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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박스 합병 접은 롯데시네마, 해외 유일 거점 베트남에 쏠린 눈

현지법인 자본총계 마이너스 2062억 '완전 자본잠식'에 본사 채무보증 658억 달해

[비즈한국] 메가박스와의 합병이 무산된 롯데시네마가 독자 생존 전략 마련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국내 극장의 회복세가 불확실한 만큼, 롯데컬처웍스가 유일한 해외 사업 지역인 베트남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베트남 법인이 자본잠식 상태인 데다 본사의 채무보증도 이어지고 있어, 향후 베트남 사업의 수익성 개선과 재무 부담 관리가 롯데컬처웍스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메가박스와의 합병 추진이 무산되면서 롯데시네마는 멀티플렉스 시장에서 독자 생존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사진=임준선 기자

중앙그룹 유동성 위기 후폭풍…롯데시네마·메가박스 ‘빅딜’ 무산

지난 1일 롯데쇼핑은 롯데컬처웍스가 콘텐트리중앙과 추진하던 롯데시네마·메가박스 합병 절차가 중단됐다고 공시했다. 롯데쇼핑은 “콘텐트리중앙과 롯데컬처웍스·메가박스중앙 간 합병 추진을 위해 체결한 MOU는 2026년 6월 30일이 지남으로써 해제돼 합병 관련 절차는 중단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5월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중앙은 합병 추진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의 합병은 멀티플렉스 업계의 ‘빅딜’로 주목받았다. 극장가 침체기로 멀티플렉스의 생존 위기감이 짙어지는 가운데, 업계 2·3위 사업자가 손을 잡으면서 1위 CGV와 양강 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졌다.

양 사는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사전협의를 요청하고 투자 유치에도 나섰지만, 합병 절차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중앙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면서 메가박스중앙이 회생절차를 신청했고, 결국 MOU 기한 만료와 함께 두 회사의 합병은 무산됐다.

중앙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면서 메가박스중앙은 지난달 14일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사진=임준선 기자

메가박스중앙은 6월 14일 회생절차를 신청했고, 같은 달 30일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하면서 절차가 본격화됐다. 메가박스중앙의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은 오는 12월 1일이다. 현재 메가박스중앙은 직원 급여와 임차료, 영화 상영에 따른 부금, 매점 원부재료 구매비, 시설관리 용역비 등 극장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법원의 허가를 받아 집행하는 절차를 이어가고 있다.

비즈한국 취재에 따르면 지난 2일 메가박스중앙은 구조조정담당임원(CRO) 위촉 허가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CRO는 회생기업의 자금 관리와 구조조정, 회생계획 수립 등을 총괄하는 전문 책임자다. 메가박스중앙이 CRO 선임 절차에 착수하면서 회생절차는 본격적인 구조조정 국면으로 넘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시네마 베트남 사업…채무보증만 늘어

메가박스와의 합병이 무산된 롯데시네마는 침체된 멀티플렉스 시장에서 독자 생존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롯데컬처웍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4345억 원으로 전년(4517억 원) 대비 3.8% 감소했다. 2024년 3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지난해에는 10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시장 점유율도 하락세다. 2023년 33.7%에서 2024년 28.5%로 낮아졌고, 지난해에는 27.9%까지 줄었다.

롯데컬처웍스의 부진은 영화 시장 침체의 영향이 컸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전체 극장 관객 수는 2023년 1억 2514만 명에서 2024년 1억 2313만 명으로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억 609만 명까지 줄었다. 엔데믹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관객 수가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올해 1분기에는 ‘왕과 사는 남자’가 15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며 극장가 흥행을 이끌었고, ‘만약에 우리’의 장기 흥행과 ‘아바타: 불과 재’ 등 외화 선전이 더해지면서 모처럼 활기가 돌았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1분기 전체 관객 수는 319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2% 증가했다. 롯데컬처웍스도 1분기 영업이익 79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분기에도 긍정적인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1분기와 비교하면 흥행 강도는 다소 약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 때문에 상반기 반짝 흥행을 시장의 본격적인 회복세로 단정하긴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영화 시장의 성장세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에서 해외 사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현재 롯데시네마가 해외 사업을 이어가는 곳은 베트남이 유일한 만큼 베트남 시장에서의 성과가 향후 독자 생존 전략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롯데컬처웍스는 중국,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영화관 사업을 전개했으나, 실적 부진으로 모두 철수하고 현재 베트남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임준선 기자 

롯데컬처웍스는 2008년 국내 멀티플렉스 업계 최초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해 현재 45개 극장을 운영 중이다. 과거 중국과 인도네시아, 홍콩 등에서도 영화관 사업을 전개했지만 실적 부진으로 모두 철수했고, 현재는 베트남에서만 해외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베트남의 1인당 영화 관람 횟수가 주변 국가보다 낮아 향후 극장 산업의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한다.

다만 아직까지 베트남 시장의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올해 1분기 롯데시네마 베트남 법인은 매출 191억 원, 순이익 22억 원을 기록했다. 롯데시네마보다 뒤늦게 베트남에 진출한 CJ CGV 베트남 법인이 같은 기간 매출 647억 원, 순이익 41억 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된다. 재무구조도 부담이다. 롯데시네마 베트남 법인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2062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베트남 법인의 실적과 재무구조가 아직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롯데컬처웍스는 보증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베트남 법인의 신한은행 차입금 1000만 달러(약 151억 원)에 대해 채무보증을 결정했다. 보증 규모는 롯데컬처웍스 자기자본 1300억 5203만 원의 11.63%에 해당한다. 앞서 지난해 9월에도 신한은행·하나은행 차입금 2350만 달러(약 325억 원)에 대한 채무보증을 결정한 바 있다. 현재 롯데컬처웍스의 채무보증 총잔액은 658억 9756만 원이다.

업계에서는 베트남 법인이 금융기관 차입에 의존하는 구조가 이어지면서 롯데컬처웍스의 보증 부담도 커지고 있다고 본다. 베트남 법인의 실적 개선이 지연될 경우 이 같은 채무보증이 본사의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는 “베트남 시장에서 극장을 운영하며 영화 투자·배급도 함께 하고 있다. 베트남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하는 만큼 투자가 이어지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채무보증 역시 현지 법인의 금융거래를 위한 통상적인 신용보강 조치”라며 “향후 지원 여부는 사업성과 시장 전망, 재무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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