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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컬처 리포트
JTBC 기업회생과 출연료 미지급 사태를 보며

출연료, 재방료 등 제대로 받기 어려워…신탁제도 등 제도적 보완 필요

[비즈한국] 방송사는 일반 기업과는 다르게 방송 콘텐츠를 제작 유통한다. 따라서 일반 기업의 기업회생과는 다른 절차와 조치가 필요한데 이러한 점을 JTBC 사태를 통해서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이는 최근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한연노)이 마침내 나선 이유다. 

중앙그룹 계열사와 함께 JTBC가 기업회생을 법원에 신청하면서 자금 집행 및 지급이 동결 지연되었다. 출연료와 재방료까지 합해 수십억 원의 피해규모가 언급되고 있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 ‘아는 형님’ 등 주요 인기 프로그램의 출연료가 지연되자 한연노가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중앙일보와 JTBC 사옥. JTBC를 비롯한 중앙그룹 계열사들이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방송 프로그램 출연자들이 출연료 등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사진=이종현 기자

JTBC 측은 앞서 소속사들에게 상황을 설명, 양해를 구하고 법원 절차와 일정에 맞춰 출연료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연노는 앞으로 벌어질 수 있는 극단적인 사태에 대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출연료가 일반 채권이 아니라 임금에 준하는 채권이므로 우선 지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 만약 JTBC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일반 채권은 대부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JTBC는 현재 자율 구조조정 지원, 이른바 자율협의 과정에 있다. 법원이 강제로 회생을 개시하기 전에 기업과 채권자가 자율적으로 협의하는 중이다. 기업회생 개시를 최대 3개월, 기본 1개월에 최대 2개월까지 보류할 수 있다. 즉 3개월 동안 법원이 보전 처분과 포괄적인 금지 명령을 내려 채권자가 강제집행 하지 않고 채무자와 협상하게 된다.

이 기간에 협의가 타결되면 회생 신청은 취하되고 경영이나 영업이 정상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만약 협상이 결렬되면 정식 회생 절차가 시작된다. 기업회생 절차 개시결정이 내려지면, 법원이 지정한 제3자가 기업을 통제하게 되고 나아가 구조조정도 한다. 구조조정의 핵심은 인력 조정이다. 아울러 가압류, 압류, 경매 등 채권자들의 법적인 조치가 재개된다. 기업은 법원의 관리하에 회생 계획안을 제출해야 하는데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기업회생 절차가 시작되면 노동자의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은 최우선 공익채권으로 분류되어 시간이 걸릴지언정 받아낼 수 있다. 그러나 방송 프로그램 출연료는 성격이 다르다. 대체로 출연자들은 개인사업자로 분류되고, 출연료도 액수가 큰 경우가 많다. 더구나 출연료는 물론이고 재방송료도 미지급됐다. 따라서 정식 기업 회생 절차에 들어가면 상당한 액수의 금액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한연노는 이러한 점을 우려하는 것이다. 

한연노는 이를 우려해 정확한 미지급 현황과 향후 구체적인 지급 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식적인 협의 창구를 요구하고 있다. 더구나 다수의 방송 콘텐츠가 제작 중단되거나 지연되는 상황인데, 이렇게 되면 고용이 보장되지 않거나 향후 고용 상황이 불안정해지므로 별도의 구제 대책까지 필요하다.

이런 상황을 해결할 하나의 안을 제안한다. 기획 연출 제작 환경의 안정화를 위해 출연료 신탁 제도가 필요하다. 방송 출연료 등의 관리나 수령을 신탁 회사나 관리단체에 위탁하는 것이다. 수탁 기관이 출연료를 안전하게 보관 운용하다 배우나 가수, 방송인에게 지급할 수 있게 하는 자산관리와 권리 보호 제도다.

프리랜서 등 소액 채권자의 권리도 후순위가 되지 않게 해야 한다. 방송사가 외주 제작사에 비용을 지급할 때 출연자 계좌로 직접 입금하는 이른바 제3자 지급 및 분리 관리가 필요하다. 앞으로는 제작비와 출연료를 지급 보증하는 보험 상품 의무가입도 검토할 만하다.

출연료 미지급이나 불이행을 방송사 평가 및 재허가 시에 반영해야 한다. 이런 종합적이고 전반적인 제도적 장치와 방안이 확립되어야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필자 김헌식은 20대부터 문화 속에 세상을 좀 더 낫게 만드는 길이 있다는 기대감으로 특히 대중문화 현상의 숲을 거닐거나 헤쳐왔다. 인공지능과 양자 컴퓨터가 활약하는 21세기에도 여전히 같은 믿음으로 한길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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