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성추행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정승빈 넥스트키친 대표(49)가 여전히 서류상 대표직을 유지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넥스트키친은 올해 1월 정 대표의 성추행 논란이 불거지자 모든 업무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정승빈 대표는 김슬아 컬리 대표(43)의 남편이다. 컬리는 넥스트키친 지분 45.23%를 보유한 대주주다. 넥스트키친은 컬리의 PB(자체 브랜드) 상품을 공급하는 핵심 관계사이기도 하다.

정승빈 대표는 지난해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동부지방법원은 올해 4월 정 대표에게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넥스트키친은 올해 1월 입장문을 통해 “독립적인 외부 전문 기관을 통해 이 사안과 관련해 피해자 보호를 포함한 회사의 조치가 적절했는지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을 진행하겠다”며 “점검이 완료될 때까지 대표이사에게 정직 처분을 내리고 어떠한 영향력도 발휘할 수 없도록 회사의 모든 업무에서 배제하겠다”고 전했다(관련기사 ‘김슬아 컬리 대표 남편 성추행 의혹’ 컬리 IPO에 영향 미치나).
컬리에 따르면 정승빈 대표는 현재 넥스트키친 관련 업무를 수행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정 대표는 현재도 넥스트키친의 유일한 사내이사로 사실상 대표이사 역할을 하고 있다. 넥스트키친 홈페이지 대표이사란에도 정 대표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회사 대표 자리가 공석이면 다른 이사가 대표 직무대행을 맡는다. 하지만 넥스트키친의 사내이사는 정승빈 대표가 유일하다. 미등기임원은 상법상 이사가 아니므로 대표 직무대행을 맡을 수 없다. 등기임원이 없는 경우 법원을 통해 임시 대표를 선임해야 한다. 상법 제386조에는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법원은 이사, 감사 기타의 이해관계인의 청구에 의해 일시 이사의 직무를 행할 자를 선임할 수 있다”며 “이 경우에는 본점의 소재지에서 그 등기를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넥스트키친은 올해 1월 정승빈 대표에게 정직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나도록 신규 대표나 임시 대표를 선임하지 않고, 정 대표가 그대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상태다. 넥스트키친 내부 결재를 진행하면서 대표의 직인이 필요한 경우 결국에는 정 대표의 승인이 필요하다. 정 대표가 수감되지 않고 집행유예 처분을 받았기 때문에 대표 자리를 유지하는 이상 넥스트키친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비즈한국은 넥스트키친에 관련 내용을 문의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
한편, 정승빈 대표의 성추행 혐의가 알려지자 소셜미디어(SNS) 등지에서 컬리 불매운동 조짐이 보였다. 그러나 정작 컬리의 실적은 상승세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컬리의 매출은 지난해 1분기 5807억 원에서 올해 1분기 7457억 원으로 28.41%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억 원에서 242억 원으로 무려 13배가량 증가했다. 컬리가 넥스트키친으로부터 매입한 상품 비용도 57억 원에서 70억 원으로 21.90% 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