 무엇인지 묻는다.
이번 무대에는 브랜드 전략과 디자인, 공간, 산업디자인 등 서로 다른 영역에서 활동해온 8명의 연사가 선다.

먼저 최장순 LMNT 대표는 ‘이야기 정체성의 시대’를 주제로 브랜드가 왜 이제 제품과 기능보다 ‘어떤 이야기를 가진 존재인가’로 기억되는지를 짚는다. 사람들이 브랜드를 선택할 때 스펙보다 세계관과 태도, 서사에 반응하는 시대에 브랜드는 어떤 이야기를 만들고, 그것을 어떻게 일관된 정체성으로 축적해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전우성 시싸이드시티 대표는 ‘빈틈의 종말 — 브랜드는 이제 무엇으로 고유해질 수 있는가’를 통해 디자인과 마케팅의 완성도가 상향평준화된 지금, 예전처럼 작은 디테일이나 차별화된 표현만으로는 고유함을 만들기 어려워진 현실을 짚는다. 잘 만든 브랜드가 넘쳐나는 시대에 결국 무엇이 브랜드를 다르게 보이게 하고 오래 기억되게 하는지, 그 새로운 차별화의 조건을 살펴본다.
김봉찬 대신증권 이사는 ‘질문하는 디자인’을 통해 좋은 디자인이 멋진 결과물을 만드는 데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제대로 바라보는 질문에서 출발한다는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미 수많은 답과 레퍼런스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일수록 ‘무엇을 만들 것인가’보다 ‘왜 이것을 만들어야 하는가’를 묻는 일이 중요해졌다. 실제 기업 조직 안에서 브랜드와 디자인을 다뤄온 경험을 바탕으로, 질문이 어떻게 조직의 판단을 바꾸고 디자인의 방향을 결정하는지 들려줄 예정이다.
AI가 디자인 실무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도 구체적으로 다룬다. 변사범 블러블러 대표 겸 PLUS X 고문은 ‘디자이너가 사용하는 AI 경험 공유(2023–2026) - 이미지 생성에서 서비스 런칭까지’를 통해 생성형 AI가 막 등장했던 시점부터 지금까지 직접 사용하며 겪은 시행착오와 변화를 공개한다. 이미지 한 장을 만드는 도구에서 시작한 AI가 아이디어 발상과 콘셉트 개발, 프로토타이핑, 실제 서비스 출시까지 디자인 프로세스 전반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주며, 무엇을 AI에 맡기고 무엇은 디자이너가 끝까지 판단해야 하는지도 함께 짚는다.
공간과 산업디자인을 바라보는 시선도 이어진다. 백종환 WGNB 대표는 ‘Another Kind of Harmony’를 통해 공간을 단순히 아름답게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와 사람, 소재와 빛, 주변 환경처럼 서로 다른 요소들이 어떻게 하나의 경험으로 조화를 이루는지를 이야기한다. 익숙한 조화가 아니라 예상하지 못한 충돌과 긴장에서 새로운 공간의 인상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실제 작업을 통해 보여줄 예정이다.
송봉규 BKID 대표는 ‘Industrial Design as Culture - 문화로서의 산업디자인’을 주제로 산업디자인을 제품의 형태와 기능을 결정하는 작업을 넘어 하나의 문화를 만드는 행위로 바라본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물건이 어떻게 시대의 취향과 생활방식을 반영하고, 다시 사람들의 행동과 문화를 바꾸는지를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 풀어낸다.
신명섭 SHARE X 총괄디렉터 겸 PLUS X 고문은 ‘경험의 공유, 공유의 가치’를 통해 오랜 시간 축적한 경험이 개인에게 머무르지 않고 다른 사람과 조직으로 전달될 때 어떤 힘을 갖게 되는지 이야기한다. 수많은 브랜드와 디자인 프로젝트를 거치며 얻은 노하우와 판단 기준을 어떻게 언어화하고 공유할 것인지, 그리고 경험의 전수가 또 다른 창작과 성장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개인의 능력보다 조직의 집단적인 판단이 중요해지는 시대에 ‘잘하는 사람’의 경험을 ‘잘하는 조직’의 자산으로 바꾸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마지막 무대는 최소현 네이버 Creative & Experience 부문장이 맡는다. ‘브랜드는 어떻게 살아남는가’를 주제로, 좋은 브랜드를 만드는 법보다 만들어진 브랜드가 변화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는지를 이야기한다. 최 부문장은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하고 사라지는 과정을 직접 경험하고, 브랜드 컨설팅 회사를 만들어 수많은 기업의 탄생과 변화를 도운 뒤 지금은 네이버라는 거대 플랫폼 안에서 브랜드와 디자인, 마케팅, 공간을 아우르는 경험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지난 20여 년 동안 그의 질문도 ‘어떻게 좋은 브랜드를 만들 것인가’에서 ‘어떻게 조직이 좋은 선택을 반복하게 할 것인가’로 바뀌어왔다. AI가 만드는 능력까지 평준화하는 지금, 브랜드가 쉽게 바꾸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이며 환경이 달라질 때마다 과감히 바꿔야 할 것은 무엇인지, 결국 인간이 끝까지 책임져야 할 판단은 무엇인지를 짚으며 올해 컨퍼런스의 질문을 마무리한다.

브랜드비즈 컨퍼런스 2026은 김원양 일요신문사 대표의 환영사로 시작해 오전과 오후에 걸쳐 8명의 강연이 이어진다. 서로 다른 분야와 세대에서 활동해온 연사들이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고유함’이라는 하나의 질문을 바라보는 방식이다.
브랜드비즈 컨퍼런스는 매년 그 시점에 브랜드 업계가 마주한 질문을 주제로 삼았다. 10년 전에는 ‘어떻게 좋은 브랜드를 만들 것인가’가 중요한 질문이었다면,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좋은 결과물 자체가 희소했던 시대를 지나 누구나 잘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결국 올해의 질문은 ‘어떻게 더 잘 만들 것인가’가 아니다.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버리며,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무엇을 끝까지 지킬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졌다. 브랜드비즈 컨퍼런스 2026은 지난 10년을 돌아보는 동시에 앞으로 10년 동안 브랜드의 고유함이 어디에서 만들어질지를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브랜드비즈 컨퍼런스 2026은 유료로 진행되며, 참가 등록과 세부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