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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도서관’ 이름 바뀔까…서울시 ‘예우 철회’ 조례 신설

홈플러스 사태 영향 ‘명칭 논란’…서울시 “법원, 검찰 등 상황 주시하며 종합 검토”

[비즈한국] 홈플러스 사태 영향으로 ‘김병주도서관’의 명칭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시가 최근 기부자 예우를 철회할 수 있는 근거를 조례에 신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병주도서관이라는 명칭이 기부자 예우 차원에서 결정된 만큼, 예우 철회 근거 마련이 실제 명칭 변경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이름을 딴 김병주도서관을 둘러싸고 명칭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시의회 검토보고서에 김병주도서관 사례 언급

3월 30일 서울시는 ‘서울특별시 기부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전부 개정하고 조례명을 ‘서울특별시 기부문화 활성화에 관한 조례’로 변경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개정 조례에 기존에 없던 기부자 예우 철회 조항이 새롭게 마련됐다는 점이다.

개정 조례 제7조 ‘기부자 예우 사후관리’에 따르면 서울시는 예우를 받는 기부자가 △법령을 위반하거나 거짓으로 기부한 경우 △범법 또는 위법행위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그 밖에 예우를 유지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기부심사위원회가 심의·의결한 경우 예우를 철회할 수 있다.

특히 이 조항의 신설 과정에서 김병주도서관 명칭 논란이 직접 거론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서울시의회 검토보고서에는 기부자 예우 사후관리 조항과 관련해 ‘최근 ‘서울시립 김○○도서관’ 명칭을 두고 논란이 있는바, 예우 사후관리 규정이 부재한 상황에서 행정적 한계를 극복하고 예우 대상자의 도덕성과 공익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그 필요성이 있다’는 내용이 언급됐다.

홈플러스 사태가 불거진 이후 ‘김병주도서관’을 둘러싼 명칭 논란은 확산됐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신청과 관련해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책임론이 커지면서, 공공도서관에 김 회장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에 건립 중인 김병주도서관 조감도. 사진=서울시 홈페이지

지난해 5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는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도서관에 사기 혐의로 수사받는 인물의 이름을 붙이겠다는 서울시의 결정은 공공성과 정의에 정면으로 반한다”며 “김병주도서관 명칭 지정을 즉각 철회하고 시민 의견을 반영해 새로운 이름을 정하라”고 촉구했다.

노동계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도 명칭에 문제를 제기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서관 명칭과 관련해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접수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김병주 회장, 도서관 사업비 절반 기부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에 건립 중인 김병주도서관은 서울도서관에 이은 서울시의 두 번째 시립도서관이다. 서북권의 최초 시립도서관으로, 2024년 착공해 내년 5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9109㎡(약 2756평) 규모로 조성되며, 서울시 건설알리미에 따르면 현재 공정률은 52.19%다.

2021년 김병주 회장은 서울시의 시립도서관 건립계획을 접한 뒤 기부 의사를 전달했다. 이민 전 거주했던 서대문구에 들어서는 시립도서관 건립을 지원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총사업비 675억 원의 절반가량인 300억 원을 도서관 건립기금으로 기부했다. 서울시 기부심사위원회는 심의를 거쳐 도서관에 기부자의 이름을 붙이는 방안을 의결했고, 이에 따라 ‘김병주도서관’이라는 명칭이 결정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례에 기부자 예우 근거가 마련돼 있어 기부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명칭 부여 방식으로 예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서울특별시 기부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제3조는 예우를 ‘기부자에게 시장 명의의 표창·감사장 및 감사패를 증정하거나 건물·공간 명칭을 부여하는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었다.

2024년 11월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에서 열린 김병주도서관 착공식. 착공식에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부인 박경아 씨,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참석했다. 사진=서울시 제공

하지만 홈플러스 사태 이후 김 회장을 둘러싼 책임론이 확산하면서, 기부자의 이름을 공공도서관 명칭으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명칭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서울시는 아직 변경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채 관련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현재로서는 명칭 변경을 포함해 결정된 사항이 없다”며 “홈플러스 회생절차와 관련한 법원의 판단과 김병주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 등 여러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서울시는 7월 20일로 예정된 법원의 홈플러스 회생절차 관련 결정을 주의 깊게 지켜보는 분위기다. 법원 판단이 홈플러스 사태의 책임 공방과 김 회장을 둘러싼 여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향후 명칭 문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울시는 회생절차 폐지 결정이 곧바로 도서관 명칭 변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법원 결정 이후의 상황과 검찰 수사 진행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 뒤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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