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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잠수함 수주 실패, 청와대 ‘방산비서관’ 신설이 필요한 까닭

‘방산 컨트롤타워’ 신설로 일관된 방산 세일즈 정책 중요성 부각

[비즈한국] 캐나다 CPSP(차세대 잠수함) 사업에서 우리나라가 패배했고, 독일이 승리했다. 우리나라가 독일에 패한 것은 기술력의 패배가 아니라 국가 차원의 ‘패키지 설계’ 경쟁에서 진 것이며, 이는 방산비서관 신설을 통한 상시 컨트롤타워 구축의 필요성을 사후적으로 입증하는 하나의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장보고3 잠수함을 시찰하는 카니 캐나다 총리. 사진=한화오션 제공

캐나다 정부가 최대 600억 캐나다달러 규모의 CPSP 우선협상대상자로 독일 TKMS-노르웨이 컨소시엄을 선정하면서,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의 ‘팀코리아’는 최종 단계에서 밀려났다. 우리나라가 제안한 KSS-III 배치Ⅱ는 실전 운용 중인 검증된 대형 공격형 플랫폼으로, 미검증 신형인 독일 212CD에 비해 명백한 기술적 우위를 갖고 있었다는 점은 국내외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였다.

그럼에도 캐나다 국방투자청이 설계한 평가 구조는 후속지원(sustainment) 50%, 플랫폼 성능 20%, 재정 안정성 15%, 경제적 이익 15%로 짜여 있어, 애초부터 기술 우위만으로는 승부를 뒤집을 수 없는 게임이었다. 즉 이번 탈락은 ‘기술 경쟁의 패배’가 아니라 ‘외교·경제 패키지 경쟁의 패배’였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비(非)나토 회원국으로서 기존 방위산업 및 군사외교 분야에서는 도전자이자 ‘손님’이라는 냉정한 현실을 다시금 일깨워준 사건이다.

게다가 독일은 이 사업을 기업 간 수주전이 아니라 국가 대 국가의 전략적 사안으로 취급했다. 국방장관 보리스 피스토리우스가 직접 캐나다 방산 전시회에 참석해 “212CD 선택은 대서양 노선의 일관된 추구를 의미한다”고 발언하며 양국 관계 전체를 방위산업 결정에 결부시켰고, GDP 기여 860억 캐나다달러·65만 잡이어(job-year) 창출이라는 정부 공식 모델링 수치까지 제시했다.

여기에 노르웨이와의 연합 구조로 기존 나토 동맹 인프라에 캐나다를 추가하는 그림을 제시했고, 캐나다 현지 업체와의 유지보수 협약, 대학·기업과의 협력을 빠르게 구체화하며 신뢰를 쌓았다. 나토 동맹국 두 나라가 연합해 총력을 다해 방산 세일즈에 나서니, ‘진격의 K-방산’이 승승장구했다 해도 이들을 이기기에는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특사 자격으로 세 차례 캐나다를 오가며 총력전을 펼쳤지만, 초기 메시지는 “생산 유발 효과 40조 원”, “협력업체 300개, 일자리 2만 개”와 같은 기업 실적 홍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산업통상부 장관, 방위사업청장, 대통령비서실장이 각기 다른 시점에 개별적으로 캐나다를 방문하는 방식은 물리적 노력 면에서는 총력전에 걸맞았지만, 독일이 국방장관이라는 단일 채널로 일관된 전략적 메시지를 지속 발신한 것과 비교하면 부처별로 순차 개입하는 파편화된 구조였다.

가장 근본적인 한계는 특사가 아무리 자주 방문해도 단기간에 만들 수 없는 구조적 요인, 즉 나토 동맹 네트워크였다. 독일의 212CD는 노르웨이와 공동 개발·발주한 다국적 검증 플랫폼으로, 캐나다가 이를 선택하는 것은 기존 나토 회원국 간 공동 운용·정비 체계에 합류하는 것을 의미했다. 우리나라는 단독으로 새로운 양자 파트너십을 처음부터 구축해야 했던 반면, 독일-노르웨이 연합은 이미 검증된 동맹 인프라에 캐나다를 추가하는 그림을 제시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태생적 비대칭이 존재했다.

이제 우리는 캐나다 잠수함 수주 실패를 복기하고, 우리 방위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한다. 이번 사건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강력한 교훈은 ‘정부 차원의 방위산업 수출 컨트롤타워’를 전문가가 책임지고 맡아, 방위산업 수출에서 정부기관과 기업이 하나의 팀처럼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필자는 이재명 정부가 빠른 시일 내에 대통령실 산하에 ‘방산비서관실’을 신설할 것을 제안한다. 이는 이미 이재명 국민주권정부 선거 캠프와 국정기획위원회에서도 도입이 검토된 바 있다.

구체적인 방안을 제안하자면, 방산비서관 휘하에 전략기획 업무, 지역별 방산 세일즈 업무, 부처 간 소통 및 조율 담당 업무의 실무자를 구성해 국방·외교·산업·과기 부처 협력을 상시 조율하고, 순방·국빈 영접 시 방산 세일즈를 사전 기획하는 역할을 맡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독일이 총리실·경제부·국방부를 총동원해 장기간 패키지를 설계한 방식과 정확히 대응되는 구조이며, 프랑스 역시 대통령실 산하에 방산 수출 전문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방산비서관실이 실제 신설된다면, 대통령 주관 방산수출진흥대회의 연례화와 국방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범정부 협업체계의 제도화가 뒤따라야 한다. 여기에 한미 RDP-A 체결, 방산 R&D 세액공제 확대와 같은 금융·제도 지원이 병행돼야 ‘성능은 이겨도 패키지에서 지는’ 구조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캐나다 CPSP는 끝났지만, 방산 수출 4대 강국 목표라는 현 정부의 방산 수출 기조는 결코 꺾여서는 안 된다. 폴란드·사우디·인도네시아 등 예정된 대형 수주전에서 사업 공고 시점부터 상대국의 평가 구조와 동맹 지형을 정밀 분석하는 상시 컨트롤타워를 가동한다면, 이번 탈락은 오히려 K-방산 시스템 전환의 결정적 계기가 되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것이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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