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LIG D&A가 KF-21의 핵심 무장을 통합 관리하고 수출까지 추진하는 ‘미사일 토탈 패키지’를 제안했다. KGGB 유도폭탄부터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SRAAM),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ALCM),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LRAAM)까지 LIG D&A가 체계종합을 맡아 수출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구상이다. KF-21에 탑재되는 주요 무장을 LIG가 통합 관리할 경우 개발비와 양산비를 절감하고, 통합 유지·보수·정비(MRO) 체계까지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26년 7월 15일 충북 청주 오스코(OSCO)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LIG D&A의 제6회 항공유도무기·항공전자 발전 세미나에는 군수사령부와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ADD) 등 민·관·군 관계자 250여 명이 참석했다. ‘K-방산의 마지막 퍼즐’을 주제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발표는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 그리고 LIG D&A가 이 사업을 맡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자리였다.

그렇다면 LIG는 왜 ‘K-방산의 마지막 퍼즐’로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강조했을까. 현재 KF-21에는 영국·유럽 합작사 MBDA의 미티어(Meteor)와 독일 딜 디펜스(Diehl Defence)의 아이리스-T(IRIS-T)가 탑재될 예정이다. 여기에 일각에서는 MBDA가 참여한 타우러스(Taurus) 미사일을 국내에서 개발 중인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대신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KF-21의 수출 경쟁력과 무장 운용의 자율성을 확보하려면 국산 무장을 통합해야 할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다.
이런 배경 속에서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사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한화와 LIG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사업은 정부 주도로 추진된다.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을 주도하고 시제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일부 유튜브 영상에서는 시제업체가 이미 특정 회사로 결정됐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다면 LIG D&A는 왜 자신들이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시제업체로 선정돼야 한다고 주장할까. 첫 번째 근거는 기존 체계종합 실적이다. LIG는 KGGB(한국형 GPS 유도폭탄)와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천룡’ 개발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SRAAM-Ⅱ) 체계개발에도 착수했다. 여기에 연구개발비만 약 7535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사업까지 맡아 KF-21 무장 체계를 하나로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 LIG의 주장이다.
이것이 이번 세미나에서 LIG가 제시한 ‘KF-21 미사일 토탈 패키지’의 핵심이다. KF-21은 공대공 미사일이 없으면 공중전을 수행하기 어렵고, 공대지 미사일이 없으면 지상 목표물을 공격할 수 없다. LIG는 이미 ADD 주도로 개발되는 유도폭탄과 공대지 미사일,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의 체계종합을 맡고 있다. 마지막으로 남은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까지 LIG가 개발의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논리다.
물론 공대공 미사일과 공대지 미사일은 개념과 역할이 다르며,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과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역시 요구되는 기술과 운용 특성에 큰 차이가 있다. 특히 ADD 주도로 개발할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미티어와 동등한 비행 성능을 갖춰야 한다. 미티어에는 없는 능동전자주사식(AESA) 레이더 탐색기까지 적용할 예정이어서 요구 성능도 매우 높다. 미사일을 복잡한 인터페이스를 통해 KF-21과 연결하고 통합하는 작업 역시 만만치 않은 과제다.
LIG D&A가 제안한 토탈 패키지의 핵심은 공대공·공대지 미사일의 체계종합을 한 회사가 주도하면 개발 난도를 낮추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향후 유지·보수·정비에서도 큰 장점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LIG는 이미 세 종류의 미사일과 유도폭탄을 KF-21에 통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공통 부품과 기술을 활용하면 여러 업체가 각각 개발할 때보다 체계통합을 쉽고 저렴하게 진행하고 미사일 단가도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LIG가 이미 KF-21에 천룡 미사일을 탑재·통합하는 시험을 진행하며 경쟁사보다 많은 경험을 축적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보다 먼저 통합하면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주장에도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
장기적으로 KF-21에 탑재되는 서로 다른 미사일의 부품과 정비 체계가 공통화된다면 유지·보수 측면에서도 큰 이점이 생긴다. 한국 공군은 과거 AGM-84H 슬램-ER(SLAM-ER) 미사일 정비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타우러스 미사일 역시 제작사가 부품과 정비 역량 부족 등을 이유로 당초 7년 안팎이던 정기 창정비 주기를 15년으로 통보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다만 경쟁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도 KF-21의 AESA 레이더를 비롯한 핵심 부품 개발을 맡고 있다. 추진기관과 탐색기 등 유도탄 개발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과 경험을 보유한 만큼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사업에서 LIG의 우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유도탄 개발 과정에서 가장 까다로운 단계 가운데 하나는 미사일을 전투기에 실제로 장착하고 안정적으로 발사하는 체계통합이다. 올해 초 시험 과정에서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이 추락하자 관련 연구진은 원인을 면밀히 분석했고, 결국 지난 6월 25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당시 발사된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은 미사일 직경 정도의 점 표적에 명중해 1m 안팎의 정확도를 나타냈다. 국산 미사일 개발의 필요성과 ADD·LIG의 기술력을 실제 성과로 입증한 것이다.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에서 축적한 체계통합 경험이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사업자 선정과 KF-21 국산 무장 체계의 완성도를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