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특허청 상표 특별사법경찰이 패션 브랜드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할인 매장 운영 업체를 상표권 침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상표 사용권을 둘러싼 레이어와 클레비의 분쟁이 가품 논란으로 번진 가운데, 소송에서 잇따라 승소하며 마리떼 상표의 국내 전용사용권자로 인정받은 레이어는 형사 고발과 소비자 피해 접수에 나서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대명화학그룹의 패션 계열사 레이어와 유통사 클레비는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마리떼)의 상표 전용사용권을 두고 법적 분쟁을 벌여왔다. 마리떼는 패션업계에서 마뗑킴, 마르디 메크르디와 함께 일명 ‘3마’로 불리는 인기 브랜드 중 하나다. 현재 법원으로부터 마리떼의 국내 독점 라이선시로 인정받은 곳은 레이어다.
문제는 전국 주요 상권에 레이어와 클레비 측이 운영하는 매장이 공존해 소비자 혼란이 이어진다는 점이다. 레이어가 운영하는 마리떼 매장 인근에 클레비 등이 현수막으로 간판을 내건 할인 매장을 운영하는 것. 일반 마리떼 매장에서 옷을 구매할 경우 태그에 제조사가 레이어로 표기된 반면 할인 매장에서 구매한 옷에는 클레비 등 다른 업체가 적혀 있다. 상표 사용권 분쟁이 가품 문제로 이어지자 레이어는 클레비와 연관된 제조·유통·판매사를 형사 고발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특허청 상표 특별사법경찰이 지난 6월 마리떼 가품 매장을 운영한 업체를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허청 특사경은 지식재산 침해 관련 범죄를 수사하고 검찰에 송치한다. 상표권 침해로 적발된 곳은 클레비 측이 운영하는 서울 중구 명동의 할인 매장으로, 레이어가 운영하는 명동 매장과 불과 100m가량 떨어져 있다. 할인 매장이 전국 단위로 퍼지면서 여러 건이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레이어와 클레비의 분쟁은 양 사가 각각 마리떼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데서 비롯됐다. 마리떼 상표의 소유권자인 우르츠부르크 홀딩 에스. 에이.(우르츠부르크)는 2023년 3월 전윤경 전 클레비 대표와 마리떼 상표를 부착한 상품을 국내에서 독점적으로 제조·유통·마케팅·판매할 수 있는 계약을 맺었다. 클레비는 계약 이후 상표 전용사용권(등록 상표를 독점적으로 사용할 권리)은 설정등록하지 않았다.
2023년 8월 클레비 내부의 경영권 분쟁을 알게 된 우르츠부르크는 전 전 대표와의 계약이 무효라고 보고, 계약 취소를 통보한 후 클레비에 계약금을 반환했다. 그해 10월 우르츠부르크는 레이어와 한국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레이어는 계약 이후 전용사용권을 설정등록했다.
그러자 클레비 측은 먼저 계약을 체결했다며 레이어의 마리떼 상표 사용을 금지하는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2024년 3월 이를 기각했다. 2025년 7월에는 레이어가 클레비를 상대로 상표 사용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는데, 법원은 클레비가 레이어의 전용사용권을 침해했다고 보고 레이어의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레이어는 지난 5월 12일 클레비를 상대로 제기한 상표 전용사용권 침해 금지 소송의 1심에서도 승소해 국내 전용사용권을 인정받았다.

소송에서 승기를 잡은 레이어는 강경 대응에 나섰다. 가품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적발 시 즉각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레이어는 마리떼 홈페이지 내 ‘상표 전용사용권 승소 판결에 따른 가품 대응 공고’를 통해서도 “국내에서 유통하는 마리떼 제품은 레이어가 유통 및 판매하는 제품만이 유일한 정품”이라며 “클레비, 다산에프앤씨 등 타 업체가 유통하는 모든 제품은 법적 판단으로 권한 없는 자가 생산한 모방 가품임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레이어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불법 가품 피해 공동 대응 참여인단도 모집 중이다. 공식 채널이 아닌 곳에서 가품을 구매한 소비자가 결제 내역과 상품 사진 등을 제출하면 향후 형사 고소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레이어는 “사법 절차 결과와 내부 기준에 따라 피해 구제 방안은 추후 검토할 것”이라고 안내했다.
레이어는 피해 접수에 관해 “상표 전용사용권 침해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음에도 불법 가품 유통으로 대규모 소비자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가품 매장에서 정품 이미지를 무단 도용하거나, 정품이라고 적극 안내하는 식”이라며 “소비자 피해를 넘어 시장 전체의 유통 질서를 교란하는 행위로 보고, 접수된 피해 현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레이어는 대명화학그룹에서 패션 사업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대명화학그룹은 레이어를 중심으로 패션 계열사 지배 구조를 정리했다. 모회사 어센틱브랜즈코리아(80%)를 자회사인 레이어가 역으로 흡수합병하는 방안을 결의했다. 합병 이후 어센틱브랜즈코리아가 소멸하면 지배 구조는 ‘권오일 대명화학그룹 회장(100%)→어센틱브랜즈홀딩스(79.7%)→레이어’ 순으로 재편된다.
합병 이후 레이어는 산하에 마뗑킴 운영사 하고하우스, ‘오프뷰티’ 운영사 큐앤드비인터내셔날, ‘코닥어패럴’ 등 브랜드 운영사 하이라이트브랜즈, ‘오프닝 프로젝트’ 등 운영사 레시피그룹, 패션 물류 전문 기업 SLK 등을 두게 된다. 합병 기일은 8월 1일로 예정됐다.
레이어는 향후 대응 방안에 관해 “가품 유통사가 전용사용권 침해로 얻은 부당 이득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묻고, 가품으로 실추된 브랜드 가치 회복에 힘쓸 것”이라며 “기업 간 분쟁을 넘어 가품 제조·유통 전 과정의 뿌리를 뽑는 것이 법적 조치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