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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유래 스킨부스터 시장 급성장…
규제 공백 메울 제도 정비 시급

FDA 최소 조작·동종 사용 요건 위배 논란…의료·법조계 “치료 목적과는 달라, 가이드라인 필요”

[비즈한국] 기증받은 인체조직에서 추출한 세포외기질(ECM)을 피부에 주입하는 ‘ECM 스킨부스터’가 미용의료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치료 목적 조직이식과 달리 피부 주입에 대한 별도의 안전성 검증 체계는 마련되지 않아 규제 공백을 메울 법·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물론 의료계와 법조계, 소비자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해 산업 발전과 국민 안전을 함께 고려한 합리적인 규제체계 마련 필요성을 논의했다.

28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ECM 스킨부스터의 안전성 검증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최영찬 기자

28일 서울시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개최한 ‘피부 주입형 ECM 조직이식재 규제 공백을 논하다-안전성 검증 필요성 심포지엄’에서 ECM 조직이식재의 임상 안전성과 법적 쟁점, 제도 개선 방향이 논의됐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ECM 스킨부스터 개발사이자 유통사인 엘앤씨바이오, GC녹십자웰빙, 휴온스 관계자 등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ECM 스킨부스터는 사체에서 채취한 피부 진피 조직을 동결 및 건조·분쇄해 미세 분말로 만든 뒤 생리식염수에 희석해 주사기로 피부에 직접 주입하는 미용 시술용 제품이다.

2024년 11월 엘앤씨바이오가 ‘리투오’를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한스바이오메드 등이 관련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ECM 스킨부스터 시장이 본격 형성됐다. 이후 GC녹십자웰빙, 시지바이오, 엠에스바이오 등도 출시를 예고한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시장 규모가 2025년 약 99억 원에서 2026년 약 925억 원으로 1년 새 10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제조사들도 생산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월 생산능력이 기존 3만 개 수준에서 8만~15만 개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ECM 스킨부스터의 사용량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21대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을 지낸 신현영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임상조교수는 미용 목적 피부 주입의 임상적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고 관리체계도 없다고 지적하며 △유통 중인 ECM 제품의 제조 공정·홍보·혼합사용 실태조사 △최소조작 및 동종사용 요건에 대한 객관적 검증 △기증자 및 피시술자에 대한 설명의무 부여 △조직은행 행정·시설 점검 강화 등을 제안했다.

신 교수는 ECM 스킨부스터 업체들의 제품 안전성 강조 논리에 의문을 제기했다. 관련 업체들은 ADM이 과거부터 재건 수술 등에 사용되며 수십 년간 안전성이 검증되었기에 피부 미용 목적으로 주입해도 크게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신 교수는 “재건 목적과 미용 목적은 기대 효과와 허용 가능한 부작용의 기준 자체가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상처나 결손을 치료하는 재건 분야에서 축적된 안전성 자료를 미용 목적 피부 주입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며 “재건 분야에서 검증됐다는 이유만으로 피부 미용 시술에서도 안전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FDA 규정에 따르면 인체조직 유래 제품은 최소 조작과 동종 사용 요건을 모두 충족할 때에만 별도의 품목허가 없이 조직은행 등록만으로 유통이 가능하다. 하지만 사체 피부 조직을 동결·건조·분쇄해 미세 분말로 가공하는 과정 자체가 원래 조직의 물리적 구조와 기능을 파괴하는 만큼 최소 조작 범주를 벗어나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신 교수는 “유방 재건 시 피부 결손을 수복하기 위해 무세포 동종진피를 덮어주는 행위는 본연의 수복 기능과 동일해 동종 사용으로 인정받지만, 이를 단순히 미용적 볼륨 증강이나 주름 개선 목적으로 주입하는 행위는 FDA도 비동종 사용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짚었다.

신현영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임상조교수는 재건 치료 목적으로 축적된 인체조직의 안전성 자료를 미용 목적의 피부 주입 시술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사진=최영찬 기자

임원택 법무법인 문장 대표변호사는 현행 인체조직안전법이 치료 목적 조직이식을 전제로 설계된 만큼 미용 목적 주사형 제품의 사용 방식이 법 취지에 부합하는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 변호사는 “인체조직법은 환자의 질환 치료를 목적으로 조직을 이식하는 행위에 초점을 맞춘다. 반면 스킨부스터 주사제는 질환 치료가 아닌 미용 목적이며, 이식이 아닌 침습적 주입 방식으로 사용된다”며 “인체조직이라는 이유만으로 의약품이나 의료기기 수준의 엄격한 허가 및 검증 절차를 완전히 면제받는 것이 정당하다는 주장은 인체조직법의 문언과 입법 목적을 벗어난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ECM 스킨부스터에 논란이 제기되는 또다른 이유는 원료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다. 대부분의 제품은 해외 인체조직은행에서 공급받은 사체에서 채취한 무세포 동종진피(hADM)를 탈세포화 및 분쇄 공정을 거쳐 제조된다. 하지만 이 사실을 제대로 아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

지난 4월 건강소비자연대가 성인 10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9.8%는 기증 시신 유래 인체조직을 미용 목적으로 피부에 주입하는 시술에 거부감을 나타냈으며, 잠재적 불매층까지 포함한 부정적 응답은 77.3%에 달했다. 또 응답자의 72.9%는 시술 전 인체조직 사용 여부와 원료 출처를 의무적으로 고지해야 한다고 답했고, 70.6%는 기증자의 미용 목적 사용 동의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미 수백억 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되고 의료 현장에서 시술이 빠르게 확산한 만큼 단순한 사용 금지나 일괄적인 규제보다 안전성 검증 체계와 소비자 알 권리를 강화하는 방향의 단계적 제도 정비가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봤다.

신 교수는 “정부가 인체 유래물을 미용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범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야 한다”며 “장기적인 부작용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충분한 설명과 동의를 전제로 환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방향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상우 식약처 바이오생약국 첨단바이오의약품TF팀장은 향후 ECM 스킨부스터 안전 관리에 대한 구체적인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최영찬 기자

이와 관련해 임상우 식약처 바이오생약국 첨단바이오의약품TF팀장은 안전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하며 이를 위한 구체적인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팀장은 “환자가 인체조직 유래 성분임을 명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조직 이식 시 작성하는 결과 기록서 양식에 인체조직 고지 여부를 확인하는 란을 신설하는 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면서 “스킨부스터 주사제 역시 단순 인체조직이 아닌 의약품이나 의료기기에 준하는 품목 허가 관리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향후 주사제 제품의 안전 관리 정책을 수립하는 데 이번 토론 내용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최영찬 기자

제약바이오 분야 출입하고 있습니다. 많이 듣고 많이 공부해 정확하게 쓰도록 하겠습니다.

chan111@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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