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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사랑기부 3년 만에 1515억 원, 세수 역차별 논란도 커진다

일본 고향납세제도처럼 확대될 경우 지자체 간 세수 불균형 커질 가능성

[비즈한국]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이후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등 3대 메가 프로젝트와 5극 3특(5개 초광역권과 3개 특별자치도), 서울대 10개 만들기 등 지역 균형성장에 사활을 건 각종 정책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지역 균형성장 정책 중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가 고향사랑기부금 세액 공제 금액 상향과 법인의 고향사랑기부 등 고향사랑기부제 확대다.

2023년 도입된 고향사랑기부제는 도입 3년 만에 모금액이 2배로 뛰는 등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하지만 고향사랑기부제가 기부자 본인의 거주지 기부를 금하고 있어 이 제도의 세액 공제 등 혜택이 커질수록 기부자가 거주 중인 지방자치단체의 세입이 감소하는 역차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2023년 도입된 고향사랑기부제는 도입 3년 만에 모금액이 2배로 뛰는 등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일러스트=생성형 AI

실제로 고향사랑기부제의 모델인 일본 고향납세제도는 전액 공제 한도 상향 등이 이뤄지면서 지자체 간 세입 불균형이 심각해진 상황이다. 고향납세제도에 기부금을 내는 이들이 대부분 도시에 거주하다 보니 도시 지역에서 주민세 감소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고향사랑기부제 확대에 맞춰 지방소득세 수입이 줄어든 지자체에 이를 보전해주는 제도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정부는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를 위해 각종 정책을 추진 중이다. 개인은 연간 2000만 원까지 기부할 수 있는데, 기존에는 10만 원을 기부하면 10만 원 전액 세액 공제를 해줬다. 그런데 올해부터 10만 원 전액 세액 공제와 함께 10만 원 초과 20만 원 이하 구간에 대한 세액 공제율이 16.5%에서 44%로 대폭 확대됐다. 또 6만 원 상당의 답례품을 받을 수 있어 20만 원을 기부할 경우 20만 4000원의 혜택(세액공제 14만 4000원+답례품 6만 원)을 얻게 된다.

고향사랑기부제는 2023년 일본의 고향납세제도를 참고해 도입한 제도로, 개인의 기부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 간 재정 격차를 줄이기 위해 설계됐다. 기부자는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를 제외한 어느 지역에나 기부할 수 있다.

한국조세연구소에 따르면 고향사랑기부제 기부액은 도입 첫해인 2023년 651억 원에서 2024년 879억 원으로 늘어났고, 2025년에는 1515억 원으로 급등했다. 도입 3년 만에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기부액의 경우 세액 전액 공제를 해주는 10만 원 이하 기부 건수의 비율이 2023년 97%, 2024년 98%, 2025년 98%를 차지했다. 세액 전액 공제가 기부 참여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올해부터 20만 원 기부 시 20만 4000원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 만큼 기부액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기부액이 커질수록 지자체 재정에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기부금에 대한 세액 공제가 이뤄지게 되면 결국 국세인 소득세와 지방소득세 세수가 함께 줄어들기 때문이다. 기부금을 통해 수입이 늘어나는 지자체와 이로 인해 손해를 보는 지자체가 분명하게 갈리는 것이다.

실제 경기도의 경우 2023년 고향사랑기부제로 인한 세액 공제로 9억 1100만 원의 재정 수입 감소가 발생했으며 2024년에는 그 규모가 14억 원으로 커졌다. 서울도 같은 기간 재정 수입 감소가 7억 200만 원에서 10억 6500만 원으로 확대됐다. 인천은 재정 수입 감소가 같은 기간 1억 6700만 원에서 2억 6800만 원으로 늘었다. 부산은 2024년 재정 수입 감소가 1억 7900만 원, 대구는 1억 6300만 원을 기록했다.

현재는 아직 각 지방자치단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일본 사례를 보면 향후 이러한 재정 수입 감소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도입 첫해인 2008년에 고향납세 금액이 81억 4000만 엔에서 3년 뒤인 2010년 102억 2000만 엔으로 20억 엔가량 늘어, 우리나라보다 증가 속도가 느렸다. 하지만 도입 10년 후인 2017년에 고향납세 금액은 3653억 2000만 엔으로 44.9배 늘어난 데 이어 2018년에는 고향납세 금액이 5127억 1000만 엔으로 5000억 엔대를 넘어섰고, 도입 15년이 지난 2023년에는 1조 1175억 엔으로 1조 엔대를 돌파했다. 15년 만에 137.3배나 증가한 것이다.

이로 인해 일본에서는 일부 지자체에서 세입 감소로 주민서비스 악화가 발생해 2020년대 들어 제도 개선과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를 확대 중인 우리나라에 일본 사례를 단순히 대입하더라도, 서울이나 경기, 인천의 재정 수입 감소가 10년 뒤에는 45배, 15년 뒤에 140배 가까이 늘면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설 수 있는 셈이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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