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이재명 정부는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자산 증식을 불로소득으로 규정하고, 부동산에 투입된 자금을 주식시장으로 옮기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부동산 자금의 주식시장 이동이라는 정책 방향은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수차례 강조했을 정도다. 하지만 최근 코스피지수가 연일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주식시장이 이 대통령이 추진해온 기업을 위한 자본시장 육성의 장이 아니라 또 다른 형태의 불로소득을 위한 투기의 장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나만 기회를 놓칠지 모른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에 휩싸인 개인투자자들이 빚투(빚내서 투자)에 대거 뛰어들면서 주가 급락 시 증권사의 주식 강제 처분(반대매매)으로 손해를 보는 이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6월에는 이러한 반대매매 금액이 1조 원을 넘기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급등락 속에 반대매매는 7월에도 지속되고 있어 주식시장에 뛰어든 개미들이 눈물을 흘리는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 대통령은 6월 1일 엑스(X·옛 트위터)에 부동산 탈세신고 10건 중 8건이 수도권이라는 언론 기사를 공유하며 “부동산 탈세 이제는 안 된다”며 “망국적인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은 반드시 탈출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3일에는 부동산을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여전히 저평가되는 원인 중 하나”라고 지목하며 “대한민국은 반드시 부동산 투기 공화국 탈출, 창업국가로 대전환, 대체불가 핵심국가로 발전을 이뤄내야 한다”고 적었다.
부동산에 집중된 자금을 주식시장으로 유도해 기업들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최근 주식시장은 ‘돈 놓고 돈 먹기식’ 투기 시장으로 변질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허용한 뒤 이 레버리지 상품이 주식시장을 흔들면서 증시 급등락을 이끌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가 한국 증시는 물론 미국과 유럽 증시까지 끌어내리는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로 인해 부동산 자금을 기업 지원을 위한 주식시장으로 이동시킨다는 정책 기조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증시의 변동성에 빚투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의 주식이 강제 청산되는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주식시장에 대한 신뢰가 깨지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살 경우 주가 하락에 대비해 일정 비율(140%)을 담보로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주가가 급락해 담보유지비율을 지키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담보로 잡은 주식을 강제로 청산(반대매매)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최근 주가 급등락이 반복되면서 담보유지비율을 맞추지 못해 반대매매되는 주식 액수가 급증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1월 주가 급락에 제때 담보유지비율을 지키지 못해 반대매매된 금액(위탁매매 미수금 대비)은 2142억 7400만 원이었다. 2월에도 2294억 8200만 원으로 2000억 원대를 유지했으나 3월에 미국·이란 전쟁 발발 여파로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금액은 5508억 3000만 원으로 2배 넘게 뛰었다. 이어 4월에 2641억 5700만 원으로 다시 내려오는 듯했으나 5월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증가와 이에 따른 파업 위기에 증시가 등락을 거듭하면서 7076억 9800만 원으로 급등했다. 6월에는 반도체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가 제기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 출시에 증시 변동성이 더욱 커지자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금액은 1조 1228억 5900만 원으로 1조 원대를 넘어섰다. 1월과 비교하면 5개월 사이에 반대매매 규모가 5.2배로 커진 것이다.
또 올해 들어 하루에 1000억 원 이상 반대매매가 이뤄진 날은 5거래일인데, 이 중 4거래일이 6월에 발생할 정도로 6월은 개미들에게 지옥 같은 달이었다. 특히 금요일이었던 6월 5일 1661억 9200만 원이 반대매매된 데 이어 월요일인 8일 1391억 3400만 원, 다음날인 9일 1697억 9600만 원 등 3거래일 연속 1000억 원 이상 주식 강제 청산이 벌어지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