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에이비엘바이오가 개발한 담도암 치료제 ABL001(토베시미그)의 미국 허가 추진에 변수가 생겼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허가신청에 앞서 생존이득을 입증할 추가 임상을 권고한 것. 글로벌 개발 파트너사 컴퍼스 테라퓨틱스는 기존 임상 결과만으로도 허가신청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FDA와 추가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29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SNU-바이오데이2026에 앞서 기자와 만나 ABL001의 향후 FDA 허가 전략과 관련해 “파트너사가 다시 자료를 정리해 11월 경 허가 신청 자료를 제출하고 FDA와 논의를 한다고 하니 그 결과를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생존이득 입증 요구한 FDA…컴퍼스는 기존 데이터로 재협의
지난 22일 컴퍼스는 FDA와 논의 결과 FDA가 ABL001의 바이오의약품 허가신청(BLA)을 제출하기 전에 생존이득을 입증하는 임상을 추가로 수행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컴퍼스는 기존 임상 2/3상 결과와 담도암 환자의 미충족 의료수요를 고려하면 BLA 제출 전 새로운 임상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BLA 제출 준비를 지속하면서 FDA와 추가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ABL001는 에이비엘바이오가 개발한 VEGF-A와 DLL4를 동시에 표적으로 삼는 이중항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2018년 11월 미국 트리거테라퓨틱스에 ABL001의 글로벌 판권(한국 제외) 을 총 5억 9500만 달러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계약금은 500만 달러였다. 이후 트리거테라퓨틱스가 컴퍼스 테라퓨틱스에 합병되면서 관련 권리는 컴퍼스로 이전됐다.
이전 치료 경험이 있는 진행성 담도암 환자를 대상으로 ABL001·파클리탁셀 병용요법과 파클리탁셀 단독요법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미국에서 임상시험이 진행됐다.
최종 분석에서 ABL001 병용군의 객관적반응률(ORR)은 18.0%로 파클리탁셀 단독군의 5.3%보다 높았다.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도 각각 4.7개월과 2.6개월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반면 전체생존기간(OS)은 대조군 환자의 ABL001 교차투여 비율이 높아 분석에 영향을 받았고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FDA가 BLA 제출 전 생존이득을 입증할 임상을 추가로 권고한 것도 이 같은 OS 결과와 관련돼 보인다는 게 업계 시선이다.
이 대표는 컴퍼스가 현재 확보한 임상 데이터를 토대로 FDA와 다시 논의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컴퍼스 측에서는 현재 데이터로 2차 치료제로서 가능성과 데이터가 충분하다고 얘기한다”며 “미국에서도 FDA가 처음에는 다시 보자고 의견을 냈다가 이후 미팅을 거쳐 허가 난 사례가 있다. 아마 다음번 FDA 미팅에서 결론이 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다만 FDA의 추가 임상 권고가 실제 개발 일정 지연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 대표는 허가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에 대해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며 “파트너 회사가 FDA와 직접 미팅을 하기 때문에 저희는 간접적으로 내용을 듣거나 공표되는 공식자료를 공유받아 확인하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저희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된다, 안 된다고 말씀드리기에는 굉장히 섣부르고 결국 미국 시장에서는 FDA 의견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ABL001는 FDA로부터 패스트트랙과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상태다. 컴퍼스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연내 FDA에 BLA를 제출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 조사에 “충격적”
에이비엘바이오는 최근 기술이전 과정에서의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으로 금융당국의 조사도 받고 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로 구성된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은 최근 이상훈 대표를 포함한 에이비엘바이오 임직원 10여 명을 조사하고 있다. 앞서 합동대응단은 에이비엘바이오 본사 등도 압수수색했다. 이 대표 가족도 조사 대상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현재까지 이 대표 가족은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대표는 최근 조사를 받은 것에 당혹감을 나타냈다. 이 대표는 에이비엘바이오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큰 터라 최근 상황이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질문에 “충격적이다. 최선을 다해 잘 진행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과 관련해 내부 정보관리와 통제 시스템을 개선할 계획이 있는지를 묻자 이 대표는 “외부 통제는 굉장히 잘했다고 생각한다”면서 구체적인 개선 조치는 언급하지 않았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글로벌 제약사들과 잇따라 대규모 기술이전 성과를 내면서 국내 바이오업계에서 주목받았다. 향후 ABL001의 개발 일정은 FDA와의 후속 협의 결과에, 회사의 불확실성은 금융당국의 조사 결과에 따라 각각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