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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거래소 M&A 격변 속 홀로 남은 빗썸, IPO 카드 꺼냈다

2028년 목표로 올해 내부통제 강화, 내년 예비심사 청구…코빗·코인원 수수료 무료 공세, 두나무 IPO 추진도 변수

[비즈한국]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인수합병(M&A)으로 인한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2위 원화 거래소인 빗썸의 행보가 주목된다. 현재 국내 5개 원화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중 전통 금융사나 해외 대형 거래소와 M&A를 거치지 않은 곳은 빗썸이 유일하다. 빗썸은 최근 기업공개(IPO) 계획을 발표하고 지배구조 개선과 내부통제 강화 등 준비에 돌입했지만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빗썸은 2028년 상장을 목표로 내부통제 체계 강화, 수익 다변화 등을 준비 중이다. 사진=박정훈 기자

8월 초 빗썸은 2028년을 목표로 한 IPO 계획을 밝혔다. 2026년까지 내부통제 체계 강화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전환을 마치고, 2027년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거쳐 2028년 IPO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빗썸은 글로벌 상장사에 필요한 회계 기준을 맞추기 위해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에서 K-IFRS로 전환한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법무법인 등과 협업해 임직원 준법 감시와 내부통제 프로세스도 강화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가상자산 시장 변동성으로 인한 영향을 줄이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도 나선다. 수수료 중심의 수익 구조를 보완하고 유동성 자산을 확보해 상장 이후에도 기업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가상자산 거래가 감소하면서 올해 빗썸의 실적도 급감했다. 2026년 상반기 매출은 1688억 원으로, 전년 동기(3292억 원) 대비 49% 감소했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2025년 상반기 550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마이너스(–) 1087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빗썸의 매출 비중을 보면 거래 수수료 수입이 압도적이다. 2025년 말 매출 비중은 가상자산 거래 수수료 수입이 97%에 시세조회 서비스 등 기타 매출이 2.3%였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기타 매출이 800만 원대에 그치면서 비중이 0%대로 떨어졌다. 수수료 수입 비중이 100%에 달해 수익 다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빗썸은 지배구조 투명성도 개선한다고 강조했다. 빗썸은 2025년 ‘빗썸에셋(분할 당시 빗썸에이)’을 인적분할하면서 사업 구조를 개편했다. 빗썸은 본업인 거래소 및 블록체인 사업에 집중하고, 투자 등 신사업은 빗썸에셋이 맡는 식이다. 빗썸은 “거래소 사업과 신사업을 분리해 사업 구조를 단순화하고, 각 부문별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면서 이해 상충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지배구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빗썸에셋은 빗썸과 달리 올해 상반기 흑자를 기록했다. 2026년 상반기 매출은 66억 원, 영업이익 15억 원으로 당기순이익은 169억 원을 달성했다. 본업인 거래소 실적이 뒷걸음질 치는 동안 빗썸에셋이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건 채권 등 단기매매증권 투자를 통해 수익을 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빗썸이 복잡한 지배구조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우선 버킷스튜디오와 비덴트의 지분 매각이 미뤄지고 있다. 빗썸의 지배구조는 크게 창업주인 이정훈 빗썸에셋 대표 측과 비덴트로 대표되는 측으로 나뉜다. 과거 실소유주 논란이 일었던 곳이 비덴트 측으로, 이니셜1호투자조합→버킷스튜디오→인바이오젠→비덴트에서 비덴트가 다시 버킷스튜디오 지분을 가진 순환출자 구조다. 비덴트는 현재 빗썸홀딩스(30.0%), 빗썸(10.22%), 빗썸에셋(10.22%)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키움증권이 빗썸 지분 인수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이종현 기자

코스닥 상장사인 비덴트와 버킷스튜디오는 빗썸 실소유주로 불렸던 강종현 씨 및 관련 임원들의 횡령·배임으로 상장폐지 기로에 놓인 상태다. 버킷스튜디오 지분과 경영권을 매각해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을 조건으로 상장폐지를 막았지만, 지난 6월 스위치원 중심의 컨소시엄이 대금을 납입하지 못해 매각이 무산됐다.

다만 최근 새로운 인수 의향자가 나타나면서 재매각의 기회를 얻었다. 버킷스튜디오는 7월 28일 미국계 금융회사인 NMSI, Inc.와 지분 매각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최대 6주 동안 NMSI, Inc.의 실사와 적격성 검토를 진행한 뒤 거래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코스닥시장위원회는 8월 24일 개최한 상장폐지 여부 심의에서 버킷스튜디오에 개선기간 4개월을 부여하기로 의결했다. 비덴트도 올해 7월에 5개월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지배구조 문제 탓인지 금융사의 투자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 6월 말 키움증권이 빗썸의 신주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확정된 것은 없다. 이후 카카오페이도 빗썸 투자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투자 구조나 인수 조건 등으로 인해 논의가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빗썸이 금융사나 해외 대형 거래소 등 전략적 파트너를 찾지 못하는 동안 지원군을 얻은 경쟁사들의 공세는 거세지고 있다. 미래에셋컨설팅에 인수돼 미래에셋그룹 계열사가 된 코빗(사명 디지털엑스)은 8월 24일부터 1년간 모든 회원의 가상자산 거래 수수료를 무료로 적용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26일 코인원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별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전 종목 거래 수수료를 0%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코인원은 지난 5월 한국투자증권과 글로벌 거래소 OKX로부터 투자를 받아 공동 3대 주주로 맞았다. 현재 코빗과 코인원의 시장 점유율은 1~2% 수준에 그치지만 자금력을 보유한 파트너를 얻은 만큼 사업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다.

국내 가상자산 1위 사업자인 두나무가 IPO 계획을 밝힌 것도 변수다. 두나무는 최근 언론을 통해 네이버파이낸셜과의 주식 교환을 마무리하면 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두나무가 한국이 아닌 미국 증시에 상장할 가능성을 높게 보지만, 두나무와 IPO 시기가 비슷할 경우 흥행을 장담하기 어렵다.

상장을 위해서는 내부통제 논란을 해결해야 하나 법적 리스크가 남은 것도 문제다. 빗썸은 지난 2월 발생한 대규모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로 금융당국의 제재를 앞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은 8월 초 빗썸에 제재 수위 등을 담은 검사의견서를 전달하고 심의를 거쳐 최종 제재를 결정할 예정이다. 빗썸은 특정금융정보법 위반과 관련해 금융정보분석원(FIU)과의 처분 취소 소송도 진행하고 있다. 소송의 변론 기일은 두 차례 지연돼 10월 22일로 지정됐다.

심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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