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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라인파트너스 “JB금융·BNK금융 합병 제안” 행동주의 펀드 입김 어디까지…

양 사 이사회에 공개 주주서한 발송…노조 “지역경제와 공공성 외면한 투기 자본 논리” 강력 반발

[비즈한국] 행동주의 펀드가 지방금융지주 간 합병을 공개 제안해 파장이 일고 있다. JB금융지주의 2대 주주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JB금융과 BNK금융지주 이사회에 합병 검토를 요구하는 주주 서한을 발송했다. 양 사 노동조합은 지역금융의 공공성과 지역경제 역할을 훼손하는 시도라며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행동주의 펀드가 지방금융에 영향력을 확대하는 가운데 공공성 유지와 주주 가치 제고 충돌에 눈길이 쏠린다.

JB금융지주의 2대 주주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JB금융과 BNK금융 이사회에 양 사 합병 검토를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사진=박은숙 기자

때아닌 지방금융지주 합병 논의에 노동조합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4일 얼라인파트너스가 JB금융과 BNK금융 이사회에 양 사 합병 검토를 요구하는 공개 주주 서한을 발송한 것이 발단이 됐다. 얼라인파트너스는 JB금융과 BNK금융의 지분을 각각 14.8%, 1% 이상 보유하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두 지방 금융지주는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인터넷은행의 약진, 대형 시중은행 중심의 과점 구조 고착화 등으로 시장 입지가 약화하고 있다”며 “두 지주 합병은 지방 금융의 장기적 존립과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가장 현실적인 시장주도형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JB금융과 BNK금융의 합병을 통해 △최대 단일 금융지주 출범 △수익성·비용 시너지로 기업가치 제고 △AX 투자 역량 확보와 디지털 경쟁력 제고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리스크 분산 △상호보완적 점포망 구축 △재평가 트리거 확보 등 6가지 주주 가치 제고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각 사 이사회에 △이사회 내에 독립 이사로 구성한 특별위원회 설치 △합병 검토를 위한 외부 자문기관 선임 △8월 7일까지 합병 타당성 검토 착수 여부 발표 △검토 결정 시 합병 타당성 검토 결과와 실행 방안을 3분기 실적 발표일까지 공개할 것 등을 요청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주주 관여를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목표로 2021년 출범한 행동주의 펀드다. JB금융의 2대 주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2024년 3월 주주 추천 제도를 활용해 JB금융 이사회에 김기석·이희승 두 명의 추천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두 이사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합병 검토 요청에 각 지주 산하 노동조합이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BNK부산은행 노조(전국금융산업노조 부산은행지부)와 부산은행 우리사주조합은 20일 BNK금융 이사회를 상대로 합병 타당성 검토를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 특히 BNK금융은 합병 시 JB금융 주주가 1주를 받을 때 BNK금융 주주가 받는 신주는 0.69주에 불과해 자본 기여 대비 불리한 조건이라고 지적했다. 합병의 이익이 JB금융 지분을 가진 얼라인파트너스에게 유리하다는 의미다.

이들은 “합병 제안은 지역금융 발전이 아닌 주가 상승으로 단기 수익을 노리는 투기 자본의 이해관계를 관철하기 위한 시도”라며 “불필요한 외부 용역과 특별위원회 추진으로 타당성 검토 자체가 BNK금융의 인적·물적 자원을 낭비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BNK금융그룹의 지분 4%가량을 보유한 라이프자산운용은 BNK금융에 양도제한조건부주식 제도 도입을 제안했으나 정기주주총회에서 부결됐다. 사진=BNK금융그룹 제공  

노조는 합병이 지방 금융의 공공성을 훼손하는 방안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전북은행 노조(전국금융산업노조 전북은행지부)는 16일 성명서를 내고 “지방은행은 단순히 투자 대상이나 자산 합산의 대상이 아니다. 지역에서 조성한 자금을 지역 경제에 환류하고 소상공인·중소기업을 지원해 지역경제 버팀목 역할을 하는 공공재적 성격이 있다”며 “합병을 유일한 시장 주도형 해법으로 보는 것은 지역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라며 합병 검토 요청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더불어 JB금융 이사회를 향해서는 합병 제안을 거부할 것을 요구했다.

같은 날 광주은행 노조에서도 “합병 제안의 본질은 지역경제 미래보다 주주가치 극대화”라며 “외부 주주가 제시한 일정으로 합병 검토를 성급하게 추진할 경우 지역 금융 역할과 공공성이 악화하고, 지역기업·소상공인 금융지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내놨다.

한편 노조의 반대 뒤에는 행동주의 펀드의 입김 강화를 향한 우려도 있다. BNK금융에도 행동주의 펀드로 불리는 라이프자산운용이 적극 관여하고 있다. BNK금융 지분 4%가량을 보유한 라이프자산운용은 2025년 12월 BNK금융의 회장 선임 절차에 문제를 제기하는 주주 서한을 보내고, 이사회 및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전면 재구성 등을 요구했다.

BNK금융은 이를 받아들여 사외이사 주주 추천 제도와 사외이사 임추위 참여를 도입했고, 3월 26일 라이프자산운용은 추천 인사인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을 BNK금융의 사외이사로 앉히는 데 성공했다. 라이프자산운용은 이에 힘입어 지난 2월 회사가 보유한 주식을 이사에게 장기 성과 보상으로 지급하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제도를 도입할 것도 제안했다. 다만 이는 3월 정기주총 안건으로 상정됐으나 부결됐다.

김대성 부산은행 노조위원장은 “BNK금융은 민간 기업이지만 부울경 고객, 지역 기업과 함께 가는 공공성을 가지고 있다. 불리한 합병으로 인한 BNK금융의 손실은 공공성 훼손으로 이어진다”며 “BNK금융에도 행동주의 펀드가 관여하고 있어 이번 사안에 관해 더욱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심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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