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본문바로가기
비즈한국비즈한국

실적 ‘최대치’ 찍고 사옥까지 키운 에이블리, 재무상태는?

몸집 키우기 속 자본잠식 지속 우려…“손익 구조·신사업 투자 효율 개선 중”

[비즈한국]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에이블리가 올해 신규 사업과 조직 확대에 나서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다만 적자와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지는 만큼, 올해 외형 성장이 수익성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으로 연결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알리바바와의 협업 역시 아직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 실질적인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것도 향후 과제로 남아 있다.

사옥 넓히고 오프라인까지 진출…몸집 줄이는 경쟁사들과 대조

이달 초 에이블리는 서울 서초구 교보타워의 본사 사무공간을 확대했다. 사진=에이블리코퍼레이션 홈페이지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가 조직 규모 확대에 나선 분위기다. 비즈한국 취재에 따르면 에이블리를 운영하는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이달 초 서울 서초구 교보타워 본사 사무공간을 기존 2개 층에서 3개 층으로 확대했다. 그간 6층과 7층을 사무 공간으로 사용해왔는데, 이달부터 17층을 추가로 임대하며 본사 규모를 키운 것이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이 본사 사옥을 넓힌 것은 약 5년 만이다. 지난 2021년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강남역 인근 사무실에서 교보타워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사무공간을 기존보다 약 5배 넓힌 바 있다.

소비 침체가 이어지며 여성 패션 플랫폼 업계가 전반적으로 몸집을 줄이는 가운데, 에이블리가 본사 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점은 눈에 띈다. 비용 절감과 조직 효율화에 나선 경쟁사들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카카오스타일은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직원 수는 감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민연금 가입자 데이터에 따르면 카카오스타일은 지난해까지 500명 이상의 인력을 유지했으나 연말부터 감소세가 나타나 최근에는 480명대로 줄었다. 한때 에이블리·지그재그와 함께 여성 패션 플랫폼 3강으로 꼽혔던 브랜디 운영사 뉴넥스는 지난해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현재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에이블리는 최근 신규 사업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지난 4월 첫 뷰티 자체 브랜드인 ‘바이블리’를 출시했고, 6월에는 익일 배송 서비스 ‘도착보장’을 도입했다. 최근에는 공방과 베이커리 등 오프라인 매장을 예약할 수 있는 ‘에이블리 플레이스’를 선보이며 사업 영역을 오프라인으로까지 넓혔다.

인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에이블리는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50여 개 직무의 공개 채용을 진행 중이다. 백엔드·머신러닝 등 개발 직군뿐 아니라 뷰티 PB, 풀필먼트, 신사업 등 최근 확대하고 있는 사업과 관련된 인력을 모집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에 맞춰 관련 조직도 함께 키우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에이블리 측은 사무공간 확대 역시 이 같은 사업 확장의 연장선에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최근 사업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인력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이에 걸맞은 업무 공간을 선제적으로 확보해왔다. 이번 사무공간 확대 또한 사세 확장에 따른 결정”이라며 “앞으로도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인프라를 탄탄히 다져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4년 알리바바그룹은 에이블리에 1000억 원을 투자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스테이트타워 남산에 위치한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본사. 사진=임준선 기자

에이블리코퍼레이션, 적자 지속에 완전자본잠식 상태

공격적인 사업 확장과 별개로 에이블리는 수익성과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과제를 떠안고 있다. 에이블리는 지난해 거래액 약 2조 8000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의 2025년 매출액도 3697억 원으로 전년보다 10.6%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손실액은 43억 원, 당기순손실도 30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재무 부담도 여전하다. 지난해 누적 결손금은 2252억 원에 달했고,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552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졌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에이블리 단일 플랫폼 기준으로는 성장세가 뚜렷하다는 설명이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지난해 에이블리는 영업이익 130억 원을 기록했으며, 여기서 발생한 이익을 남성 플랫폼 ‘4910’과 일본 플랫폼 ‘아무드’ 등 신사업에 재투자하고 있다”며 “전 사 영업손실도 전년 대비 72% 감소하는 등 손익 구조와 신사업 투자 효율이 매우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2025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51억 원 흑자를 기록했으며,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약 1000억 원 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탄탄한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알리바바 투자 이후 양 사의 협업이 올해 본격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2024년 알리바바그룹은 약 1000억 원을 투자하며 에이블리 지분 약 5%를 확보했다. 에이블리 투자는 알리바바가 국내 온라인 플랫폼의 지분을 확보한 첫 사례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투자를 계기로 에이블리가 알리바바와 협업해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하게 될 경우, 해외 판로와 신규 수익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커졌다.

다만 양 사가 손을 잡은 지 1년 6개월가량이 지났지만, 협업 성과는 아직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에이블리 측은 글로벌 사업 시너지 창출을 위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으나, 실제 성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양 사가 파트너로서 글로벌 사업 시너지를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며 “다만 실질적인 글로벌 비즈니스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알리바바의 투자가 향후 에이블리의 경영 참여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지난해 2월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가 에이블리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돼 이사회에 합류하면서, 일각에서는 알리바바가 에이블리의 주요 경영 의사결정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앞서의 관계자는 “알리바바의 경영 참여는 통상적인 투자 유치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주로서의 역할인 이사회 참여 등의 수준에 한정된다”며 “실제 회사 운영과 비즈니스 의사결정은 에이블리 경영진이 전적으로 독립해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해나 기자

유통 산업과 기업 이슈를 취재합니다. 놓치고 있는 이야기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phn0905@bizhankook.com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형광펜 추가
✕ 형광펜 제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