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정부가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대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하지만 식품업계에서는 즉석밥과 라면, 음료, 빵 등 주요 가공식품 가격 인상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가 먹거리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식품업계 가격 인상이 이어지면서 소비자의 체감물가 부담도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콜라도, 햇반도 줄줄이 가격 올라
최근 CJ제일제당이 총 8개 분야의 27개 품목에 대한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햇반은 12%, 만두류는 4.6%, 생선구이 제품은 8.4%를 인상한다. 인상된 가격은 대형마트는 오는 30일부터, 편의점은 8월 1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사조도 내달 3일부터 참치캔과 장류, 참기름 등의 가격을 올린다. 참치캔 제품은 10%, 꽁치와 고등어 등 수산캔 제품은 출고가가 20%가량 오를 예정이다. 고추장, 된장 등 장류 제품과 참기름, 들기름 등 식용 유지 제품 가격도 각각 12%씩 일괄 인상된다.
농심도 8월 1일부터 주요 용기라면과 스낵 제품의 출고가격을 각각 평균 6%, 5.5% 올린다고 공지했다. 음료 제품도 평균 7.7% 인상된다. 다만 봉지 라면은 가격 변동이 없다. 농심이 라면류의 가격 조정에 들어간 것은 2025년 3월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오뚜기는 지난 16일부터 카레, 당면, 케첩, 후추 등 29개 품목의 출고가를 인상했다. 평균 출고가 인상률은 후추류 17%, 당면류 10%, 카레류·케첩류는 각각 6.1%다. 롯데칠성음료도 지난달 26일부터 44개 품목 출고가를 평균 5.3% 인상했다. 코카콜라음료도 다음 달부터 편의점에 공급하는 52개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7.2% 인상한다.
던킨은 다음 달 2일부터 도넛 39종의 가격을 평균 6.5% 인상한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의 빵과 케이크 등 일부 제품도 31일부터 평균 8.2% 가격이 오른다.
업체들은 원재료 가격 상승과 환율, 물류비, 포장재 비용 증가 등을 가격 조정의 배경으로 꼽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국제 정세 속 장기간 지속된 고환율, 고유가 여파로 포장재 등 자재가격이 급등하고, 이로 인해 누적된 원가부담이 심화된 상황”이라며 “최근 들어 국내 수익성 악화와 협력사 납품가 인상 등으로 불가피하게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CJ푸드빌 관계자도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왔으나 오는 31일부로 불가피하게 일부 제품의 공급가와 권장소비자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부 “물가 잡겠다”, 식품업계 “못 버틴다”
식품업계가 잇따라 가격을 올리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대로 낮추겠다는 정부의 물가 안정 목표에도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지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회의를 열고 “2개월 연속 3%를 상회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월에는 2%대로 낮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들어 먹거리 물가 안정을 위해 공급 확대와 수입선 다변화 등 대응을 이어왔다.계란 가격 안정을 위해 총 2억 3000만 개의 신선란 수입계획을 세우고, 이 중 5224만 개의 수입을 완료했다. 수입한 신선란은 8월 초까지 주당 약 2000만 개 수준으로 시장에 공급된다. 이후에는 국내 산란계 생산량이 회복되는 상황을 고려해 수입 속도를 탄력적으로 조절하기로 했다.
또한 고등어 수입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영국과 노르웨이 등에서 고등어 1200톤을 추가 직수입하고, 다음 달에는 칠레와 수입선 다변화를 위한 정부 간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가공식품 가격 관리를 위해 식품업계와 간담회도 이어왔다. 지난 3월 농림축산식품부는 주요 식품업체들과 만나 물가 안정 필요성을 강조하고 가격 인상 시기와 폭, 대상 품목을 최소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기업들도 소비자 부담과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를 고려해 가격 조정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하지만 중동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와 환율이 오르면서 기업들은 원재료·포장재·물류비 부담을 호소했다. 지난 6월 열린 간담회에서는 식품업체들이 원가 상승분을 더 이상 자체적으로 흡수하기 어렵다며 정부에 세제와 수출·물류비 지원 확대를 요청하기도 했다. 결국 정부의 가격 안정 기조 속에서도 누적된 원가 부담을 견디지 못한 식품업계는 7월 들어 잇따라 가격 조정에 나섰고, 정부의 물가 관리 정책도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정부는 먹거리 가격 관리를 강화하고, 물가 안정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구 부총리는 “먹거리 등 민생 밀접 품목에 대한 관리를 더욱 강화하고, 원자재 등의 수급 안정 노력도 지속하겠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